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무반주 바이올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다: 박소영 바이올린 독주회

글 입력 2020.11.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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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도 어김없이 음악회는 이어진다. 때로는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며가며 분주하게 거리를 오가고, 또 때로는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 덕에 천천히 가을녘을 만끽하며 천천히 귀갓길을 즐기기도 한다. 가을과 겨울의 사이를 넘나드는 가을은 음악을 감상하기에도 제격인 시기다. 적당한 기온, 보기만 해도 감성이 풍부해지는 아름다운 바깥 풍경 그리고 연말을 앞두고 갖게 되는, 들뜨는 마음. 이 모든 것의 조합과 함께 즐기기에 너무 좋아보이는 11월의 공연이 있다. 바로 박소영 바이올린 독주회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이 오묘한 감성을 정말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현악기가 부각되는 작품들 중에 이 시기와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바이올린은 절대 빠지면 안되는 악기다. 바이올린의 호소력 짙은 그 선율은 가을 감성을 자극하기에 완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1월에 있는 여러 공연들 중에서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예정된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의 리사이틀은 굉장히 특별하게 와닿는다. 피아노 반주 없이,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들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한 공연이기 때문이다.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만으로 구성된 리사이틀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쉽게 바흐의 작품으로 연주하겠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 역시 바흐의 작품을 선곡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작품들을 선곡하여 객석이 음악을 더욱 친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보인다. 그러나 그가 이번 무대에서 연주하는 작품은 비단 바흐의 작품만이 아니다. 가을을 만끽하며 듣기에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이면서, 바흐의 작품들과도 조화를 잘 이루는 작곡가의 작품을 함께 이번 공연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P R O G R A M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Violin Partita No.3 in E Major, BWV 1006

Ⅰ. Preludio

Ⅱ. Loure

Ⅲ. Gavotte en Rondeau

Ⅳ. Menuett I

Ⅴ. Menuett II

Ⅵ. Bourrée

Ⅶ. Gigue


Eugène Ysaÿe (1858-1931)

Sonata for Solo Violin No.2 in a minor, “Obsession”, Op.27/2

Ⅰ. Obsession; Prelude

Ⅱ. Malinconia

Ⅲ. Danse des Ombres; Sarabande

Ⅳ. Les Furies


INTERMISSION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Violin Partita No.2 in d minor, BWV 1004

Ⅰ. Allemande

Ⅱ. Courante

Ⅲ. Sarabande

Ⅳ. Gigue

Ⅴ. Chaconne

 


 

 

이번 리사이틀의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바흐의 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을 선택했다. 1악장의 프렐류드는 16분음표로 끝없이 이어지는 음의 질주를 느낄 수 있다. 듣기만 해도 바이올리니스트의 활이 얼마나 바삐 움직일지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밝고 당차면서 생기가 넘치는 시작을 선명히 느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2악장 루르는 1악장과 달리 좀더 느리면서 동시에 안정감 있는 템포에 아름다운 화음과 트릴 그리고 적당한 리듬감을 곁들여가며 우아한 춤곡의 면모를 보여준다. 3번의 3악장 가보트는 너무나 유명한 악장이라 대중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악장이다. 밝은 선율과 생동감을 더욱 살리는 리듬과 함께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노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4악장과 5악장의 미뉴에트는 다른 듯하면서도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보트와는 또 다르게, 조심스러운 듯 부드럽게 진행되어가는 와중에 느껴지는 솔로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화음은 그야말로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듯하다. 이를 이어받은 6악장 부레는 2분의 2박자여서 앞선 미뉴에트와 또 다르게 쭉쭉 뻗어나가는 악상을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 지그는 이 모든 것을 그야말로 종합하는 악장이다. 마치 프렐류드에서 16분음표의 향연을 보여줬던 것처럼 지그 역시 16분음표들로 끝없이 연주시간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선율을 즐길 수 있다.


*


이어지는 두 번째 곡은 바흐의 작품이 아니다.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만으로 리사이틀을 구성한다면 가장 손쉽게 바흐의 작품들만으로 구성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전혀 다른 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선택했다. 바로 외젠 이자이의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2번을 선곡했기 때문이다. 바흐와 파가니니가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구약과 신약이나 다름없는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들을 남겼지만, 이자이의 무반주 소나타 역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필수적으로 거쳐가야만 하는 또 하나의 경전 같은 작품이다. 특히나 우리는 이번 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이 바흐의 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을 첫 곡으로 선곡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왜 그럴까. 바로 이자이의 소나타 2번 1악장 프렐류드의 첫 대목이,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을 직접적으로 인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이번 프로그램을 선곡하면서 객석에서 첫 곡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그 선율을 객석이 들으면서 재미를 느끼고, 또 동시에 그 선율에서 시작된 이자이의 작품이 얼마나 다르게 발전되어가는지를 실질적으로 전해주고 싶을 것이다. 익숙하게 시작한 것과는 달리, 1악장은 점차 익숙하지 않은 반음계 조성으로 넘어간다. 중간 중간에 바흐의 프렐류드가 인용되는데, 이 1악장의 이름이 "Obssession(강박)"인 것은 그가 바흐에 빠져있었는지를 조금이나마 가늠하게 해보는 잣대이지 않을까.


2악장은 우수에 젖은 바이올린의 음색이 완연하다. 음원으로 듣기만 해도 약음기를 활용하여 연주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을만큼, 음색과 음량이 다소 우울하게 들린다. 그 뒤에 이어지는 3악장은 부드러운 피치카토로 시작하는데, 이 대목은 클래식 기타로 연주해도 아름답게 들릴 것처럼 느껴졌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3악장에서는 비브라토가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3악장의 소리는 심플하면서도 동시에 아주 진솔하다. 마지막 4악장은 Dies Irae의 선율이 전반적으로 나타나며, 매우 격정적이다. 이자이의 작품을 듣는 순간은, 고전적인 바흐와 현대에 가까워진 이자이의 작품을 넘나드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의 풍부한 감성과 뛰어난 기교를 감상할 수 있는 대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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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

 

 

이번 무대의 마지막 곡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다시금 바흐의 작품을 선곡했다. 바로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이다. 이 작품의 시작인 알라망드는 빠르지 않은 템포로 끝없이 음을 확장시켜 나가는 진행을 보여준다. 그리고 끝을 비장하게 마무리 짓는데, 이어지는 2악장 쿠랑트에서 이 분위기는 순식간에 변모한다. 단조의 느낌은 그대로 가져가되 리듬감 넘치는 마디 뒤에 이어지는 셋잇단음표의 향연으로 보다 활기찬 템포와 발전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쿠랑트의 말미는 애수어린 정서가 극대화되어 늦가을의 정취와 함께 무대를 찾을 관객들에게 더욱 크게 와닿을 것이다.


이를 뒤잇는 사라방드는 다시 한 번 쉬어가는 템포로 맞이한다. 더블스토핑으로 더욱 아름답고 가슴을 파고드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극대화되는 악장이다. 아름다운 화성이 풍부하게 가득 채우고 있어 이 사라방드만으로도 이번 무대를 찾는 이유는 충분할 듯하다. 4악장인 지그는 진중했던 사라방드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기 위해 빠르고 생동감 넘치게 전개된다.


그러나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역시, 마지막 악장인 샤콘느다. 사라방드에서 보여줬던 진중한 주제 못지않게 진지한 주제를 끝없이 변주해나가는 샤콘느는 바흐의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에서 가장 긴 악장이기도 하다. 음악적 구성이 풍부한 만큼 분량 역시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울림을 만들어내야 하는 선율과 중간 중간에 계속 이어지는 더블 스토핑은 감정의 전달과 기교의 표현 모두 연주자에게 요하는 것이기에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의 연주를 홀에서 실제로 들으면 현장에서 동시에 보고 듣는 감각이 더해져 더욱 그 연주의 깊이가 피부로 느껴질 것이다.


*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기악과를 거쳐 도독한 후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 전문연주자 과정,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독일 Haus Marteau, Prenzlau, Denzlingen에서의 연주를 비롯하여 Leipzig 국립음대 캄머홀, 체코 Artists Management 주최로 Hradec Králové에서의 연주 및 슬로베니아 Piran 등 유럽 각지를 오가며 수회의 음악회를 개최하였고 독일 베를린 현대음악연주회에서 Mathias Spahlinger와 Johannes Schöllhorn의 작품을 통해 폭넓은 행보를 이어왔으며, 라이프치히 음대오케스트라 수석으로 활동 중에 세계적 지휘자인 Fabio Luisi와 연주하고 Kurt Masur와 CD를 녹음하는 등 탁월한 음악적 감각을 선보였다.


독일 Mühldorf에서 Salzburger Kammerphilharmonie,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서울솔리스트앙상블과의 협연으로 솔리스트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바 있으며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의 귀국 독주회를 비롯하여 금호아트홀 독주회, 대한민국상해문화원 “Violinist 박소영의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 및 현대음악앙상블 Dimension, 예무스 앙상블, 앙상블 오감, 창악회 작품발표회, 피아노 트리오 초청연주 등의 다수 연주를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세종문화회관, 영산아트홀, 금호아트홀, 성남아트센터 등에서 개최하며 감각적인 테크닉을 바탕으로 독주와 앙상블의 밸런스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평택대, 조선대, 서울예고, 경기예고, 고양예고, 계원예고, 선화예중, 예원학교 강사를 역임하고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와 원주시향 객원수석 및 코리아솔로이츠오케스트라와 대명페스티발오케스트라 수석 그리고 카이로스 앙상블, 앙상블 에클라, 윤이상 앙상블의 객원단원을 역임한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은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 열정을 쏟을 뿐 아니라 앙상블 예무스 멤버, 유나이티드오케스트라 객원수석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청중과의 음악적 소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뷰티플마인드 아카데미에서 장애아이들을 가르치며 재능기부를 몸소 실천함으로써 한국장애인문화협회로부터 지도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지평을 넓혀온 바이올리니스트 박소영이 들려줄, 다양하고 풍부한 바이올린 소리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0년 11월 28일 (토)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박소영 바이올린 독주회


일반석 20,000원

약 9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영음예술기획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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