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울이 꼭 메이트가 있어야 해요? [사람]

글 입력 2021.06.3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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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적부터 이상하고 유치한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예를 들면 이름 궁합이라든지, MBTI 궁합이라든지 그런 비과학적인 재미 테스트들 말이다. 그런 것들로 친구를 골라 사귀거나 할 정도로 미쳐 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면 꼭 그런 것들을 해보고는 했다.

 

또 하나의 내 유치한 성정은 짝수에 집착하는 것이었다. 누군가 혼자가 되는 것도, 그게 내가 되는 것도 싫어서 그랬다. 단순히 나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어느 것들에도 그랬다. 꼭 짝을 맞춰 주어야 마음이 놓였다. 이 이상한 집착이 극에 달했을 때는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였다.


근처에 살던 또래들이 몰리는 초, 중, 고등학교와는 달리 대학교는 온통 전학생들이 몰린 학교 같다. 건너 아는 사람도, 살던 지역도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이 모였고, 그 낯선 사람들 속에서 적응해야 했다. 타고나기를 인싸로 태어나지 못한 나는 노력해야 했다. 친구 시장에서 탈락되지 않도록 말이다.


몇 백 명 되는 동기들 중에서 잘 맞는 친구들끼리 무리가 형성되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지독한 고민이 생겼다. 홀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나와 가장 잘 맞는 친구는 없었다. 저마다의 소울메이트가 있는데 나만 없었다. 그때부터 외로워졌다. 분명 그들과 모두 친했는데도 이상하게 나는 소외를 느꼈다.


친한 사람들 속에서도 유독 친한 누군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친구들을 소울메이트라고 부른다. 그게 없었던 나는 나의 소울메이트를 찾아 친했던 이들과 멀어지기도 했다. 왜 나는 그런 단짝을 찾지 못할까, 하는 한탄으로 잘 지내던 학교생활에 갑작스럽게 적응하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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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이 꼭 메이트가 있어야 해요?

영혼은 좀 자유롭게 두자.”

 

 

티비 프로그램 <밥블레스유2>에 배우 문소리 씨가 게스트로 나와 했던 이야기다.

 

우연히 보게 된 영상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띵했다. 내 오랜 고민들에 해답을 준 것 같아 그랬다. 그렇지, 꼭 소울까지 착착 맞는 사람이 굳이 있을 필요는 없다. 퍼즐 짝 맞추듯 꼭 들어맞는 사람끼리 만날 확률이 얼마나 있겠나.


이후로 나는 내가 했던 고민들이 꽤 부질없었음을 깨달았다. 어디 있을지 모르는 단 하나의 꼭 맞는 반쪽을 찾기 위해 너무 많은 인연들을 쉽게 생각했다. 그들도 어쩌면 허상의 소울메이트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내가 외로워했던 것은 그저 나의 집착의 후유증일 뿐이었다. 그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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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스쳐갈 뿐인 사람들도,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소중해졌다. 그렇게 놓친 사람들에게 미안함도 느꼈다.

 

술을 좋아하는 누군가와는 술 메이트가, 작업 성향이 잘 맞는 사람들과는 작업 메이트가, 책을 좋아하는 누군가와는 독서 메이트가 되는 것뿐이다. 그 모든 것을 한 사람과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안 것이다.


언제나 내 옆에 있어줄 누군가가 없어서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 외로움이 내가 만들어낸 허상은 아닐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모든 것이 꼭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지만 그런 사람을 못 찾아도 괜찮다.

 

온전한 동그라미인 나의 영혼을 굳이 반을 잘라 남은 반쪽을 억지로 이어붙일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오수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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