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노력의 기쁨과 슬픔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글 입력 2021.05.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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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력 :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에디슨의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라는 말은 내가 어릴 적부터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던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던 명언. 그들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뭐든지 이루어질 것 만 같은 달콤한 말에 우리 사회는 그동안 노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 세상에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물론 한 명쯤은 아무 노력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노력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해도 돈, 명예, 사랑, 성적, 꿈, 인간관계 등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은 어렵다. 그저 시간만 흘러갈 뿐, 문득 걸음을 멈춰 생각해 보면 곁엔 남은 것이 없고 막막하기만 하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밥도 먹지 않고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친구들은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공부량만 봤을 때는 전교 1등을 해도 모자란 만큼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공부를 했는데 막상 결과는 그리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자격증 시험공부를 할 때, 책에 있는 단어들을 빠짐없이 다 외울 만큼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막상 놀면서 설렁 설렁 공부한 친구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나는 잠도 설쳐가며 책을 거의 외우다시피 했는데, 즐기면서 공부한 친구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에디슨의 말에 반항심이 생겼다. 결국 99퍼센트 노력으로 채워도, 1퍼센트를 채우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건가? 그렇다면 나는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럼 난 이번 생은 이렇게 날리고 다음 생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대한민국은 정말 빠른 나라다.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사람들도 그에 맞게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는 것 같다. 기술력을 봤을 때, 세계에 내놔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만큼 굉장하다. 나는 이런 우리나라에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매우 빠른 속도에 맞춰 살아가다 보니 굉장한 노력을 했지만, 그만큼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다. 대학을 가고 직장에 가서도 항상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쉴 틈 없이 노력했다. 그러다 주말이 오면 쉬는 법도 잊어서 그냥 속절없이 유튜브만 보다가 주말을 날리곤 했다. 그리고 뭐든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내가 노력을 덜 해서 그런 것 같다며 또 스스로를 내몰았다. 9시부터 6시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와 자기계발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과연 게으른 걸까? 충분히 부지런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나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을까? 노력에 대한 불신이 점점 쌓여가기 시작했다.

 

성공한 사람들, 티브이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밤을 새가며 노력했기에 지금 저 자리에 있는 거라며 내 노력의 부족함을 탓하고 잠자는 시간마저 줄여가며 일하고 자기계발에 힘썼다. 몸이 정신을 따라가 주지 않으면 내 나약한 몸과 마음을 탓했고 그러면서 점점 피폐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뭔가를 얻고 싶어서 달리다 보면, 점점 그것과 멀어지는 것 같다. 참 이상하다. 노력하면 다 되는 것처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회의감을 느낄 즈음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항상 노력과 성실함을 어필하던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책이었다. 그래서 더 끌렸다.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았는데 나아지는 게 없는 상황에서,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책은 한 줄기의 빛 같았다. 항상 노력하고 완벽주의적인 삶을 살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부족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단비 같은 책이다.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여러 가지 예시를 들어 설명해 준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 ‘노오력’이라는 단어가 있다. 요즘 아이들은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기성세대의 말을 꼬집는 단어이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공부하고, 방과 후 활동을 하고, 또 학원에서 공부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대학 입시에 성공한 후 그곳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취업을 잘 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하고 각종 스펙을 쌓는다. 또, 직장에 가서는 어떤가? 성과를 내기 위해 일하고, 승진을 하기 위해 일하고, 집에서도 일을 한다. 주말이 없거나 야근이 필수인 직종도 많다. 이런 삶이 과연 노력이 부족한 삶인가? 여기서 더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시대에 지금 필요한 건 노력이 아니다. 잠시 무거운 어깨를 내려놓고 편한 마음을 가져도 된다고 말하는 이 책은, 뜨거운 태양 아래 사막에 내리는 단비 같다. 촉촉하게 마음을 적셔왔다. 단순히 노력하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한 해답을 얻은 것 같다. 지금껏 많이 노력했으니, 이제는 내 마음 따라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이 책을 증명하기 위해서 한 번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노력하면서 살기보다는, 즐기면서 충분히 느껴가며 살아가고 싶다.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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