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트릿 노이즈 STREET NOISE

글 입력 2021.03.0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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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8_[Street-Noise]포스터-닉워커.jpg

 

 

'긁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뜻의 어원을 가진 그래피티(Graffiti)는 '거리의 예술(Street art)'로서 오랜 기간 젊은 에너지와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낡고 오래된 생각들에 반(反) 하여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새겨왔다.

  

[STREET NOISE] 전은 단순한 낙서를 넘어서 하나의 장르가 된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팝아트 이후 미술계를 선도하고 있는 그래피티를 생생하게 보여줄 것이다. 관람객들은 실제 그래피티 아트가 발전한 미국의 사우스 브롱스를 연상시키는 거리 연출과 작업 특성을 최대한 살려 설치된 대형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롯데월드몰 지하에 새로이 설치된 예술복합문화공간 P/O/S/T에서 진행된 첫 번째 기획전 [STREET NOISE]. 다양한 그래피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그곳을 방문하였다.

 

여러 현장을 방문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피티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는 처음이었다. 따라서 긴가민가, 어떤 작품들을 보게 될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현장을 찾았다.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오프라인 경험에 목마른, 특히 MZ 세대를 겨냥한 P/O/S/T의 안쪽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들이 섹션 별로 전시되어 있었다. 소비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상품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적 디자인을 가미한 P/O/S/T만의 바이브를 느끼며 조금 더 걸어들어가니, 오늘의 도착지 [STREET NOISE] 전의 입구가 보였다.

 

*

  

화려한 영상과 반복되는 배경음악, 그리고 다채로운 그래피티가 뒤섞인 공간은 예술가의 비밀스러운 작업실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피티의 자유분방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내부는 작품의 네임텍부터 소개문까지 스트리트 감성이 물씬 풍겨 나왔다. 그리고 그 옆으로 그래피티 문화의 토대를 닦은 거장들의 작품이 줄지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Crash.jpg

ⓒ Crash

 

 

1세대 그래피티 아티스트 중 한 명인 크래쉬의 작품 속에는 늘 눈이 그려져 있다. 눈은 대상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사회적 약자에게는 '당신을 지켜준다'라는 따스한 의미로 해석되는 반면 빌런에게는 '언제나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라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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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re Evil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퓨어 이블의 작품. 작품 속 여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드리 헵번이다.

 

많이 봐왔던 이미지이지만, 새삼스러운 부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그녀의 눈 밑에 흐르고 있는 눈물이다. 평온한 모습을 한 그녀의 얼굴에 눈물이라니,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눈을 뗄 수가 없다. 작가 퓨어 이블은 위 작품을 통해 다음의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난 과거의 관계 속에서 겪은 마음의 상처와 슬픔을 가지고 있다."

 

우아함의 상징 오드리 헵번에게도 마음 속 눈물이 있을 것이라는 퓨어 이블의 통찰. 화려한 겉모습의 그녀를 동경했던 나의 마음이 일렁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도 사람인 것을.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전시를 보며, 그저 가벼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래피티의 세계가 생각보다 깊고 넓다는, 심오한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고 감각적인 전시를 보고 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내게, [STREET NOISE] 전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화려한 그래피티 세상 속 작품 하나하나 앞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내가 있었다.

  

전시장을 나서며 '언젠간 그래피티를 배워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스프레이 통을 든 나는 어떤 표현을 하게 될까? 온몸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물든 채, 씩 미소 짓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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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NOISE
- 그래피티의 무한한 가능성 -


일자 : 2021.02.26 ~ 2021.06.13

시간
10:30 ~ 22:00
(입장마감 21:30)

*
휴관일 없음

장소
롯데월드몰 지하 1층 P/O/S/T

티켓가격
평일 12,000원
주말 15,000원
 
주최
㈜BrandArchitects(BA)
㈜씨씨오씨(CCOC)
㈜MINOA ART ASSETS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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