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때의 나를 기억해줘요 part.1 영화 [음악]

OST가 담고 있는 수많은 기록들. 바로 그때, 그 스크린 속으로
글 입력 2021.08.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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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_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스틸컷

 

 

이 세상의 가치는 대부분 유한함에서 비롯된다. 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간과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떤 기억은 서둘러 놓아 버리려 애쓰지만 또 어떤 기억은 계속해서 붙잡으려 애쓴다. 나는 언젠가 흐려질 내 유한한 기억력을 대신하여 찰나의 기억을 간직해 주는 것들을 좋아한다. 사진, 향, 그리고 음악.

 

위 세 가지는 각각 우리의 시각, 후각, 청각을 자극함으로써 잠시나마 우리를 과거의 어떤 순간으로 데려다준다. 오늘은 그 중 음악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플레이리스트를 랜덤으로 재생해 놓은 후, 이어폰을 꽂고 가만히 버스에 앉아있다 보면 가끔 자연스럽게 머리에 어떤 순간이 그려지도록 하는 곡들이 흘러나온다.

 

바로 드라마나 영화의 OST다.

 

 

 

바로 그때, 그 스크린 속으로


 

OST를 들으면 극 중 장면이 바로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극 중 인물의 감정이 한순간에 밀려오는 경우가 있다. 이 글의 기준은 나의 기억과 감정이기 때문에, 글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같은 음악에 서로 달리 기록된 기억과 감정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리딩 포인트가 되겠다.

 

 

Still Falling For You, from Bridget Jones's Baby

 

 

로코의 바이블, '브리짓 존스' 시리즈 중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에 삽입된 곡으로, 곡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와 사랑의 힘에 대한 강한 확신이 느껴지는 보컬이 특징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기에 내게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인생작'이라 부를 만큼의 큰 감동은 없었던 영화다. 그러나 영화의 엔딩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긴 여정의 방황 끝에 드디어 진정한 사랑을 찾은 브리짓의 야외 결혼식 장면은 보는 사람까지 행복해질 만큼 아름다웠고, 그 장면에 삽입된 'Still Falling For You'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여전히 널 사랑해'라고 외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랑과 애정으로부터의 밝은 에너지, 사랑의 힘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 그리고 로맨틱함이 전해져 오는데, 그 모든 사랑을 한데 모아 쏟아내는 듯한 이 곡은 영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이 노래를 들으면 산들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브리짓의 면사포, 그녀가 찾던 사랑 한가운데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그 모습이 떠오른다.

 

 

A Thousand Years, from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


 

뱀파이어 로맨스로 유명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브레이킹 던 part 1'의 OST로 사용된 곡이다. 이 곡은 가사를 잠시만 유심히 들어보면 극 중 뱀파이어인 에드워드와 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 벨라의 모습이 바로 그려진다.

 

 

How to be brave

How can I love when I'm afraid to fall

But watching you stand alone

All of my doubt suddenly goes away somehow

 

 

두려움이 앞섰고, 의심도 가득했던 만남을 거쳐 드디어 함께 위기를 겪어내고 천년의 사랑을 약속할 만큼 서로를 온전히 믿는 마음을 확인한 에드워드와 벨라. 그들의 서사를 녹여낸 듯한 가사는 크리스티나 페리(Christina Perri)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서정적인 멜로디 위에 안정적으로 얹어지면서 더 큰 감동을 안겨 준다.

 

 

A Million Dreams, from The Greatest Showman

 

 

4분 남짓한 이 곡에는 총 3인의 목소리가 등장한다. 가난에 시달리던 어린 바넘의 목소리, 여전히 가족들을 배불리 먹이기는 어렵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성인 바넘의 목소리, 그리고 그의 아내 채러티의 목소리.

 

 

They can say, they can say it all sounds crazy

They can say, they can say I've lost my mind

I don't care, I don't care, so call me crazy

We can live in a world that we design

 

Cause every night I lie in bed

The brightest colors fill my head

A million dreams are keeping me awake

 

 

노래가 흘러가는 동안 길거리를 떠돌던 바넘은 성장하고, 채리티와 함께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를 뛰어다니며 춤을 춘다.

 

그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곳은 화려한 무대도 아니고, 큰 저택의 홀도 아닌 길거리의 기차 연기 사이, 낮은 건물 옥상의 빨랫줄 사이지만 그들은 함께 꿈을 노래하며 웃는다. 매캐한 매연 사이에도 흐려지지 않는 선명한 꿈과 함께라면, 빨랫줄에 널린 하얀 이불들은 무대의 백댄서가 되고 유난히 큰 보름달은 환한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그들을 비춰 준다.

 

우리는 그렇게 음악을 '듣기'만 할 뿐 아니라 '보게' 되고, 그들과 함께 백만 가지의 꿈을 세어 보고, 그 꿈들을 이뤄낼 때까지 변하지 않고 빛나고 있을 백만 개의 별을 세어본다.

 

 

- [Opinion] 그때의 나를 기억해줘요 part.2 드라마 에서 계속

 

 

[이건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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