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흥미로운 이 작품의 지은이 that's me [음악]

작사가 아이유의 말과 글
글 입력 2020.12.0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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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영상을 볼 때면, 그게 콘서트 라이브 영상이건 토크쇼 영상이건 뭐든 마음속에서 꼭 무언가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유독 고단한 일들이 많았던 아이유가 여전히 단단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오는 고마움 때문일까. 어떤 영상에도 늘 담겨있는 진심 어린 아이유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기 때문일까.


나에게 아이유의 존재란, 누군가 그를 지극히 평면적으로 바라봐서 그 깊은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조금 심술이 날 만큼 소중하고 대단한, 너무나도 나의 롤 모델 그 자체다. 그리고 내가 아이유를 그러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물론 수도 없이 많겠지만, 그의 말과 글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아이유의 말에는 늘 꽉 찬 진심이 담겨있다. 그 말들은 콘서트에서 온 마음을 담아 전해지기도 하고, 아이유의 눌러 적은 일기가 되기도 하고, 선율 위에서 노랫말이 된다.


아이유는 모 방송에서 자신의 일기가 가장 큰 음악적 원천이라고 했다. 꼭 일기가 아니더라도 떠오르는 상념들과 잠시의 감정들을 메모장에 적어낸 것들. 그리고 그 산문들이 후에 다듬고 다듬어져 가사로 재탄생하는 순간이 많다고. 그래서 아이유 가사의 중심은 의미와 메시지다. 그게 리드미컬하고 가벼운 노래일지라도 그가 마음을 전하는 묵직함은 다르지 않다. 아이유의 가사가 항상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이유다.

 

이제는 자신의 곡뿐만 아니라 타 가수의 곡도 꾸준히 작업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진짜 작곡가 아이유. 솔직한 마음을 그러나 흔하지 않은 표현으로 나타내는 아이유의 모든 말들을 사랑해마지않지만 그 중 몇 개의 곡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스물 셋 – 아이유의 고백


 


 

아이유의 작사에 대해 얘기 하려면 빼놓을 수 없는 곡이 스물셋이다. 2011년 ‘내손을 잡아’로 첫 자작곡을 낸 후, 꾸준히 작사를 해오던 아이유가 마침내 2015년, 자신의 말들로 가득 찬 미니앨범 chat-shire를 발매했다. 그중에서도 타이틀 곡 스물셋은 아이유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첫 번째 시도였다. 그리고 그 시도는 굉장히 솔직하고 노골적이었으며, 그래서 성공적이었다.


가사의 시작은


I’m twenty three 난 23 수수께끼


그리고는 양가적인 것들의 나열이다.


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아 알겠어요 난 사랑이 하고 싶어

아니 돈이나 많이 벌래

맞혀봐


이는 아이유의 상태를 대변하지만, 또 스물셋의 우리들이기도 하다.

 

스물셋, 갑작스럽게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확신이 서지 않는 나이. 너무 생각이 많아 끊임없이 흔들리는 수수께끼 같은 나이. 스물셋의 아이유가 그랬고, 지금 스물셋의 내가 그렇다.


어느 쪽이게?
얼굴만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여러 개의 보기가 있고, 그 중 오답은 없다. 무엇을 골라도 답이다. 답은 당신이 뭘 믿고 싶은지에 달려있다. 23살 이지은의 자아가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담겨있는 아이유 그 자체인 곡 ‘스물셋’은 후의 모든 아이유 작사의 기반이 된다.

 

 


밤 편지 – 시인 아이유


 

 

 

아이유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특유의 어여쁜 감성과 섬세한 문학적 표현 때문일 것이다. 곡 ‘밤편지’는 그 ‘아이유다움’이 가장 눈에 띄었던 곡 중 하나였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오랜 불면증을 겪고 있는 아이유에게 잠은 너무나도 소중한 것 중 하나라고 했다. 그래서 아이유에게는 유독 잠에 대한 곡들이 많다. 밤 편지 노랫말의 가닥도 아이유의 불면증에서 시작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지금이라도 전화를 걸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보다 그의 소중한 잠을 깨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서, 그가 깊은 잠을 자기를 바라며 작은 반딧불을 보내는, 그리고 그게 사랑인 것 같다며 깨닫는 마음. 그 황홀한 사랑이야기에 어떻게 마음이 두근거리지 않겠나.

 

아이유의 이토록 예쁜 진심은 많은 이들에게 가닿아 각자의 사랑하는 이를 떠오르게 한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띄울게요

음 좋은 꿈이길 바라요

 

 

 

Blueming – 국힙 원탑 아이유


 

 

 

작사가 아이유의 센스는 원래 유명했다. 음악적 상황에 재치 있게 맞아떨어지는 가사들, 노래 간의 오고가는 귀여운 대화 같은 것에서. 아이유의 진솔한 문체들도 소중하지만, 리드미컬한 음악에 쾌감 있게 들어맞는 기술적인 라임, 이전에 없던 독특하고 아이유다운 표현들은 작사가 아이유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는 데에 한 몫 하며, 장난삼아 국힙 원탑 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Blueming’은 그런 재치 있고 놀라운 가사들의 연속이다. 발매 직후 나는 가사를 몇 번이나 곱씹어 보며, 그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표현들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우리의 네모칸은 bloom

엄지손가락으로 장미꽃을 피워

향기에 취할 것 같아 우

오직 둘 만에 비밀의 정원

I feel bloom I feel bloom I feel bloom

너에게 한 송이를 더 보내


제목 ‘Blueming’은 blue와 bloom의 합성어다. blue라는 색은 화자와 사랑하는 이 사이에 오고가는 아이메시지 대화창에서 가져왔다. 그리고 이를 ‘꽃피우다’라는 의미와 결합시켰다. 그래서 'Blueming'은 막 사랑의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연인간의 문자 메시지를 담았다.

 

상대에게 마음을 고백하기 직전, 결정적인 딱 한마디만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말들을 사용해서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 곡 전체에 사랑이 차다 못해 넘친다.


띄어쓰기없이보낼게사랑인것같애

백만송이장미꽃을, 나랑피워볼래?


아이유가 좋아한다는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가 떠오른다.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한 그 사랑의 결실을 한 송이 장미꽃으로 피워내어 보내는 예쁜 마음.


 


unlucky – 진심어린 아이유의 위로


 

 

 

아직 소개하고 싶은 곡들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지만 제일 좋아하는 가사가 담긴 곡을 마지막으로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아이유 스스로에 대한 응원가이자, 지금은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노래. ‘맞아 인생은 가끔은 못됐어 그치, 그래서 나는 더 노력할거야’ 라고 말해주는 어른의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박혀, 엉망인 하루와 잘 짜여진 장난 같은 인생을 다독이는 노래.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럼에도 역시 완벽하군 나의 여인 um

(..)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불안해 돌아보면서도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그래볼게

 

 

[신지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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