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코로나 시대, 문자매체의 위치를 찾아서 - 출판저널 518호

글 입력 2020.08.1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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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여러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집콕’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타인과 만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당연히 독서 문화 역시 부흥할 거라 예상했다. 모두의 삶에 잃어버린 일상만큼의 공백이 생겼고, 그 공백을 채워 넣기에 독서는 아주 매력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문자매체의 입지는 이미 많이 좁아진 후였고, 독서보다 매력적인 활동은 수두룩했다. 사람들은 집에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시청했고, 도서관마저 문을 닫자, 독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취미가 되었다. 코로나는 독서 문화의 부흥이 아닌, 독서량의 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출판저널 518호>는 ‘코로나 시대, 일상의 변화와 사유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코로나 시대의 독서 문화를 다룬다. 가장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는 취미가 독서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 시기의 독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품고 있었다. 학교와 도서관에 모든 독서 활동을 의존했던 학생들은 독서의 기회를 잃었으며, 동네 서점엔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물론,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읽기 아주 좋은 시기일 수 있다. 책을 배송하거나 전자책 서비스를 이용하여 책을 읽을 수 있고, 오히려 시간이 늘어 다독마저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간다는 것이다. 문자매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읽는 사람만 더 많이 읽는, 독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문우당서점 현재 매장.jpg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영상매체와 사진매체에 강한 의존도를 보인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영상으로 제작되고, 소셜 미디어 맞춤형 크기의 카드뉴스로 만들어지며, 더 이상 긴 글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숙제할 때도 요즘은 ‘지식인’보다 ‘유튜브’를 많이 본다고 한다. 책을 포함한 문자매체들이 점점 밀려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집중해서 문자를 읽어 내려가며, 상상하고 사고하는 일이 더는 일상이 아닌, 공들여서 해야 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취미를 적어 오라고 하면, 사실이든 아니든 “독서”라고 적어 오는 학생이 절반이 넘었지만, 이제는 “독서” 그 자체가 너무 희귀해진 느낌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책 페이지를 찍어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 하는 것이 유행하면서, 책을 구매하거나 선물하는 경우는 늘었지만, 대부분 흔히 “감성 에세이”라 불리는 책들이다.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으며,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책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질 뿐이다. 당연히 출판계도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예쁜 표지의 감성적인 책을 출판하고 홍보하는 일이 늘었고, 지금도 베스트 셀러에는 이러한 책들이 줄을 서고 있다.

 

물론, 에세이집의 유행 역시도 독서 문화 부흥의 시초가 될 수 있지만, 문자매체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텍스트의 가치는 업로드 하기 “좋은 글귀”에만 있지 않다. 도서 문화는 문자가 생겨 난 시점부터 존재해 왔으며, 소수의 문화로 전락하기엔 너무도 깊은, 시대를 아우르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출판저널 518호 평면표지.jpg

 

 

이렇게 독서가 소수의 문화가 되는 동안에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책을 출판하고 서점을 운영해온 소중한 출판계 대표들을 <출판저널 518호>에서 만날 수 있었다. 출판에 대한 애정과 독자들에 대한 사랑으로 그 위치를 지켜온 사람들을 보며, 나는 또다시 독서 문화의 부흥을 꿈꾸었다.

 

이현화 ‘혜화1117’ 대표는 “출판은 결국 읽는 자를 위한 행위라는 자명한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라며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독서를 권장했다. 문화예술은 향유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자리에 설 수 있고, 계속해 생산될 수 있다. 읽는 사람이 없다면, 출판은 그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출판저널 518호>를 읽으며 어딘가의 독자들을 위해 책을 출판하는 사람들의 진심 어린 애정을 느꼈다. 코로나 시대에서 점점 더 비좁아지는 입지 속에서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도서를 빚어내는 그들의 모습은 결코 절망적이지만은 않았다.

 

*

 

코로나는 출판계를 포함한 모든 문화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출판계 역시 그 계기의 갈림길에 서 있고, 계속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전자책은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지만, 완전한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도서의 촉감을 사랑한다. ‘온라인 상영회’가 공연계의 해답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전자책을 포함한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대안과 혁신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출판저널>의 역할이 매우 크다. 출판계와 도서 문화의 이야기, 그 안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은 분명 그 씨앗이 될 것이다. 누군가의 독서를 위해 고민하는 일은 독서와 출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숙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이들이 <출판저널>과 함께하길 바란다.

 

나는 먼 훗날 더욱 자극적인 것들이 유행하고 소음이 많아진 세상이 와도, 항상 같은 자리에서 담담히 우리를 위로해줄 수 있는 건 문자매체일 것이라 믿는다. 결국 코로나 시대가 지나 또 다른 세상이 올 테고, 언젠간 다 같이 문자의 향을 나누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출판저널 518호

- 2020년 7+8호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mm


쪽 수 : 224쪽


발행일

2020년 07월 10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최은희.jpg

 

 



[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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