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랑스 로맨틱 음악의 향연 [공연]

글 입력 2020.05.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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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일 롯데콘서트홀 (1417).jpg

 

 

 

가브리엘 포레, 파반느 올림 바단조, 50번


 

태교 음악으로도 유명한 곡이다. 한 번 들으면 ‘아, 이 곡이구나.’ 하는 곡.

 

이 곡은 포레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지위를 갖추기 시작한 1887년에 작곡한 곡이다. 궁정 무곡 중 한 장르인데 느린 2박 계통의 차분함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공작의 우아한 동작을 흉내 낸 곡으로, 템포가 느려 고독하고 슬픈 감정을 많이 담아내었고 전반적으로 쉬운 화성 위에 아름다운 노래가 우아하게 흐른다. 첫 곡부터 친근하고, 서정적인 노래가 흘러나와 서울로 올라오며 느낀 고단함을 풀 수 있었다.


 

 

카미유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 바장조, 103번 “이집트”



‘프랑스의 모차르트’, ‘프랑스의 베토벤’으로 불리는 카미유 생상스의 협주곡 5번에는, ‘이집트적인’이라는 부제도 붙어있는데 고고학, 천문학, 사후세계를 연구하고, 1896년 이집트 룩소르에서 그가 경험한 아름다운 정취와 날들의 기억을 표현했다. 이집트를 향해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항해를 묘사한 이 곡은 박종해 피아니스트가 함께했다.


슬프면서도 박종해 피아니스트의 열정적인 연주가 돋보였다. 2악장에서는 나일강의 개구리와 귀뚜라미를 묘사한 부분이 있다. 귀여움과 발랄함이 느껴졌고, 3악장은 점차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고 후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앙코르곡으로 ‘굴다, 플레이 피아노 플레이 6번’이 이어졌는데, 벌 떼들의 모험 같기도 한, 멋진 곡을 선물 받았다.


관객을 향해, 오케스트라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피아노에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터벅터벅 걸어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박종해 피아니스트의 멋있음과 대단함을 느꼈다.


 

 

가브리엘 포레, 진혼곡 라단조 48번



진혼곡은 죽은 자의 공덕을 채우기 위해 신에게 간청하는 산 자들의 기도이다.


포레 본인의 장례식장에서도 울려 퍼진 이 곡은, 죽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이야말로 천박한 태도라 믿고 존엄한 자로서 품위를 지켜 영원한 안식을 겸허한 행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철학이 기저에 깔려있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보다는 마침내 되찾게 되는 안식과 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평안함과 따뜻함이 분위기를 이룬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다운 교류’가 끊어지고 경제적으로 암울한 어지러운 시대에, 그러한 좌절마저도 초연히 바라볼 수 있을 소중한 가치와 품격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예술감독 함신익과 심포니 송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영광의 왕이여! 구원하소서,

모든 죽은 신실한 영혼들을

저세상의 고통으로부터

저 심연의 곳으로부터

어둠 속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봉헌 송가 中)



국립합창단과 흰 드레스가 인상적이었던 소프라노 양지영, 바리톤 공병우가 함께한 2부는 풍성함과 신성함으로 가득 찼다. 입당 송과 키리에, 봉헌 송가, 거룩하시다, 자비로운 예수, 하느님의 어린양, 나를 구원하여 주소서, 낙원에서 등 6곡이 오르간과 트럼펫, 하프 등과 함께했고, 평안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멋진 지휘와 함께 맡은 곳에서 성실히 연주하고, 악기로 마음을 깊이 담아낸 단원들의 합은 120분을 꽉 채워주었다. 좌석을 듬성듬성 배치한 세세함에 놀랐고, 코로나를 함께 이겨내고자 한 메시지에 감동했다.


생동감과 감동적인 오케스트라를 선물 받은 듯하다. 2020년, 국내외적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어내고 있다. 어서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며, 함께 이겨내 평화로운 날이 또 하나의 선물처럼 찾아오기를 고대한다.

 

 

연주사진 (2).jpg

 

 

0527마스터즈시리즈 포스터.jpg

 

 

[서휘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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