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글 입력 2020.08.0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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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뮤즈를 만나는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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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의 겨울여행이 지루하다 싶으면, 말러와 짧은 봄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겠다" 클래식 에세이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의 1장 희망의 머릿글에 쓰인 글인데요, 저자와의 음악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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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정동 작가가 수십 년간 수천 장의 LP 음반을 모으면서 음악을 즐긴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 하겠습니다. 저자는 그 시간들을 "음악의 여신 뮤즈를 만난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그 순간들을 서정적이면서도 담백하고 위트 있는 에세이로 담아내고 있었는데요, 자칫 멀게 느껴질수 있는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괜찮아'라는 표제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더욱이 진솔하게 그는 처음부터 음악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고 일반인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오히려 어린 시절의 음악은 당혹스러운 세계였고 특히 학창 시절 배운 음악 이론은 그를 부담스럽게만 했다며... 하지만 그는 음악이 이론이 아닌 '느끼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음악이 아름답고 즐겁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고 이때가 음악의 여신 뮤즈(Muse)가 찾아온 순간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바흐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 정통 클래식 작곡가들은 물론이고, 몇 백 년 후 '제2의 베토벤'으로 불릴 현대 작곡가와 지휘자, 연주자까지 망라하고 있습니다. 「화양연화」, 「붉은 돼지」등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터 션샤인」의 OST로 쓰인 뉴에이지, 샹송, 올드 팝도 함께!

 

또한 작가는 클래식을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예술'이라고 정의했는데요, 클래식을 많이 듣지만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에 갇혀 있지는 않으며, 송창식, 빌 에번스, 국악 또한 클래식에 포함된다는 부분에서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는데요, 음악은 생각과 말과 행동과 얼굴을 조금씩 바꿔놓으며 그것은 마치 대자연 속에서 심신이 맑아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음악에 대한 작가만의 정의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클래식의 틀을 넓히고 다양화하며 자신만의 클래식 목록을 만들어가는 중인 저자 최정동 작가! 그가 사랑하는 음악과 그 음악이 함께했던 순간들을 희망과 열정, 사랑과 우정이라는 대주제로 써내려 간 이 글을 따라가다보면 부분부분 누군가의 추억들과 만나는 지점이 있겠는데요, 음악이 시대를 아울러 선사하는 즐거움이겠지요.

 

자신이 밟아온 길들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자신이 영향을 받은 작품에 대해 소개하며 곡마다 음악의 QR코드를 삽입해 입체적 독서가 가능하였는데요, 그래서인지 마치 저자와 음악을 들으며 함께 대화를 나누는 동시성의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간간히 작가가 찍은 풍경 사진은 공간의 확장시켰고,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음악의 이해를 몇배의 감동으로 승화시켜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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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클래식을 들으며 같은 감동을 추억하기도 하고, 베토벤에게 '단 하나의 연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사랑했던 사람, 요제피네이야기, 글렌굴드와 토론토 이튼홀의 CD318 이야기, 파주 헤이리의 카메라타의 음반이아기 등의 에피소드가 주는 재미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아마도 이 책이 가진 힘은 긴 세월의 기록들이 주는 행복한 추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창시절 좋아하던 송창식님의 기억에 남는 가사글을 공유해봅니다.


 

 

송창식, <밤눈>


한밤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감고 귀기울이면

까마득히 먼데서 눈맞는 소리

흰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수록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한 발짝 두 발짝 멀리도 왔네


- 송창식, <밤눈> 중에서

 

 

 

무던히 살다가 문득 돌아보면 한발짝 두발짝 걸어온 삶의 여정이 멀리도 가있겠지요. 누구나 지치고 분주한 일상이지만 짧은 그 날의 에피소드와 떠오르는 음악과 함께 나만의 음악 에세이도 쌓여 가는건 어떨까요?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 음악의 여신 뮤즈가 내게 온 순간들 -


지은이 

최정동


출판사 

한길사


규 격

148*210mm 반양장


쪽 수 

352쪽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정가 

19,000원


ISBN

978-89-356-6339-2 (03670)



[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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