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편견을 깨부수고 진짜 '내 것'을 찾아서 [드라마]

'마인'을 찾는 강인한 여자들의 이야기.
글 입력 2021.07.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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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내꺼요"

 

뼛속까지 귀족으로 살아왔던 '서현(김서형)'의 '내 것'은 돈도, 집도, 반짝이는 다이아도, 모두가 우러러보는 지위와 명예도 아닌 사랑하는 여인 '수지(김정화)'였다. 피할 수 없는 사회의 시선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과는 멀어져야 했고, 때문에 친자식이 아닌 아들과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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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톱배우였지만, 밀려오는 허무감에 연기를 포기하고 재벌가 며느리의 삶을 택한 '희수(이보영)'의 '내 것'은 사랑하는 아들 '하준(정현준)'이었다. 희수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는 것만으로 수많은 편견과 맞서야 했다. 심지어 하준의 친엄마와도 갈등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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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인>은 세상의 편견을 깨부수고 진짜 '내 것'을 찾고자 하는 두 주인공 '서현'과 '희수'의 연대를 다루고 있다.

 

<마인>은 극 초반부터 다소 파격적이었다. 드라마를 같이 보던 엄마가 "서현에게 숨겨진 남자친구가 있는 것 아니야?" 라고 추리할 때, 내가 옆에서 가볍게 "여자친구일 수도 있지~"라고 내뱉은 순간, 정말 서현이 과거에 사랑한 사람이 여자였다는 장면이 나왔다.

 

한국에서, 그것도 주말 편성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그리고 여성 동성애를 다루는 것은 적어도 내 기억에선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그리고 내 호들갑은 금세 부끄러워졌다. 배우 김서형은 종영 후 인터뷰에서 동성애가 아닌 '멜로'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혔다. 진짜 '내 것'을 찾는다는 이 드라마에서 여성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것에 파격적이라고 반응하는 것은 또 하나의 편견이었다.

 

그저 서현의 진짜 내 사람,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으로만 바라봐도 충분했다. 그 점에서 이 드라마가 더 멋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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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은 명예와 지위를 "탐냈던" 사람들을 제치고 효원그룹의 최고 자리에 앉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비록 자신의 친아들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도 따로 있지만, 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대하면서 마음으로 아들을 안아주는 '엄마'가 될 수 있었다.

 

편견에 맞선 서현의 노력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모두 지켜낼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강하고 센 캐릭터만 연기해왔던 배우 김서형의 섬세한 사랑 연기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배우 김서형에게 가졌던 편견 역시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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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가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 핏줄도 아닌데 왜 저렇게 집착하지?', '그래도 친엄마가 키우는 게 낫지'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혈연 중심 사회에서 핏줄에 집착하는 것, 그리고 특히나 가업을 물려주는 구조인 재벌에게 핏줄을 지키고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하준이를 키워내는 것은 물론, '이 세상에서 너를 지키는 것은 너 자신'이라며 올바르게 자립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희수는 친엄마와도 교류를 하며 하준이를 최선을 다해 키울 수 있게 되었다. <마인>은 희수의 '마인'인 하준이를 지켜내는 모습을 통해 친엄마, 친아빠 밑에서 자라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반면, 자신의 '핏줄'인 아들은 친엄마 밑에서 성장할 수 있게 하고, 대외적으로는 '희수'와 완벽한 결혼 생활을 하며, 회사의 경영까지 차지하려고 했던 '지용(이현욱)'은 모든 것을 잃었다. 사회의 시선에 껴 맞추기 급급했던 지용의 파멸은 <마인>이 자신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내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마인'을 찾는 강인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세련된 연출로 담아낸 드라마 <마인>은 최근 큰 화제성은 물론 고공행진하는 시청률과 함께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었다. 여전히,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집 여러 채, 건물, 주식, 요트, 헬리콥터.. 원하는 건 거의 다 갖고 있죠. 이런 것들은 우리가 죽을 때 다른 사람 소유가 돼요. 그러니까 진짜 내 게 아니죠.

 

근데 살면서 내가 한 말, 내가 한 행동, 또 불편하지만 늘 지켜온 내 삶의 가치... 이런 것들은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가지고 간대요. 남은 인생 우리도 진짜 내 거 잘 찾아가 보기로 해요.

 

- <마인>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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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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