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917 - 마치 체험과도 같은 영화 [영화]

롱테이크와 적절한 완급조절이 마스터피스를 만들다
글 입력 2020.12.1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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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속 두 명의 영국군 일병 '스코필드'와 '블레이크'가 지령을 받는다. 다음 날 아침까지 돌격 명령을 취소하라는 사령관의 명령을 독일 부대를 넘어 전달하라는 임무이다. 1600명의 병사의 목숨을 쥔 두 명의 병사는 어떤 일이 닥쳐올지도 모른 채 적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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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17>은 이러한 플롯을 담고 있는 전쟁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단순한 '전쟁 영화'라고 하기엔 무색하다. 우리가 아는 전쟁 영화처럼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많은 정보나, 화려한 전투, 작전 지휘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1917>은 전쟁이라는 배경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려는 두 일병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으며 그들의 처절한 하루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며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전쟁 영화라 하기보다도, 오히려 체험 영화라고 부르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롱테이크, 원 컨튜니어스 샷 기법을 통한 '체험'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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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체험'적인 요소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롱 테이크, 원 컨튜니어스 샷을 도입한 <1917>의 촬영 방식이다.

 

롱 테이크는 말 그대로 long take, 하나의 쇼트를 1~2분 이상 길게 촬영한 것을 일컫는 용어이다. 여기서 더해 원 컨튜니어스 샷은, 그 쇼트들을 편집해 마치 영화가 끊이지 않는 하나의 장면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이 촬영 기법을 통해 주인공이 임무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마치는 시점까지 그 과정을 하나의 카메라로 쭉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주고, 덩달아 관객들 또한 주인공의 동선과 감정 상태를 시간에 따라 그대로 따라가면서 더욱 이입하게 된다.

 

더군다나 중간중간 벌어지는 각종 상황을 주인공의 입장 쪽에서 보여주면서 그들의 거쳐오는 여러 고난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모든 것을 어우러지게 하는 훌륭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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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롱테이크, 원 컨튜니어스 샷 기법은 이러한 이점도 있지만 자칫하면 늘어질 수도, 또는 너무 규모가 화려하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단점 또한 지닌다. 그런 면에서 이 기법들을 사용하기 위해선 완급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1917>은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큰 사건의 발생, 인물의 심리적 묘사까지 챙기는 것을 모두 해내며 훌륭한 연출로 완급조절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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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면의 연출이 다 인상 깊게 와닿았지만, 그중에 내게 가장 좋았던 연출은 스코필드의 오른손이었다. 스코필드는 친구 블레이크가 칼에 맞은 후 오른손으로 그의 상처를 부여잡고, 블레이크는 형을 찾아달라며 스코필드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스코필드는 그 이후 강물에서 그간 여정의 피로를 느낄 때쯤, 벚나무와 오른손을 보며 블레이크를 떠올리고 몸을 일으켜 나아간다. 그 이후 블레이크의 형을 만나고 비보를 전하며 오른손으로 악수를 한다.

 

스코필드의 오른손은 그의 여정에서 블레이크를 떠올리게 해주는 장치이며, 블레이크와의 우정은 스코필드가 여정을 계속 이어나가게 해주는 원동력임을 알게 해주는 연출이었다.

 

*

 

2시간 동안 <1917>을 보며 스코필드의 하루에 깊이 젖어 들며 그간 잊고 있었던 전쟁이라는 참극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되었으며, 수많은 희생자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보고 나서도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는 매우 좋은 영화라는 기준을 나 스스로 가지고 있는데, 나에게 <1917>이란 그런 영화였다.

 

이 좋은 영화를 영화관 스크린에서 관람하지 못하다니, 코로나 19로 인해 빼앗긴 것이 하나 더 늘어버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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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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