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 힙합에 두둥등장, 머쉬베놈 [음악]

한국 고전 콘텐츠의 가능성
글 입력 2020.05.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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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힙합에 두둥 등장, 머쉬베놈

한국 고전 콘텐츠의 가능성

 

Opinion 민현


 


 


최근 대세로 떠오른 머쉬베놈, 걸쭉한 발음과 언어를 구사하며 인기를 얻은 그는 방송에서 주목받지도, 랩 실력에서도 두각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결승전 무대에 초청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유튜브 업로드 보름 만에 17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인기 게임 결승전 콜라보레이션 무대는 그의 인기를 증명한다. 머쉬베놈이 쇼미더머니로 처음 얼굴을 알렸을 때, 그가 성공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레드오션인 힙합 시장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고전과 전통'을 활용한 '콘텐츠'와 '브랜딩'의 독창성에 있었다.



1. 머쉬베놈 브랜딩


브랜딩의 전권을 기획사에 맡기는 다른 장르의 가수와는 달리, 힙합 아티스트는 스스로 브랜딩하는 경우가 많다. 거의 모든 아티스트 본인 스스로 작사를 하고, 심지어 프로듀싱까지 맡아 자신의 음악과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를 노래에 담아 청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힙합의 브랜딩이며 그렇기 때문에 힙합 가수들에게 철저한 '브랜딩'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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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의 관점에서 머쉬베놈은 약점과 위험 요소가 있었다. 첫 번째로, 레드오션인 힙합 시장에서 신인들의 등용문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결국 머쉬베놈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목으로 대중들의 인기를 얻은 신인들과 불리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했다. 두 번째로, 수용자들에게 피곤함과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익숙한 B급 감성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 콘텐츠와 브랜딩이 효과를 보려면 '마미손'이라는 거대한 캐릭터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만 했다.



2. 한국 고전 콘텐츠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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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서사를 활용한 브랜딩이다. 그리고 현대의 창조적 서사는 사람들이 이질감을 느끼게 하지 않기 위해서 논리성과 개연성을 갖춰야 하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역설적으로 한국 고전 콘텐츠는 이를 갖춘 상태에서 시작하기때문에 가장 창조적인 서사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는 이유 역시, 서사의 완성도를 역사와 대중들의 공감으로부터 확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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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머쉬베놈은 고전과 전통 콘텐츠를 브랜딩에 활용한다. 한국 전통의 이미지를 반전시켜 유쾌한 서사로 전달하여 익숙한 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선글라스와 곰방대, 탈을 쓴 백댄서와 비보잉, 사자성어와 지역 방언을 활용한 라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 ‘김응수’와 한옥에서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은 머쉬베놈의 서사를 강화하고, 한국 고전 콘텐츠를 활용한 캐릭터 브랜딩에 성공한다. 최근 발매한 신곡 '왔다'의 뮤직비디오에서도 트랙터와 비닐하우스 등 농촌의 이미지를 활용하며 캐릭터와 서사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3. 한국 고전 콘텐츠의 무한한 융합 가능성


고전과 전통을 음악 분야에 활용한 머쉬베놈은 한국 고전 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 머쉬베놈은 대중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서사 발전의 근본을 한국의 고전에서 찾았다.


고전 콘텐츠의 장점을 활용하면 익숙함과 공감을 바탕으로 서사를 쉽게 확장시킬 수 있다. 서사의 기반이 약하거나 대중들의 익숙함에서 출발하지 않는 서사는 실행 능력과 그 이상의 근본이 없기 때문에 서사 발전을 꾀하기 힘들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머쉬베놈은 단순한 가수의 성공이 아닌 한국 고전 콘텐츠의 무한한 융합 가능성을 의미한다. 머쉬베놈은 고전 콘텐츠를 활용해 고전 판타지 서사를 만들어 브랜딩했으며, 대중들은 판타지 소설 같은 ‘조선시대 꼰대 래퍼’의 음악에 관심을 기울였다. 고전 판타지를 통해 형성한 서사는 ‘익숙한’ 전통 이미지를 활용하여 ‘트렌디한’ 힙합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주기 충분했다.


앞으로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와 독창성을 확보한 전통 콘텐츠의 새로운 활용을 기대해 본다.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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