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이라는 일을 했던 이들의 인간적인 이야기 - 예술가의 일 [도서]

글 입력 2021.09.2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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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보통의 ‘일반인’과는 조금 다른, 걸출하거나 특이한 인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작품세계와 표현 능력은 일반적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가 역시 삶의 풍파를 겪기도, 사소한 행복을 누리기도 하는 평범한 인간이다. 도서 '예술가의 일'에서는 이러한 관점으로 예술가 33인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하듯, 예술가에게 있어서 예술은 그저 그들의 일일 수 있다. 예술을 한다고 하면 재미있고, 새롭고, 독창적인 일만 가득할 것 같다는 인상이 들지만, 직업 예술인들에게 예술이란 일이자 일상일 것이다.


어떤 일을 하게 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교사라는 직업을 택한 사람들은 다양한 선택의 이유를 갖고 있을 것이다.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 넘쳐서일 수도, 아이들이 좋아서일 수도, 안정적인 삶을 원해서일 수도, 아니면 부모님이 그 직업을 원했거나 그냥 교육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모든 이유가 복합적일 수도 있고.


마찬가지로, 예술가들이 그 일을 택하고 행해온 이유는 각기 다를 것이며, 예술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술가의 작품에 대해 사회적, 예술적 맥락으로 논의하고 해석하는 것도 분명히 중요하다.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예술가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왜 그리고 어떻게 그 일을 했는지 살펴보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일이다.

 

 

 

예술가의 일에 가치 판단을 한다는 것



모든 직업에 있어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래야 한다.’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윤리나 도덕에 대한 것은 모두가 지켜야 하겠지만, 투철한 직업의식에 대한 과도한 강요는 위험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예술가는 자유로운 직업인 것 같지만, 나는 한편으로 그들이 겪는 무언의 압박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라면 이런 예술을 해야 한다.’, '예술 작품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예술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예술가가 예술에 대한 대단한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의미 깊은 작업을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돈벌이로 일을 대하거나, 흥미는 없어도 대강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수없이 많지만,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의 압박은 새롭고 독창적이거나 뛰어난 결과물에 대한 압박이다. 예술가의 작품에 대한 가치 판단이 흔히 이루어지다 보니 은연중에 성공한 예술가, 그렇지 못한 예술가로 나뉘는 것 같다. 그러나 누군가 오랜 시간 행해온 일에 대해 제3자가 그렇게 쉽게 가치를 매겨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예술가



‘예술가의 일’에서는 예술가 개인의 생애를 조명한다. 작품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보다는 해당 예술가가 살았던 인생이라는 개인적인 맥락에서 작품을 바라본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가치관을 지녔는지, 그들이 행한 일들은 현시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대해 말한다. 때문에, 어려운 미학 용어나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고, 쉽고 간결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책을 술술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예술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작품세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다.


일을 하는 방식도, 일을 하는 이유도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극히 당연하고 일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예술가의 일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특출난 예술가가 아닌 우리의 인생과 맞닿아있는 여러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덧붙여, 설령 예술가가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위대한 작품을 남기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정성을 다한 일과 작업들은 가치가 있다. 우리 모두의 일상이 그렇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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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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