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노팅 힐(Notting Hill): 지금, 사랑스러움을 찾고 있나요? [영화]

포옹보다, 포용이 중요한 순간
글 입력 2021.03.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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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 힐(Notting Hill)

1999년 작

로저 미첼 감독 작품

 

 

필자는 어떠한 종류의 문화 예술을 향유하든지 항상 '몰입'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그 작품에 빠져들어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오직 그 작품과 나만이 존재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필자에게는 '힐링'의 방법이다.

 

그래서 필자는 영화들 중 로맨스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 로맨스 영화는 사랑을 다룸과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영화 속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에 몰입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맨스 영화는 매력적인 포인트인 ‘여운’을 지니고 있다. 감정을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 감정은 우리에게 여운을 남기곤 한다. 그 여운 덕분에,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들의 서사나 감정을 마음에 오랫동안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로맨스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바로 그 ‘머금음’이라고 생각하고, 그 머금음 때문에 로맨스 영화를 참 좋아한다. 더 나아가, 그 머금음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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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 힐(Notting Hill)’은 로맨스 영화라 하면 빠질 수 없는 명작으로 유명하다. 필자 또한 이 작품에 대하여 익히 들어 왔었고, 왓챠플레이 어플을 통하여 얼마 전 보게 되었다.

 

노팅 힐은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영국 런던을 대표하는 쇼핑가이기도 하다. 이곳은 2km에 걸쳐 2,000개 이상의 가게들이 펼쳐지는 런던 최대의 시장이 서는 곳이다. 노팅 힐의 이러한 특징은 영화에서 여주인공 애나를 반 년 동안 기다리며 시장을 걷는 남주인공 윌리엄의 모습으로 영화에서 연출이 잘 되어 있다.

 

이 영화를 본 필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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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익숙해서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톱스타가 길을 걷다가 들어간 여행 전문 책 서점의 사장과 우연히 사랑에 빠진다.’라는 로맨틱한 소설적인 설정 외에는 영화의 모든 것이 평화롭고 잔잔한 편이다. ‘톱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을 다룬 작품’하면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이 영화에 들어 있다. 톱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이 취재진의 화제 거리가 되어 수많은 기자들에게 찍히고, 톱스타로서 외롭게 살아오던 애나의 마음을 윌리엄이 보듬어 주고.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이 영화의 익숙함은 오히려 장점이 된다. 영화의 많은 요소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영화에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 우리가 그 동안 많이 보아 왔던 영화, 책, 드라마의 이야기와 비슷한 점을 가진 이 영화는 마치 우리가 우리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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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코 심심할 수 없는 노팅 힐의 감성


 

‘영국 감성’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누구나 영국 감성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영국에 직접 가 보고, 느껴 보았다면 좋았겠지만 필자는 아쉽게도 아직 영국에 가 본 적이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몇 년간은 영국에 가기에도 쉽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필자는 영국의 감성,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곤 하였다.

 

영화 ‘노팅 힐’은 이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상상력에 기대어 생각하였던 영국의 그 감성을 아름답게 시각화한다. 북적북적거리는 시장이 서는 거리, 남주인공인 휴 그랜트의 분홍색 셔츠,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게 웃는 줄리아 로버츠는 영국의 분위기, 노팅 힐의 공기를 지금 당장 맡아볼 수 있을 것처럼 느끼게 해 준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결코 심심한 영화로만 남을 수 없다. 노팅 힐이 명작으로 남은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노팅 힐의 분위기와 영화의 내용이 너무나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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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화 속 인물들의 동화 같은 앙상블


 

현실을 사는 우리는 가끔 동화를 찾아 나서곤 한다. 사람에게서든, 영화에서든, 음악에서든, 책에서든. 우리는 각자 다른 이유로 동화를 찾고 싶어 할 때가 한 번쯤은 있다. 그 동화를 보고, 느끼며 우리는 다시금 현실의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것이 힐링의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톱스타라는 직업 때문에, 이기적인 면모를 기꺼이 지니면서도 윌리엄을 향한 모든 마음은 진실이었던. 그래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애나. 자신의 가게에서 바지에 몰래 책을 숨긴 손님을 단호하고도 여유롭게 응대하며, 그 누구보다 특이한 친구와 부딪히며 함께 사는 넓은 이해심을 지닌 윌리엄. 애나와 윌리엄의 사랑을 있는 힘껏 도우면서도 각자가 조금도 겹치지 않는 개성을 지니고 있어 영화의 한 축을 귀엽게 담당하는 윌리엄의 친구들.

 

이 인물들 모두는 귀여운 앙상블을 이루고, 노팅 힐만의 분위기와 더불어 우리에게 따뜻하고 상냥한 동화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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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윌리엄의 친구들은 윌리엄의 포용력의 범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윌리엄의 친구들과 여동생은 평범해 보이는 남주인공의 친한 친구들 치고는 꽤나 개성적이다. 그리고 윌리엄은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대한다. 이러한 인물 설정은 필자로 하여금 '포용력'에 관한 생각을 하게 하였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날 여러 사람들 중 분명히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많을 텐데 나는 윌리엄처럼 그들을 있는 그대로 포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였고, 필자는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포용력’에 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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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의 여유롭고 포용적인 성격은 애나의 상처를 지치지 않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고, 애나는 자신을 보듬어 주는 윌리엄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쓰고 보니, 영화의 모든 요소가 사랑스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잔잔하고 따뜻하면서도 포용력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지는 ‘노팅 힐’은 우리에게 동화 같은 영화가 아닌, 영화 같은 ‘동화’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 하나, 하나가 빠짐 없이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원할 때, 어렸을 때 보았던 따스한 동화가 고플 때, 필자는 영화 ‘노팅 힐’을 주저 없이 추천한다.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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