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잠깐만, 제 마임에 집중해주시겠어요? - 연극 '잠깐만' [공연]

마임에 관한 고찰
글 입력 2020.07.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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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물감이

내 삶의 캔버스에 번지는 시간

 

몸으로 그려낸 명화 이야기

마임공작소 판의 <잠깐만>

 

 

 

마임이란?


 

마임의 어원은 그리스어 ‘mimos(흉내내다)’에서 유래됐으며,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뜻한다. 대개 무언극의 연기를 마임이라 칭한다.

 

내게 마임이란 단지 “우와!”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에 불과했다. 왜냐면 이를 서커스 광대 분장을 한 사람이 지나치는 행인들을 놀라게 하는 영상으로밖에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이러한 이유로 마임 하면 우스꽝스러운 ‘클라운 마임’을 떠올린다.

 

그러나 마임은 사실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앞서 말한 기원전 5세기에 발생한 대화가 포함된 클라운 마임(사실적 광대극)과 현재 일반적인 대화가 없는 마임으로 말이다. 연극 <잠깐만>은 이 두 가지 형태가 모두 나타나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극을 끌고 간다.

 

1년 전쯤, 무언극 연기를 한 적이 있다. 연기라 부르기도 모호할 정도로 짧은 분량이었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몇 차례나 공연했었기에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내가 맡았던 역할은 주인공의 여자친구로 자기가 잘난 맛에 살면서 웬만한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주인공을 만나면서 그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었다.

 

이 과정을 압축해서 전달하려니 연기를 해 본 경험이 없는 나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말을 안 하면 더 쉬울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정말 오산이다. 몸짓만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감정을 끌어올리기도 힘들어서 굉장한 연기력을 요구했다.

 

이렇게나 어렵게 느껴졌던 마임이 미술과 만나 대한민국 최정상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손으로 그려진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마임 공작소 판의 배우들은 나와 달리 전문가이기에 그야말로 수준 높은 마임을 선사해 줄 것이다. 여러 명화 작품을 놓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어떻게 표현해 낼지 벌써 기대가 된다.

 

이러한 신선하고 파격적인 연출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어 기쁠 따름이다.

 

 

 

<잠깐만>은 어떤 연극인가?


  

잠깐만 공연 사진 (2).jpg

 

 

연극 <잠깐만>은 열정은 가득하나 실수투성이인 단장, 투정을 부려도 작품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단원들로 이뤄진 길거리 유랑극단의 여정을 다룬 넌버벌(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해 이야기를 꾸미는 일련의 무대 콘텐츠) 마임 극이라고 한다.

 

이는 유명 화가인 모네, 뭉크, 고흐 등의 작품과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짐노페디’, ‘운명’과 같은 곡들로 구성되어있다. 대중적으로 친숙한 고전과 고전의 만남을 활용하여 마임과 가까워지게 하려는 게 목적인 것 같은데 사실 고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이 공연을 본다면 더욱 난해함을 느낄 것 같기도 하다. 마임 자체가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있기도 하니 말이다.

 

또 관객 참여 연극으로써 관객들이 배우들과 같이 명화를 완성해 나간다. 뭉크의 ‘절규’에서 표정 연기를 선보이는 등 말이다. 오늘날 대다수 연극이 관객 참여로 진행되지 않는가. 관객이 작품에 참여함으로써 같이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건 다수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온다. 일회성이 강한 연극임에도 더욱더 깊은 인상을 남기고 말이다.

 

그것도 오로지 자신의 몸짓과 표정만으로 관객들 앞에서 연기를 펼친다면, 비록 낯설어도 신선했던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잠깐만 공연 사진 (7).jpg

 

 

가장 눈길을 끈 점은 배우의 몸짓으로 실제 예술가의 삶과 시대적 배경까지 같이 나타낸다는 것이다. 관객은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원작을 되돌아봄으로써 그 작품을 만든 사람과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그 자체로 다가갈 수 없는 듯한 아우라가 있다. 그러한 작품을 원본이 아닌 것으로 가져온다면, 당연히 그 아우라는 사라질 것이다. 그 대신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작품이 자신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오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었기에 이 명화는 어떻게, 또 이 음악은 어떻게 표현할까를 계속 기대하며 보면 공연을 2배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진정한 ‘관객 참여’란 이런 게 아닐까? 배우만이 아니라 관객도 적극적인 자세로 공연에 참여하는 것 말이다.

 

마임과 미술, 그 조화가 과연 어떨지. 그들의 표현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에 집중하며 감상해야겠다. 더불어 적극적인 관객으로서 연극에 참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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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웃음을 자아내는 그림이야기


일자 : 2020.07.29 ~ 2020.08.02

시간
평일 8시
주말 5시

장소 : 알과핵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20,000원

  

제작

마임공작소 판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6세 이상

공연시간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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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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