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이 책은 쉽게 말하면 정신과 의사의 다정하면서도 쿨한 대답을 엮었다. "불안해서 힘든 건 맞지만, 불안이 불행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불안은 어차피 항상 함께 존재하니까, 어떻게 잘 공생하면서 살아낼 수 있을까."의 내용이다.
자존감은 행동의 결과이다. 머리가 띵 했다. 나는 자존감이 낮은 이유를 여러가지를 찾고, 키우기 위해서 뭘 할지를 고민했는데, 자존감이 '결과'라니. 그럼 작은 행동들로 인해서 올라가는 게 '자존감'이 되는 것이다. 명쾌한 발상의 전환이다. 이뿐이 아니다. 시니컬하게 보일 정도로 시원한 대답은 마음에 과히 와닿았다.
평범한 소망이라고 오해하지 말자. 자녀가 긍정적이고 건강하고 평범하고 밝게 자라길 바라는 건 대단한 소망이다. 평범한 걸 바란다고 오해하지 말자.
나는 수사관이 아니다. 진실을 모두 알아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자. 내 감정을 보고 나서, 어떻게 행동할지 정하는 것이다. 이 내용을 보고, '모든 감정을 완벽하게 다 파악하고 알아야해'라는 집착이 줄었다.
"부모를 잘못 만난 것은 내 탓이 아니지만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관계에서까지 그렇게 마음이 너덜너덜해질 필요가 있을까요. 연애나 우정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긴 시간 쩔쩔매느라 성숙한 사람을 만날 기회를 놓칠 필요는 없습니다."
내 불안을 이용하는 것은 누구인지. 가스라이팅. 그리고 희소성있는 관계에 대한 쾌락, 도파민은 도박할 때도 비슷하기 때문에, 꾸준히 유지가 되는 세로토닌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하나하나 이유를 꼽아보기. 물론 어렵겠지만 연습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방안들을 알려준다.
"자기 자신이 싫으세요? 그럼 스스로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지 마세요. 그렇게 싫은 사람 생각을 왜 자꾸 합니까? 지난 시간을 계속 고민하지 마세요. 제발 스스로를 그만 돌아보세요. 과도한 자기 반성, 심리 과잉이 우리를 더 병들게 합니다. 차라리 남에게 관심을 가지세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의 마음은 약해서 수박 같은 단단한 껍질이 없습니다. 수박이 아니라 수박바입니다. 그 대신 수박바는 겉핥기를 하다보면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겉핥기라도 해야 합니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방식이다. 좋다. 나랑 맞는 방식의 글이다. 그래서 더 좋았다. 나 스스로도 생각하다가 막히면 '어차피 이런 상황인거'라고 이성적으로 넘기려고 하는데, 이렇게 엄청난 맞는 말들이 있었다니. 내 개념서 필독서로 두고두고 읽어야겠다.
맞는말 대잔치. 역시 배운자. 너무나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라 -내 감정이 틀리다고 하지도 않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너무나 커보였던 내 불안을 조금 더 작게 볼 수 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역시 의사의 힘인가. 웃으면서, 개운해하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