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달의 아이의 위로 - 문스토리

세상에 ‘이상한 사람’은 없다
글 입력 2021.05.29 00:0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문스토리_포스터.jpg

 

 

"과거의 달에 아이들이 많이 살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뮤지컬 <문스토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달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뮤지컬이 진행되며 펼쳐지는 달의 아이들의 이야기와 작은 무대 위를 가득 채운 연출적인 요소들은 드림아트센터 4관이라는 다소 작은 극장 안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운다.

 

이 뮤지컬의 두 관전 포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몽환적인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달과 지구,

환상과 현실의 불분명한 경계 속으로 빠져드는 관객들


 

[크기변환]문스토리_공연사진_4.jpg

 

 

극에는 단 4명이 등장한다. 달의 아이 황(이헌), 린(찬영), 용과 그들을 연결하는 기자 오수연이다.

 

유명한 웹툰을 연재하다가 잠적하고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이헌, 그는 달에서 ‘황’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지구로 건너간 후 달에서의 기억을 잃은 인물로 묘사된다. 그리고 이헌의 어릴 적 단짝 친구인 찬영은 트랜스젠더이며, 그녀는 달에서 ‘린’이라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황과 쌍둥이였으며, 황을 따라 또다른 달의 아이인 ‘용’을 달에 남겨두고 지구에 달의 기억을 간직한 채 건너간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결국 지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달도, 지구도 아닌 피안 너머로 떠나게 된다.

 

 

[크기변환]문스토리_공연사진_7.jpg

 

 

마지막까지 달에 남아있던 달의 아이 ‘용’은 린이 지구로 간 후에도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어느 날부터 린에게 편지가 오지 않자 불안한 마음에 지구로 친구들을 찾으러 떠나게 된다.

 

만화잡지사의 기자 ‘오수연’은 린이 죽은 후 홀로 남아 죽은 린의 환상을 보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던 이헌과 지구로 넘어온 용을 연결시키는 인물이다. 린이 지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은 린과 대화를 나누는 이헌과 달리 용은 린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극 초반에 암시된다.

 

수연은 이헌이 그린 웹툰의 애독자였으며, 그의 마지막 웹툰 ‘문스토리’를 다시 연재시킬 수 있게 함으로써 세상의 시선에 움츠러들어 멈추었던 이헌의 삶이 다시 재개될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이다.

 

달과 지구, 그리고 달의 아이로서의 ‘황’과 지구인으로서의 ‘이헌’. 두 세계를 넘나들며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관객들은 ‘달’이라는 세계와 ‘황’이라는 달의 아이가 실재하는지, ‘이헌’의 정신적 환상인지, ‘이헌’이 그린 웹툰의 이야기일 뿐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몽환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극적으로 활용된 작고 아늑한 무대는 이러한 스토리에 설득력을 더하며, 풍부한 몰입도를 가져온다. 관객은 달과 지구,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울고 웃으며, 뮤지컬 <문스토리>가 던지는 메시지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2. 존재의 양면에서 오는 인간의 본질적 고통에 대한

위로를 담은 아름다운 넘버와 메시지


 

[크기변환]문스토리_공연사진_5.jpg

 

 

동전에 앞면만 있을 수 없고, 뒷면만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은 모두 똑같을 수도 없으며, 모두 다를 수도 없다.

 

뮤지컬 <문스토리>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메시지이다. 우리가 ‘사회적 소수자’라고 일컫는 존재를 달의 아이들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결국 우리 모두 어떠한 측면에서는 소수자라는 것이다.

 

즉, 우리 모두가 달의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달의 아이 용은 우리가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환기시킨다.


 

난 달에서 왔어

그곳엔 아이들이 살았어

그 어떤 경계도 없었고

얼굴과 얼굴을 마주했어

 

당신도 나와 같아

지구에 그들이 살고 있어

달에서 태어난 아이를

까맣게 잊고서 살아가

 

다시 돌아갈 수 있어

우리 태어난 그곳

저 달로

다시 기억할 수 있어

우리 함께 가자

저 달로

저 달로

 

넘버 ‘난 달에서 왔어’ 中

 


그렇다, 우리는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것이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을.

 

우리는 이렇게 다르지만, 같기도 하다. 관객들은 뮤지컬 <문스토리>를 보며 각자 다른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며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결국 관객들 모두 뮤지컬 <문스토리>를 통해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는 지점은 같다.

 

우리는 같으면서도 다르고, 세상에 이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며, 그래서 우리는 마땅히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존재들이라는 점 말이다.

 

 

 

태그.png

 

 

[김한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