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AI와 K-POP, 주류가 될 것인가? [음악]

글 입력 2020.12.2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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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즉 나의 학창 시절부터 현재까지 줄곧 들어온 질문이 있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우린 주로 예체능 계열의 직업들을 늘여뒀다. 미술, 영화, 문학, 체육, 그리고 음악.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반대로, AI는 문학과 미술 부문에선 이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와 문장을 나열해 문학 작품을 만들어낸 AI, 기존 명화를 기반으로 그려낸 새로운 회화 양식. 심지어 음악에서, 우리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단언한 그 분야에서 로봇이 일을 한다.

 

코드 몇 개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멜로디와 가상악기를 추가한다. 이러한 속도라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가사에 문학적인 측면이 덧붙여진다면 오로지 그들로만 ‘창의’가 가능할 것 같다.


‘가상 셀러브리티’는 여러모로 참 매력적이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본인의 얼굴이나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고도 원하는 음악, 주목받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반대로 제작자 입장에서는 일명 ‘사고 칠 일 없고’, ‘실수할 리도 없는’ 보장된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구미가 당길만하다. 게다가, 체력적인 한계가 없다. 24시간 동안 팬들과 소통이 가능하며, 시차와 관계없이 공연을 할 수 있다.

 

현재 유튜브에만 약 1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가상 셀러브리티, 시장 규모는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여기서 오는 예술성은 무엇이며, 또 그들이 만들어낼지도 모를 새로운 문제점은 무엇인가?

 

 


 

K/DA는 2018년 데뷔한 가상 K-POP 아이돌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의 평행 세계관 속에서 챔피언 스킨 시리즈로 시작했으며, 한국에서 개최된 챔피언십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캐릭터를 내세운 마케팅은 게임 업계에서 꽤 유명한 마케팅 방법이지만, ‘음악’을 덧붙여 두 가지 분야로 선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담당 아티스트는 ‘(여자) 아이들’이다. 비록 아예 얼굴 없는 가수는 아니더라도, 노래를 한 아티스트 본인과 AI 멤버들은 꽤 단호히 구분되어 있다. 멤버 각자의 음악적 포지션, 별명, 키, 성격이 모두 다르다. 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한다.

 

아주 옛날 옛적에는,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음악 활동이 주류는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주류에 위치하고 있진 않지만, ‘곧 주류가 될’ 사업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K/DA의 ‘POP/STARS’라는 곡은 이미 유튜브 조회 수 4억 뷰를 돌파했다.

 

 


 

지난달 데뷔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aespa) 또한 그들의 세계관 속에 AI 캐릭터를 포함했다. 그룹명조차 ‘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AvatarXExperience)를 표현한 ‘ae’와 양면의 뜻을 가진 ‘애스펙트’(aspect)를 결합했다.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라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각 멤버들의 아바타는 뮤직비디오, 무대, 인터뷰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의 스토리텔링에 힘을 싣는다.

 

많은 우려와 대중들의 경계가 앞섰던 에스파 역시, 데뷔곡 ‘블랙맘바’(Black Mamba)가 한 달 만에 8500만 뷰를 달성했다. ‘신인 중에서도 신인’에 대한 반응 치고는, 상당히 폭발적이다.

 

인간과 AI의 결합까지 왔다. 일본에서는 이미 가상 셀러브리티가 흥하고 있었다고는 하나, 우리는 그들의 문화를 ‘오타쿠 문화’라 치부해왔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변화한 만큼, 대중이 달라졌다.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감소했고, 유튜브 등의 플랫폼으로 그들에 대한 접근성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린 이들을 거부할 수 있는가? 후에, 우리들이 좋아하는 인물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고 모아 가상 셀러브리티가 등장한다면?


물론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앞서 언급한 에스파(aespa)는 아무리 AI라 하더라도, 멤버들의 의상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 의견으로는, ‘사람이 입을 수 없는 옷을 입는 게 어때서’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꼭 가상 셀러브리티가 ‘사람이 입을 수 없는 야한 옷’을 걸쳐야 할까? 이왕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면, 오토바이를 타고 건물을 오른다든가, 안전장비 없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든가 하는 편이 더 도덕적이지 않을까? AI의 등장에서도 예술이냐 윤리냐의 딜레마에 빠져야 한다니, 그간의 피로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명확한 건, 이들이 점점 ‘우리의 것’이라 치부해온 문화예술 분야에 손을 뻗고 있다는 점이다. 또, 그들을 제작하는 이들 또한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도. 인공지능과의 합작은 이제 막 시작되어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이 타이밍이 중요하다. 여기서 우리가 가질 태도와 방향성이 앞으로 AI 셀러브리티들을 벗게 만들 것이냐, 세상에 없던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냐를 판가름할 것이다.

 

 



[이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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