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 잘될거야! YAASSSSSS! - 페뷸러스 [영화]

영화 <페뷸러스>를 보고
글 입력 2020.10.1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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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나’를 표현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게 발전되어 왔다. 나의 시절을 생각해보면 싸이월드를 거쳐 페이스북, 트위터, 지금의 인스타그램으로 진화했고, 그 중심에는 인플루언서라 일컬어지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일반인들이 존재한다.

 

수천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는 여러 협찬광고를 통해 수입을 벌어들이고, 그와 연결된 여러 카테고리. 이를테면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한 패션잡화 제품 판매, 뷰티 제품등 다양한 쇼핑품목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일반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고,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 영화도 요즘의 시대를 반영한 인플루언서에 관한 이야기이다. 더 집약하자면 인플루언서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라 설명하고 싶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그를 친구로 둔 작가지망생, 그녀의 룸메이트로 이루어진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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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남부러울 것 없는 유명 인플루언서이자 유투버인 ‘클라라’는 SNS에 올릴 단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수백 장의 사진을 찍고, 자연스러운 보정 스킬을 보유하는 건 기본이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선 뻔뻔함은 필수고, 친구에 대한 배려는 없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넘쳐나는 협찬과 광고는 그녀가 SNS를 끊을 수 없게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런 그녀를 우연한 기회에 친구로 만나게 된 작가지망생 ‘로리’. 그녀는 2만 팔로워를 달성해야만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팔로워를 얻기위해 ‘클라라’를 따라 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글을 쓰기 위해 시작했던 인플루언서 따라 하기는 그녀의 평범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게 되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시작한다.

 

무엇을 위해 시작했는지조차 점점 무의미해져 간다. 그런 그녀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페미니스트 룸메 ’엘리’는 유명인플루언서 ‘클라라’를 처음엔 혐오하지만 순식간에 깨어져버린 일상에 무너지려 하는 그녀를 위로한다. 한편, 처음의 '클라라'와 다를 것 없이 변질되버린 ‘로리’를 지켜 보며 그녀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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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 또한, 인간의 외로움에 관한 것이다.

 

남부러울 것 없었던 인플루언서 ’클라라’는 자신보다 유명해진 ’로리’로 인해 협찬과 광고도 끊기게 되고, 일순간 실직자와도 같은 상황을 맞게 된다. 높은 위치에 있을 때, 친구에 대한 배려가 눈곱만치라도 있었다면, 내 생각에 ‘로리’는 그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 같다.

 

자신에게 쥐어진 것이 많을 때는 모른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행동하고 후회한다. 어리석게도 말이다. ‘로리’는 어느새 ‘클라라’의 인기를 역전한다. 그토록 되고 싶던 작가가 되기 위해 무모한 일을 하며 2만 팔로워를 모으고, 자신에게 유명인플루언서가 되는 법을 알려준 ‘클라라’를 밀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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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연예인과의 스캔들은 실제 연애가 되고 평범한 대학생이었을 땐, 경험하지 못했던 화려한 삶을 단시간 내에 살게 된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원하지도 않았던 협찬과 광고가 즐비하다. 더이상 인플루언서 '클라라'가 부럽지 않다. 모두가 '내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 그녀인데, 그토록 부러워했던 또 다른 ‘클라라’가 되었음에도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외롭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연인에게 상처를 줘버렸다. 결국, 인플루언서로서 사귀었던 유명연예인에게 자신이 연인에게 내뱉었던 말과 똑같은 말로 실연을 당하고, 영원할 줄만 알았던 인플루언서의 삶도 일순간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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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돌리고 싶다. 평범했던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화려하진 않지만, 사소하고 섬세했던 연인의 손길이 그립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립다. 조건 없이 자신을 응원해줬던 ‘엘리’의 무미건조한 응원의 한마디도 그립다. 음악을 전공하는 그녀에게 의욕 없는 백수라고 나쁜 말을 퍼부었던 자신이 한심스럽다.

 

새침하고 밉살스러웠던 ‘클라라’가 잘 지내는지도 걱정이다. 예전으로 다시 되돌리고 싶다. 아무도 자신의 일상을 몰랐던 예전으로, 그저 평범했던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모든 게 엉망이 되었을 때, 그녀는 다시 무엇이 소중하고 옳은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그녀들 ‘클라라’와 ‘엘리’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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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뚝뚝하고 괴팍한듯하지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엘리’는 그녀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위로가 필요한 친구에게 스스럼없이 위로를 건넨다. "내가 좋아하는 ‘너 자신’을 스스로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을 무심히 툭 건넨다.

 

결국 이들은 각자 스스로 쳐 놓은 장애물과 상처를 서로가 보듬고 껴안으며 극복해간다. 석양이 지는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그녀들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말을 외친다.

 

‘다 잘될거야! YAASSSS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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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가 죽을 때까지 늘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가장 소중한 것을 곁에 있을 때는 간과하고 놓치는 것이 아닐까. 이 영화에서도 ‘로리’는 거짓말 같던 모든 순간이 꿈처럼 헝클어졌을 때, 비로소 예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남자에게 다가가 아무도 모르던 평범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매달린다. 그토록 자신이 꿈꾸었던 인플루언서의 삶이었을 텐데, 생각보다 그리 행복하지 않은 순간들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비단, 그녀만의 생각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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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뒤, 형용할 수 없는 허탈함에 번 아웃이 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려 오곤 한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삶에도 가려진 고통과 슬픔 역시 존재한다.

 

아무리 나쁜 삶인 듯해도 그 안에는 세세한 유희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 각자의 삶에는 각각의 이유 있는 삶이 그려져 나갈 것이고, 타인으로 말미암은 외로움이든, 혼자만의 외로움이든 그 또한, 사람으로 치유되고 위로받는다.


‘페뷸러스’는 그러한 과정을 과하지 않게 잘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진정한 우정을 찾아간다는 것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같은 선상에 놓고 표현한 것이 다른 여타 영화와의 큰 차이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내 일상을 풍요롭게 꾸려나갈 수 있는 나의 일이 있고, 내 일터가 있다는 것에 순간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지치더라도, 그러한 순간들은 누구나가 다 있게 마련이니까. 계속되는 내 삶이기에, 나 역시 그녀들처럼 외치고 싶다.

 

‘다 잘될거야! YAASSSSSS!’

 

 


 

 

페뷸러스
- 2020 어썸 우먼 무비 -
  
 
감독 : 멜라니 샤르본느
 

출연

줄리엣 고셀린

노에미 오파렐

모우니아 자흐잠

 

장르 : 코미디
 
개봉
2020년 11월 05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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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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