[Opinion] 책으로 너를 알다. 책개팅 [드라마/예능]

글 입력 2021.10.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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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뭐 좋아해요? 한식? 양식? 중식? 아니면.. 분식?

어떤 음악 좋아해요? 영화는 뭐 좋아해요?


처음 만나는 사람, 아직 서먹하고 모르는 면이 많은 사람과 대화 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취향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을 통해 어떤 사람일지 짐작해보며 조금씩 알아간다. 그 만큼 취향은 그 사람을 설명한다. 취향에는 그의 추억이나 가치관, 성향이 깃들어있다. 취향 하나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상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우리는 여러 취향에 대해 묻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그렇다면 독서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있는가?


독서취향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 어떤 취향보다도 진솔하고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가?


나는 독서취향에 대해 대화를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몰랐다.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만 묻고 답해서 그런지 대화는 금방 끝이 났고, 깊은 대화로 발전하지 않았다.


그랬던 나와 달리 ‘로맨스 책방’에 출연한 남녀는 짧은 시간동안 진솔하고 깊은 대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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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책방’은 썸랩TV 채널에서 제작했으며, 남녀가 책개팅(책+소개팅)을 하는 콘텐츠이다.


책과 관련된 주어진 질문과 독서 취향을 묻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각 질문에 대한 대화가 끝날 때마다 하트 1~5점 중 해당 점수를 선택하여 호감도를 표현한다. 마지막 대화가 끝나면 다음페이지로 넘어가 상대방과 데이트할 것인지 결정하는 방식으로 소개팅 하는 내용이다.


호감도는 소개팅 상대가 아닌 제작진과 시청자에게만 공개된다. 한 질문에 대한 대화가 끝날 때마다 남녀의 호감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남녀의 개인 인터뷰나 호감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다. 남녀의 감정변화를 실시간 중계를 보는 것처럼 관찰할 수 있어서 흥미진진했다.


책과 관련된 대화에도 오르락내리락하는 호감도를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서 남녀의 호감도가 변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진솔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남녀의 모습 덕에 회당 10분 내외의 짧은 분량인데도 한 시간짜리 콘텐츠를 몇 개 본 것 같았다.


회당 1권이 아니라 여러 권의 다양한 책을 소개해줘서 정보성 면에서 만족할 수 있었다.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나 경험, 감성이 들어간 책 소개라서 귀에 더 쏙쏙 들어왔다. 이런 점에서 책 읽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책에 흥미를 가지고,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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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책방’에 출연한 남녀는 독서취향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는 점, 꺼내기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를 부담이나 거부감 없이 말하고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의 장점 덕분에 짧은 시간인데도 다양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가능했던 것 같다.


같은 책에 위로를 받았다는 공감대로 가까워지고, 책을 통해 서로의 연애관과 위로가 되었던 책이나 문장을 공유할 때는 성향, 가치관을 알아가는 과정은 시청자에게 특별한 설렘을 안겨줬다.


짧은 시간동안 대화를 한 후 다음 만남을 결정했지만, 마지막 결정을 하는 남녀의 모습에서 만나보고 싶다는 아쉬움 말고는 다른 아쉬움은 크게 보이지 않았다. 이는 책을 통해 깊은 대화와 상대를 충분히 알아가기가 가능했던 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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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책방’을 보면서 꼭 소개팅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사람들과 독서취향을 공유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로맨스 책방’의 남녀들과 달리 나는 독서취향에 대해 대화하면 무조건 분위기가 지루해질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겁을 내서 깊은 대화가 불가능했다고 본다.


이번에는 나도 그들처럼 거리낌 없이 독서취향을 공유하고 책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독서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문장에서 위로를 받고 무엇을 배우고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듣고 싶다.


책을 통해 가까운 사람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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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길어진 늦더위에 가을이 우리에게 올 듯 말 듯, 밀당하는 시기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 가을을 맞이하여 독서취향을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해보자.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 문학소설, 시, 에세이, 자기계발 쪽이 아니어도 좋다. 독서취향을 공유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가을과 잘 어울리는 대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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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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