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K-드라마, 이대로 괜찮은가 [드라마]

조선구마사로 돌아본 K-드라마의 역사 인식
글 입력 2021.04.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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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폐지... 사태 심각성 인식 - YTN

역사왜곡 논란 ‘설강화’, 촬영중단 국민청원 ‘빗발’ - 스포츠경향

 

 

26일 조선구마사가 공식적으로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방송가에 따르면 조선구마사 측은 역사 왜곡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마 편성 이후로 2회 만에 조기 종영된 사례는 처음이며, 제작 중단뿐만 아니라 해외 판권 수출을 막기 위한 청원까지 도입되며 조선구마사의 논란은 많은 사람의 관심과 분노를 불러왔다.

 

 

 

조선 구마사, 무엇이 문제였나



조선구마사가 이렇게 논란이 된 이유에는 역사적 왜곡이 가장 큰 문제였다.

 

방영 전 공개된 시놉시스에 ‘조선’이라는 나라의 건국이 로마 교황청의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조선의 기틀을 다진 태종이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왕으로, 충신 최영이 부패한 귀족처럼 묘사되며 첫 화 방송 후 동북공정의 문제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구마사의 작가의 소속이 ‘쟈핑픽처스 코리아’(중국 제작사)라는 점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의 자본이 K-문화에 침투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역사 왜곡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우려와 분노를 불러왔다.

 

해당 논란은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한다는 의견과, 드라마여도 역사 왜곡의 수위가 심각하다는 의견으로 나뉘었지만, 방영 직후 중국의 역사 왜곡이라는 의견이 팽배해졌고 동일한 작가의 ‘철인황후’ 역시 역사 왜곡의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결국 여론은 ‘폐지’로 돌아서게 되었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자신의 것이라고 밝힌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김치부터 시작해서 한복, 심지어 최근에는 삼계탕까지 모두 중국 본연의 것이며 한국이 이를 따라 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들의 역사 왜곡 또한 그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

 

고구려의 역사가 본래는 중국의 것이었다는 주장부터 최근에는 BTS의 밴 플리트 상 수상소감을 비판하며 한국전쟁에서 한국을 위해 희생한 중국 군인을 무시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많은 수의 중국 네티즌이 이를 옹호하고 있다는 것이며, 자신들의 역사 왜곡을 정당화하는 움직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역사를 빼앗기게 된다는 건 그 나라의 뼈대를 빼앗기는 것과 같다. 역사에 허구를 담는 것과 그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다른 의미이다. 한 나라의 역사가 다른 나라의 것으로 여겨질 만큼 비틀린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역사 인식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에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 맞다.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문화인은 이러한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자신의 역사를 해치지 않으며 올바른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조선구마사 논란, 그 이후


 

해당 논란은 드라마 폐지에서 그치지 않았다. 폐지 전 여론을 신경 쓴 모든 광고 업체가 광고 중단 선언을 했다. 또한, 조선구마사를 편성한 SBS, 해당 드라마의 관련주인 YG 엔터테인먼트와 YG PLUS도 비난을 피할 수 없었으며, 폐지 이후에는 시놉시스를 미리 확인했음에도 드라마를 찍기로 한 배우들에게 비난의 시선이 이어졌다.

 

결국 출연을 결정했던 배우들이 직접 사과문을 올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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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의 뒤를 이은 건 방영 예정이었던 ‘설강화’이다. 방영 전 공개된 시놉시스에서는 심각한 역사 왜곡이 드러났다. 본 드라마는 간첩 미화 점에서 문제 제기가 시작되었다.

 

우선 남자주인공이 ‘간첩’이라는 점이 그러하다. 과거 군부 독재 시절 안기부는 ‘간첩’이라는 단어로 수많은 학생들을 고문하고 그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간첩이었다는 설정은 이들의 아픈 과거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이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여주인공의 이름은 ‘영초’인데, 박정희 유신 정권에 저항하던 실제 운동권 인물과 이름이 같다는 것이다. 특히나 실존 인물의 남편은 간첩으로 오인을 받아 모진 고문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는 위에 언급되었던 남자주인공의 설정에서 문제가 된다. 결국 JTBC 측은 여주인공의 이름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공개된 설강화 시놉시스는 이러한 논란을 더욱더 거세게 만들었는데, ‘폭죽처럼 터지는 최루탄’이 그 부분이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안기부의 입장에서 쓴 것이냐’,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등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설강화의 제작사인 JTBC 측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두고 과거 군부 독재 시절을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라고 밝혔으나 애초에 민주화 운동을 했던 민주 열사들의 유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고 민주화 운동에 간첩 내용을 섞어 ‘블랙 코미디’로 만든 것이 말이 안 된다. 이는 민주 열사의 유가족을 명백히 무시하는 행위이며 동시에 민주 열사에 대한 모욕이다.

 

여론을 인식한 듯 JTBC 측에서는 2차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비난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이며 현재 ‘설강화’ 촬영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은 13만을 돌파한 상태이다.

 

 

 

K-드라마, 이대로 괜찮은가


  

남영동 1985, 변호인, 1987 등 군부 독재 시절을 다룬 영화가 매우 많고, 이들 모두 과거의 잘못을 알리고 이러한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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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이 간첩의 소행이었다는 잘못된 역사 인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유명 그룹 ‘블랙핑크’의 지수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자칫하면 많은 외국인에게 이러한 잘못된 역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문화의 발전은 ‘자유’에 있다. 이를 고려하여 실제가 아니더라도, 혹은 역사와 조금 다른 점이 있더라도 이들은 문화의 자유라는 허용 속에서 이해되곤 했다. 하지만 도를 넘어설 때, 그것은 더 이상 ‘자유’라는 틀 안에서 용서되지 않는다. 나라의 역사 자체를 흔들어 놓는 드라마, 영화, 그 외이 모든 문화는 암묵적인 ‘선’ 안에서 제재를 받아야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하고 성인들에게는 그 역사를 잊지 않게 하도록 여러 영화와 드라마, 책 등이 마련된다.

 

역사를 배운, 사회를 배운, 이 나라를 살아가는 지식인일수록 역사에 민감해야 하며 사회적 흐름에 예민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크게 인정받는 K-드라마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그 드라마를 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역사 왜곡에 대한 시청자, 제작사, 투자자의 예민함은 계속되어야 한다.


 

[안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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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중궈런샤삐
    • 도둑놈들이 난 도둑놈이오 하겠냐? 쟈핑코리아 소속 작가들/천지인 중국어 강사 등등 모두 시장에서 몰아내야함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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