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생각을 넓힐 수 있기를 '아티스트 인사이트'

글 입력 2021.05.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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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sight '이해', '통찰', '식견' 등을 뜻하는 영단어.


근무 중 카피 문구나 배너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인사이트'를 찾는 시간을 종종 가진다. 시간을 때우려는 경향도 있지만(..) 정말로 괜찮은 레퍼런스를 발견해 이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인사이트는 어디서 어떻게 얻을지 몰라 꾸준히, 자주, 다양한 곳에서 많은 것을 봐야 그 폭을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꾸준히가 아닐까.


필자가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 중 하나는 모방이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았던가. 요즘같이 저작권이 중요한 시대에 타인의 작품을 함부로 모방하여 널리 알리는 것은 안되지만, 모방이 예술적 감각을 늘려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 생각한다.


그림 실력도 예전에 비하면 (아주 조금) 늘었는데,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분의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부터였다. 이미 완성된 타인의 작품을 모방해보면서 "아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해야 이상하지 않구나" 식으로 배움을 얻었다.


하지만 모방 만으로는 모든 인사이트를 충족해주기는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2


 

그런 나에게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도서 <아티스트 인사이트>는 관찰, 성찰, 창조, 발견 이 4가지 주제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에 대해서 알려준다. 이를 통해 우리 안의 사유를 깨우고 알상을 비틀어 보는 시각을 전한다.


다만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생물이든 비생물이든) 내외면에 대한 관찰과 성찰을 통해 얻어낸 바가 있어야 비로소 그 인사이트를 통해 창조와 발견을 이루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사이트란 어떤 '새로움'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그림, 조각, 사진, 행위예술을 바탕으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사유와 상상력, 창의력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일상에서의 새로움을 끄집어내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전한다.
 

 

하지만 앞서 나 자신조차 어디서 어떻게 얻을지 모른다고 했기에, 불완전한 창조와 발견을 통해서 그 인사이트가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3


 

관찰 파트에서 화가 모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모네에게는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라는 칭호가 붙어있다. 예술 작품을 보았을 때 그 안에 담긴 예술적 가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모네의 그림에선 '인상깊다'라는 느낌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담아냈는데, 그림을 보면 대단하다란 생각이 든다.


모네는 당시 백내장을 앓았는데, 의학이 지금만큼 발전되지 않은 열약한 상태였음에도 수술을 받고 그림을 계속 그려나갔다. 그는 사물을 직접적이고 유심하게,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의 일화가 하나 소개되었는데,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바라보는 상황에서조차 색감을 발견하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 직업병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상황에서조차 색을 탐구하는 능력이 예술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그 능력이 잔인한 것 같다.

 

그림을 그릴 때나 어떤 작업을 진행할 때 항상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남들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해도 작은 디테일 하나가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걸 안다. 하지만 예술가들의 디테일은 따라가기 어려운 것 같다.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숨겨진 의미까지 담아내고자 하는 디테일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만든 것들이 단순히 그림이나 물건이 아닌 미술품, 예술품이 되는 것 같다.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관찰과 성찰, 창조와 발견을 통한 인사이트 얻느 방법을 알게 되니 나의 인사이트도 넓힐 수 있게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이 그림은 보면 볼수록 에이크가 머리부터 눈, 손 등 전신에 현미경을 장착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지 않고서는 사진보다 더 디테일한 묘사를 어떻게 할 수 있냔 말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림의 폭이 겨우 6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 없이 매우 정교하게 우의와 상징까지 담아냈다. 심지어 그림에서 보이는 장치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종교적인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4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학부 수업이 있었다. 그 수업에서는 전혀 다른 장르이지만 한 가지 접점이 보이는 두 작품의 비교/차이를 서로 분석하고 토론하는 수업이었다. 그때 주제 중 하나였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과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말이다.


당시 수업을 들으면서 생각의 차이를 정말 많이 느꼈다. 단순하게 보이는 것에만 국한되었는데-예를 들면 '변신'의 주인공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 둘 다 변신을 한다-, 다른 사람들의 분석을 들어보면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를 느꼈다. 그러면서 내 생각과 견문이 참 좁고 편협적이란 느낌이 많이 들었다. 멀리, 넓게,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계속해서 그러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한지 몇 년이 지났다보니 그때의 마음가짐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이번에 만난 책 덕분에 다시금 시각의 편협에서 벗어나고 싶어졌다. 일상을 관찰하고, 성찰하고, 창조하고 발견해보자.

 

 

아티스트인사이트-입체.jpg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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