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라붓] 노래로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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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구원은 없다는 걸 알아요"
글: 안예은, 난파
한 편의 소설처럼 이야기가 담겨있는 노래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단편같은 가사와 노래들도 좋아하지만 장편소설처럼 긴 이야기가 이어지는 듯한 노래도 좋아합니다. 안예은의 앨범 <섬으로>는 트랙들이 하나하나 이어지는 듯한 가사를 품고 있어요.
1번 트랙인 '프롤로그', 2번 '가자'에 이어 '출항'과 '항해', 그리고 5번 트랙 '난파'까지 쭉 이어서 듣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기도,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 이대로 흘러가도 되나요
아아 황홀한 구원은 없다는 걸 알아요
끝이 끝이 보여
...
아니 이대로 흩어져도 되나요
아아 웅장한 구원은 없다는 걸 알아요
끝이 끝이 보여
저는 그 중에서도 '난파'를 가장 좋아합니다. 다른 수록곡들의 멜로디와 가사도 물론 좋지만 '난파'의 가사에서 '황홀한 구원', '웅장한 구원'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여운이 짙게 남았어요.
절망의 상황에서 구원이란 건 없다는 걸 알았지만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끝이 보여, 날 데려가'라고 말하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곡의 제목이 '난파'가 된 건지 많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노래는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전후 상황을 모른다는 점에서 소설과는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의 화자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저마다 추측해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여러분은 안예은의 '난파'를 듣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셨나요?
[박주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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