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언어] 사랑에 대한 예의
글 입력 2020.09.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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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키스가 오직 순도 높은 사랑 속에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그 안에 미움, 거짓, 기만, 욕구 혹은 비겁함 같은
불순물이 다소 섞여 있어도
그 순간을 아름다움으로 간추려 기억하는 것은
온전한 이별을 하는 데에 중요하고도 필요한 작업이야.
그저 아름다움을 흉내 냈을 뿐이더라도
기억을 편집하는 거지.
자르고 지우고 강조하고 잊고, 그렇게.
다시 돌아가도, 나는 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너는 충분히 사랑스러웠으며,
너를 사랑했던 나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서.
이게 나와 너에 대한 예의라는
진부한 얘기를 하려는 거야.
그리고 우리가 선택했던 그 사랑에 대한 예의.
결과가 고작 이거냐며 허무해할 필요 없어.
분명 우린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했을 테니까.
[장의신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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