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성이 살인을 한 이유? 와이 우먼 킬 [드라마]

글 입력 2021.01.07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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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이 이혼보다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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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포스터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여자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를 그린 드라마이다. 별 기대감 없이 아내가 남편을 죽이는 스릴러 장르의 작품인가보다 하고 시작한 와이 우먼 킬은 내 기대를 상상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하나의 집, 3명의 여성, 3번의 살인


 

[크기변환][왓챠 익스클루시브] 남편의 내연녀와 2분 동안 대화하기 _ 와이 우먼 킬 - YouTube - 프로필 1 - Microsoft Edge 2021-01-07 오전 1_49_52.png

 

 

한 저택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시대를 사는 이들이 모습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1963년의 베스 앤은 가정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저녁을 차려놓고 남편의 뒷바라지에 여념 없는 전형적인 가부장제 속의 수동적인 여성이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베스 앤은 남편에게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 자신이 노력하면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1984년의 시몬은 돈 많고 잘 나가는 사교계의 여왕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왔지만, 남편 칼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시몬은 이혼을 결심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를 존중해주며 가정을 이어가기로 한다.

 

2019년의 테일러는 능력 있는 변호사로, 남편 일라이와 동의하에 다자연애를 즐기며 개방적인 결혼생활을 한다. 테일러가 자신의 여자친구인 제이드를 집에 들이고, 셋이 함께 연애하며 진보적인 가정을 이루기로 한다. 하지만 자로 재듯 똑같이 좋아할 수는 없는 법, 세 사람 사이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클리셰 속 재미


 

[크기변환][왓챠 익스클루시브] 남편의 내연녀와 2분 동안 대화하기 _ 와이 우먼 킬 - YouTube - 프로필 1 - Microsoft Edge 2021-01-07 오전 1_38_25 (2).png

 

 

세 이야기가 각각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불륜 서사의 클리셰가 가득한 베스 앤의 이야기이다. 남편의 외도를 남편에게 따지지 못하고 상대 여성을 찾아가는 모습은 전형적인 불륜 서사의 모습이지만, 이후 흘러가는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베스 앤은 자신이 아내라는 사실을 숨기고 상간녀인 에이프릴에게 접근한다. 에이프릴과 대화도 하고 놀러도 다니며 베스 앤은 에이프릴의 입장까지 헤아릴 만큼 그녀와 친해지게 된다.

 

가수가 되고 싶은 에이프릴이 첫 무대를 서는 날, 남편이 에이프릴과의 약속을 잊은 것으로 보이자 베스 앤은 아픈 척을 해 남편과의 약속을 취소한 뒤, 에이프릴에게 간다.

 

또, 남편의 아이를 가진 에이프릴이 낙태하려고 하자 베스 앤은 이를 진심으로 반대하며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애쓴다. 그녀는 상간녀에게 이상하고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내 딸이 꼭 너 같은 여자가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널 사랑하는 건 그래서이기도 해

 

 

베스 앤에게 교통사고로 인해 죽은 딸이 있다. 딸이 어쩌면 자신의 실수로 인해 죽었을지도 모르기에 베스 앤은 딸을 떠나보내기가 더 힘들다. 그래서 에이프릴에게서 딸의 모습을 보며 베스 앤은 에이프릴에게 모성애와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메리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베스 앤


 

심각한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메리는 남편을 떠나지 못한다. 이에 베스 앤은 행복할 리 없는데, 왜 참고 사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메리 역시 베스 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지 않느냐고. 알면서 왜 떠나지 않냐고.


이 짧은 대화가 남편은 경제활동, 아내는 가사노동이라는 역할분담을 하고, 이 속에서 여성은 남편에게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남편이 질투심이 많아서 그렇다며 이해하려고 애쓰는 메리와 남편의 외도 문제점을 자신에게서 찾는 베스 앤은 해당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성경은 ‘살인하지 말라’고 해요. 하느님은 이해 못 하실 거예요. 그럴지도 모르죠. 근데 하느님 부인은 분명 이해할걸요.

 


[크기변환][왓챠 익스클루시브] 남편의 내연녀와 2분 동안 대화하기 _ 와이 우먼 킬 - YouTube - 프로필 1 - Microsoft Edge 2021-01-07 오전 1_38_50 (2).png


 

베스 앤과 메리는 지독하게 뻔한 남편들의 성격을 이용해 자신들의 남편을 죽이기로 한다.

 

메리는 남편들이 죽어도 싸다고 생각하면서 죽이는 것을 망설이지만, 베스 앤이 위처럼 이야기하자 베스 앤과 손을 잡고 결심한다. 여성의 처지는 여성이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확 와닿는 대사이다. 그래서일까 와이 우먼 킬의 명대사로 손에 꼽히기도 한다.


사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연출이다. 그래서 최대한 표현해보고 싶지만, 내가 아무리 설명한들 직접 보는 것보다 못할 것이다. 글로 와닿게 표현하기엔 너무 어렵고 한계가 있으니 직접 그 매력적인 연출을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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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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