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번 여름 휴가는 집으로 갑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07.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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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기 며칠 전, 새로운 다이어리를 펼치곤 한다.

 

단정한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하는 나만의 의식이다. 새 다이어리는 한번도 펼쳐본 적이 없어서, 안정적으로 펼쳐놓기 힘들다. 이럴 땐 첫 장을 피고 손바닥으로 책등을 한번 꾹 민다.

 

2019년의 연말에도 어김없이 새 다이어리와 만남을 가졌다. 끄트머리가 많이 헤진 2019년의 다이어리를 토닥여 보내고 난 뒤 2020년을 맞이했다. 2020. 특별한 숫자만큼이나 놀라운 한 해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올해의 반 이상을 보낸 현재, 2020년은 다른 의미로 특별하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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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의 폐 깊숙이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금 문장을 완료형으로 쓸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임이 확실하다. 최소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그럴 것이다.

 

백신이 개발될 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불편하고 낯선 생활에 적응해간다.

 

가장 큰 변화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 여름 휴가로 해외여행을 가던 작년의 우리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대신 우리는 집에서 휴가를 보낸다. '홈캉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마냥 따분한 일로 생각할 건 없다. 우리는 밀레니엄 세대 아닌가. 새로운 기술 습득에 능통한 우리 세대가 홈캉스를 즐기는 방법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플레이리스트로 기분 내기


 

'떼껄룩', 'thanks for coming' 같은 유튜버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들은 컨셉이나 테마에 맞는 곡들을 모아서, 유튜브에 센스 있는 제목을 단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업로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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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어 '넷플릭스 하이틴 드라마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팝송 모음' 이라는 제목을 누르면, 밝고 경쾌하며 코러스 하모니를 통해 발랄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노래들이 재생되고, '청량한 여름 노래 모음'을 클릭하면 여름 밤이 떠오르는 씨티팝이 흘러나오는 식이다.

 

하이틴이면 하이틴, 여름이면 여름. 이들은 확실하고 또렷한 컨셉으로 많은 이들의 좋아요를 받을 수 있었다. 뚜렷한 컨셉의 플레이리스트는 단순 음악뿐만 아니라 'ASMR Ambience' 분야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ASMR Ambience 란 일상생활 속 주변환경 소리라는 뜻인데, 실제 상황같은 생생함이 특징이다.

 

기내 ASMR Ambience 를 검색하면 실제로 비행기가 뜰 때의 기분을 체험할 수 있다. 영상 안에 승무원이 기내 방송하는 목소리, 이륙할 때 나는 엔진 소리 들을 모두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왓챠로 영화보기


 

색다른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싶으나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는 않을 때, 우리는 영화를 택한다.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커피 두 세 잔의 가격으로 한달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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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훌륭한 가격과 품질, 서비스로 인해 미디어 산업에서 본인들의 파이를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대표적인 분야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 신규 가입자가 천만명에 육박하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고 한다.

 

 

 

주거 공간 꾸미기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르는 절대적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 대한 개념도 조금씩 바뀌어 간다. 예전의 집은 휴식의 목적이 컸다면, 코로나 이후로는 나의 취향을 반영한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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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커스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요즘 사람들은 집에 PC방, 헬스장 같은 테마를 가진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앞에서 언급했던 음악 및 영화와, 사람들의 니즈를 연결해보면 앞으로는 영화보거나 음악을 듣기 위해 집 안에 아지트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늘 것이다.

 

*


우리의 홈캉스는 장소만 집이지, 야외에서 하고 싶은 활동들을 집안에서 즐기며 대리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카페 대신 빈티지 조명과 테이블 보, 레트로 유리잔 등의 여러 인테리어 소품들을 놓고 홈카페를 즐긴다. 진정한 카페라면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유튜브에 들어가 '카페 ASMR Ambience'를 틀어 사람들이 작게 대화하는 소리, 발자국 소리, 잔잔한 재즈들을 커피와 함께 음미한다.

 

커피를 다 마시자 영화가 보고 싶어져, 빔프로젝터를 키고 영화를 고른다. 이것이 2020년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휴가를 떠나는 방식이다.

 


[최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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