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디'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② [영화]

글 입력 2021.01.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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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우디'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①과 이어집니다.


장난감에 인격을 부여하여 주인공 장난감 '우디'의 성장을 그리고 있는 영화 <토이스토리>. 1편과 2편에서 자기 자신만 알던 어린 우디가 친구와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났고, 더 나아가 그들과 함께 지내며 '행복'하게 지내는 방법에 관해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안녕... 파트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토이스토리> 덕후들에게 시즌 3는 가장 감동적인 편으로 거론된다.

 

나 역시도 시즌 3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시즌 3가 개봉했을 당시보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서 펑펑 울곤 했다. 훌쩍 커버린 우디의 모습이, 주인 앤디의 모습이 어쩌다 어른이 된 나 자신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었을까.

 

한편, <토이스토리> 시즌 3는 감동뿐만 아니라 '재미'와 영화적 '완결성'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그동안 등장했던 모든 장난감들이 우디, 버즈와 함께 완벽한 팀워크를 통해 위기에서 탈출하는 모습은 웬만한 액션 영화보다도 스릴 있으면서 통쾌하다.

 

빌런으로 등장하는 '랏소 베어'의 행적 역시 시즌 통틀어 가장 깔끔한 기승전결을 이루고 있어 더 인상적인 영화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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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시즌 3의 메인 테마는 '협력'과 '이별'이라고 생각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깨달았던 우디가 친구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위기를 탈출할 때, 특히 불구덩이에서 다 같이 손을 잡는 모습을 보면 우디는 성숙한 공동체 일원이자 '리더'로서 한걸음 더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우디'가 '앤디'와 헤어지며 "안녕... 파트너"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렇게 앤디의 사랑을 갈구하던 우디가, 그리고 오랜 시간 앤디의 행복을 위한 장난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던 우디가, 끝을 받아들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는 어른으로 훌쩍 커버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시에, 1999년도부터 2010년을 맞이하기까지 각자 외적으로나 내면적으로 성장했을 관객들에게 우디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시즌 2에서 커버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함께하는 동안은 행복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영원이란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우디가 실제로 '끝'을 담담하게 경험하는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크면서 겪어온 숱한 '관계에서의 끝맺음'들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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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삶을 찾은 거지"

"고맙다, 마음의 소리"


 

그렇게 끝이 난 줄만 알았던 <토이스토리>가 9년 만에 돌아왔다. 시즌 4는 오늘날의 '픽사'를 있게 해준 '우디'라는 캐릭터에게 바치는 영화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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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와 버즈, 그리고 장난감 친구들은 앤디와 헤어지고 나서 새로운 주인 '보니'의 장난감이 되었다.

 

우디는 앤디의 가장 소중한 장난감이었던 것과 달리, 보니에겐 이전처럼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우디는 장난감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유치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보니를 돕는다.

 

그리고 그러한 보니에게 새롭게 소중한 장난감이 된 '포키'가 무사하게 보니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주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장난감의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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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디는 무사히 포키를 악당으로부터 구하고 같이 보니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장난감들에게 다가가기 전 머뭇거린다.

 

포키를 찾는 과정에서 과거에 헤어져 누군가의 장난감이 아닌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고 있던 '보'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우디는 평생을 '주인'의 행복을 위해 살아왔으나, 자신이 더 이상 장난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없다는 생각과 그럼에도 보니의 행복을 위해 곁으로 남아야 한다는 의무감 속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디의 베스트 프렌드 '버즈'는 망설이고 있는 우디에게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하고, 우디는 속박된 삶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다.

 

시즌 1부터 누군가의 소중한 장난감으로서 지내왔던 우디에게 픽사가 '우디'의 삶을 선물해 준 것과 동시에 그동안 성장해왔던 우디가 앞으로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뭉클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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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픽사의 대표작인 <토이스토리>의 시리즈 내용들의 진행 과정을 보면, 픽사가 인간이 살면서 제어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인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서의 희로애락을 세대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게 창의적으로 영상화하는데 매우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의 특징이 단순히 '재미있는 만화영화'에서 멈추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영화가 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픽사가 그린 <토이스토리> 속 우디의 이야기는 사실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인 셈이다. 우리는 모두 철없던 어린 시절이 있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시절도 있었으며, 그것을 놓아주어야 하는 이별을 겪기도 하고, 시련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나'를 알고,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게 된다. 자기 삶을 찾아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우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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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이후에도 상상 속 무한한 세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인간적인 여러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은 픽사가 새로운 작품으로 전 세계 영화관 문을 두드렸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극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로운 감동으로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울릴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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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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