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정으로 예술 읽기 - 예술적 감정조절

감정을 분석해보고 싶다면.
글 입력 2020.09.09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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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어느 순간 울적하다가도 신나는 노래를 한 번 들으면 기분이 붕 뜨곤한다. 그 찰나의 감정을 붙잡고 살펴봐야 하는 걸까? 의문이든다. 감정이란 그 순간에 대한 일시적인 감상 혹은 자기표현일 뿐 어떤 행동이 요인이 된다거나 나를 변화시키는 큰 동력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예술적 감정조절>의 작가가 감정을 내세웠을 때 처음부터 쉽게 동의하긴 어려웠다. 작가가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 감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글을 읽고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감정은 사람으로 살면서 어떻게든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존재. 같이 살아야하는 것,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까? 작가는 이런 생각으로 감정을 따로 떼어내 하나씩 분석하기 시작했을 것 같다. 그 결과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점수를 매길 수 있다. <예술적 감정조절>의 저자가 제시하는 바로는 그렇다.

 

 
감정은 사람에게 여러모로 필요하다. 문제적이라고만 타박해서는 도무지 길이 없다. 오히려, 고유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효과적인 측면에 주목해서 이를 긍정하고 슬기롭게 활용하는 절대무공의 경지에 오르자. 예컨대, 감정을 잘 다룰 줄만 안다면, 이는 그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반려자이다. 삶의 의미 한 번 진하게맛보도록 도와주는. 즉, 감정은 적이 아니라 동지다. 그리고 서로 간에는 ‘협업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함께 추는 춤, 기왕이면 아름답게.
 

 

출판사 박영사가 만든 콘텐츠를 보다가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한 책이다. 그 콘텐츠는 작가의 다른 책인 <예술적 얼굴책>에 대한 것이었지만, 같은 맥락으로 쓰일 수 있을 것 같아 참고했다.

 

‘얼굴로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이 궁금한 분, 순수미술, 디자인, 사진, 패션, 문학, 만화,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 문화를 즐기는 분, 미용, 관상, 성형 등 얼굴 전반에 관심있는 분, 전통음양사상과 현대인문학의 융합에 주목하는 분. 이런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감정 분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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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음양이 주축이 되는 표를 만들었다. 음기와 양기로 상대적인 감정들을 구분한다. 음양은열column으로. 형태,상태, 방향, 수식은 행row으로 나타난다. 책의 앞 부분에서는 이 표에 대한 설명이 주가 된다. 왜 이런 구분이 필요한지, 이에 따라 감정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실제편인 ‘예술작품에 드러난 감정 이야기’로 본격적으로 분석이 시작된다. 감정이 대비되는 두 작품을 끌어온다. 참기 힘든 마음과 생각에 잠든 마음, 평온한 마음과 무너진 마음으로 작품의 주가 되는 감정이 소제목으로 온다. 그 작품과 작가에 대한 배경설명, 그 다음엔 그 작품에 나타난 감정을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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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힘든 마음’이라고 이름 붙인 일리야 레핀의 프세볼로트 가르신에 대한 내용이다. 작품 속 인물인 프세볼로트 가르신은 반전주의자로서 평화를 꿈꾸고 아름 다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며, 사회악에 대항하다 번민을 거듭하는 사람들의 인생역정에 주목했다.

 

아버지와 형제를 자살로 잃었으며 그 또한 정신병을 앓다가 자살을 시도했고 자살시도로 인한 부상으로 앓다가 요절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기운 빼는 걱정, 앞날에 대한 두려움, 끊임없는 고민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음기가 강한 작품이며 감정이 얽히고 설켜있다.


 

 

작품에서 감정을 읽어낸 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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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킨 소로야, 목욕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낼 때였던가. 국립미술관에 간 나는 기획전으로 호야킨 소로야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도시 발렌시아 태생의 작가라고 한다. 바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 도시의 바다를 주로 그렸던 사람이다. 바다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치마 자락을 휘날리며 걷는 여인들, 웃는 얼굴 등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나도 그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내가 가본 적이 있는 바다인데도 불구하고 그 그림의 바다를 보고 있으면 실제로 바다를 볼 때의 감상과는 조금 달랐다. 그 작품에 담긴 감정이 나한테도 넘어온 걸까. 동네 사람들을 그렇게 따뜻한 색채로 담던 호야킨 소로야의 감정이?  그의 그림을 접하고 난 뒤에는 그 바다가 조금씩 다르게 보였다. 감정이 옮았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참 흥미로운 접근법이다 싶다.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바라보는지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예술 작품을 보는 데에 이런 방식도 있구나 배우기에 적합하다. 다만 이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게 조금 버겁다. 낯선 용어와 작가의 분류 방식이 새로운 만큼 학습하는 데에 서두르지 말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임하고 있는 작가의 이력이 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작가의 말투가 생생히 담겨있는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지금 수업을 듣고 있는 건지, 책을 읽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예술작품을 감정이라는 관점으로 살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단순히 하나의 발견으로 추측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지침을 따라 감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작품 속 인물, 작품에 담긴 창작자의 감정을 좇다보면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내 표정과 얼굴에서도 감정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순간의 감정이라 치부하지 않고 그 행적을, 왜 이런 감정이 나타났는지 파헤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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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정조절
-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


지은이 : 임상빈

출판사 : 박영사

분야
예술일반

규격
153*225

쪽 수 : 512쪽

발행일
2020년 07월 30일

정가 : 24,000원

ISBN
979-11-303-1056-5 (03600)
 
 
[우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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