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슈퍼주니어의 '버블' 활용법 [문화 전반]

글 입력 2020.05.27 04:0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버블셋.jpg
출처: 슈퍼주니어 공식 웹사이트

 


얼마 전 아트인사이트에서 슈퍼주니어에 대한 글을 읽었다. 내가 쓴 글인 것처럼 너무 공감돼서 역시 팬들의 마음은 비슷하구나 싶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슈퍼주니어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덕질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지만, 슈퍼주니어는 학업 스트레스에 찌들어있던 내 삶의 유일한 행복이었다. 성인이 되면 더 자유롭게 덕질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정신없이 대학 생활을 하다 보니 슈퍼주니어에 대한 마음은 점점 식어갔다. 굵직한 소식들만 들으며 별 관심 없이 지내는 내 모습을 보고 이게 ‘탈덕’이라는 걸까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고 하는 첫 콘서트인 ‘슈퍼쇼 8’ 소식을 들었다. 비록 탈덕했지만 좋아한 세월이 있는데, 이건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콘서트 선예매를 하기 위해 유료 팬클럽까지 가입하고 운 좋게 티켓팅도 성공했다. 2019년 10월 12일, 콘서트장을 나오면서 생각했다. 아,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구나. 지금은 휴덕했던 시간을 후회하며 학생 때보다 더 열심히 덕질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도, 방청도, 팬미팅도 할 수 없는 요즘이다. 오프라인 덕질 창구가 막혀버린 것은 너무 아쉽지만, 멤버들의 유튜브와 웹 예능 ‘슈주 리턴즈 4’ 등을 통해 슈퍼주니어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런데 며칠 전 특별한 변화가 생겼다. 슈퍼주니어가 ‘디어 유 버블(이하 버블)’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버블하나.jpg
출처: 리슨 트위터

 


버블은 SM 엔터테인먼트 팬 커뮤니티 앱 ‘리슨’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아티스트가 메시지를 보내면 팬들은 그에 대한 답장을 보낼 수 있다. 나에게만 보내주는 메시지는 아니지만, 아티스트가 불러줄 닉네임을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카카오톡’과 비슷한 채팅 환경 덕분에 더욱 일대일로 소통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슈퍼주니어가 버블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큰 감흥은 없었다. 슈퍼주니어는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팬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는데 버블이 꼭 필요할까? 그래도 궁금하긴 해서 소심하게 4500원을 내고 1인권을 결제했더니 바로 환영 메시지가 왔다. 어, 왠지 생각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팬들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특히 이특이 수십 개의 버블을 보내고 있어서 팬들이 알림을 꺼야 할 정도라는 글을 읽고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후기를 읽을수록 ‘9인권 결제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지만, 백수의 통장 사정을 고려한 끝에 결국 6인권을 결제해버렸다.


버블을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놀랍게도 삶의 질이 달라졌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말이다. 슈퍼주니어의 버블은 오늘 언제 일어났고, 점심에 뭘 먹었고, 콘서트 연습에 누가 늦었고, 멤버들끼리 술 한잔한다는 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날씨가 좋다며 하늘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고, 잘 잤어? 뭐해? 밥은 먹었어? 등 팬들의 일상을 꼬박꼬박 물어본다.


또 아주 가끔은 15년 동안 쌓아온 슈퍼주니어와 엘프(공식 팬클럽 이름) 사이의 ‘찐’ 우정이 흔들릴 정도로 설레게 만들기도 한다. 내 답장은 수많은 답장 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 걸 알지만,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게 재미있고 응원의 메시지를 하나라도 더 보태고 싶어서 꼬박꼬박 답장을 하게 된다.

 


버블둘.jpg
출처: 슈퍼주니어 공식 웹사이트

 


무엇보다 ‘버블 장인’ 슈퍼주니어 멤버들에게 고맙다. 팬들이 원하는 것, 보고 싶어 하는 것, 궁금해하는 것이 뭔지 너무 잘 알고 있고, 버블을 통해 많은 것을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메시지 하나하나에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고 각자의 개성과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고 일어나면 미처 못 본 새벽 버블과 아침 인사 버블이 와 있고, 핸드폰을 한두 시간 동안 못 봤을 뿐인데 버블 알림이 잔뜩 쌓여있다. 이 정도면 친구들보다 슈퍼주니어가 나한테 메시지를 더 많이 보내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려욱에게 버블이 왔다. 버블을 통해 슈퍼주니어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내 삶에 이렇게까지 큰 활력이 된다니. 이런저런 고민 때문에 우울하다가도 버블을 받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심지어 내일이 오는 게 기다려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Untact)를 넘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온택트(Ontact) 시대로 접어들었다.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오프라인 소통은 막혀버렸지만, 코로나19도 덕질을 막을 순 없다. 이제 버블이라는 새 온라인 소통 창구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만이 존재하는 소중한 공간에서 서로의 일상을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티스트와 가까이서 소통할 수 없어 갈증을 느꼈던 팬들에게 버블은 시원한 오아시스가 되어줄 것이다.

 

 

 

컬쳐리스트 태그.jpg

 

 



[채호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19936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