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상식을 뒤집는 공간 속으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전시]

글 입력 2020.05.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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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를 처음 접한 것은 미술을 하던 언니를 통해서였다.


언니가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의 작품이라며 보여줬던 <피레네의 성 Le chateau des Pyrenees>(1959년)은 꿈속에서나 보았을 법한 판타지스러운 작품이었다. 신기함과 놀라움으로 마주한 마그리트와의 첫 만남에서 나는 언니가 왜 마그리트를 좋아하는지 단 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마그리트의 예술 세계는 보는 시선에 따라 장난기 넘치는 기발한 작품일 수도 있고, 기이하고 공포스러운 작품일 수도 있다. 나는 언제나 전자의 시선으로 그의 작품을 바라봤다.



골콩드, 1953, 캔버스에 유채.jpg

<골콩드>, 1953, 캔버스에유채, 80.7cm x 100.6cm

©2020C.Herscovici / Artist Rights Society (ARS), New York

 


내가 가장 좋아하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골콩드 Golconde>(1953)다.

 

하늘에서 중절모에 레인 코트 차림의 신사가 비처럼 떨어지는 이 그림을 보자마자 나는 ‘재밌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초능력을 가진 인간의 모습 같기도, 비 오는 날 하늘 가득히 비를 막아주는 우산 같기도 했다. 앞서 말한 <피레네의 성>처럼 꿈속, 상상 속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뚜렷한 의식 속에서 두 눈으로 마주한다는 것이 내게 기분 좋은 충격을 가져왔다.


평소 책을 읽거나, 노래를 듣거나, 전시를 가면 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골콩드>라는 작품을 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해 찾아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이 전쟁 공포를 환기시키는 그림이라도 된단 말인가? 설마 그것은 아닐 테고 네이팜탄 형상으로 표현된 신사들을 자세히 보기를 바란다. 똑같은 의상에 똑같은 포즈를 취한 이 무개성한 개인들의 열거를……. 현대 조직 사회가 박탈한 도시인의 개성은 아닐까? 그것이 네이팜탄처럼 위협적인 것은 아닐까?


중력에 지배당하는 비라면 지면을 향해 떨어지겠지만, 조직에 얽혀 사는 우리의 형편을 반영하듯, 인물들은 허공 위에 불안정하게 붙잡힌 군상으로 표현되었다.


출처 - 네이버 미술백과



위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작품을 들여봤을 때 나는 그제서야 작품의 공포스러움, 불안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재밌었다. 하나의 작품을 보고 전혀 다른 느낌을 얻는 것, 이것이야말로 예술이 가지는 특별함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겨울비>, <인간비>라는 또 다른 이름처럼 비 오는 날의 풍경을 그린만큼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표현했고 위의 글 또한 그 분위기에 걸맞게 암울한 해석을 내놓았지만, 나는 분위기보다는 (내가 상상한) 상황에 집중했다. ‘사람이 하늘에 떠 있는데 진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코트가 날개 역할을 하나? 아니면 모자에 마법을 부렸나? 저 사람들 되게 차분해 보이는데 무섭지는 않겠지? 나도 하늘에 떠 있어 보고 싶어!’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 특별전이 더더욱 기대가 되었다. <골콩드>를 통해 느낀 쓸쓸한 현대적 삶에 대한 공감이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그림의 상황 설정이든 마그리트가 의도한 유희에 충실한 작품을 보고 각자의 해석을 마음껏 나눌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순례자_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67.jpg

<순례자> 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브뤼셀, 1967

 


마그리트의 작품들은 일상적인 사물을 이질적인 환경에 배치시켜 이미지의 반란을 일으킨다.  기존의 논리를 뒤집은 작품들을 볼 때면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지만, 상식에서 벗어나 관습적인 사고의 일탈을 유도하는 작가의 의도를 알고 나면 작품은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물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에 의문을 던져 흥미롭고 인상적인 작품을 낳은 마그리트의 예술세계를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을 통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은 총 다섯 개의 챕터 – 어바웃 르네 마그리트, 플레이 르네 마그리트, 마그리트와 시네마, 인사이드 마그리트,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사진-1s_10.jpg

 


첫 번째 전시 공간인 <어바웃 르네 마그리트>에서는 르네 마그리트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상세히 소개하는 영상과 연대기, 다양한 매체의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으며, 두 번째 전시 공간인 <플레이 르네 마그리트>에서는 특수 효과 및 AR 증강현실, 대형 파이프 포토존 등이 준비되어 있어 마치 마그리트의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온 듯한 신비감을 선사한다.


세 번째 전시 공간 <마그리트와 시네마>에서는 회화 작업만큼이나 영상 필름 및 사진 작업에도 애정을 가졌던 그의 관심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네 번째 전시 공간 <인사이트 마그리트>는 르네 마그리트가 남긴 회화 초기작부터 마지막 시기까지 약 160여 점에 해당하는 다양한 작품들과 마그리트 특유의 색다른 공간감, 상식을 뒤집는 색상과 빛의 존재,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마지막 공간인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는 벨기에 초현실주의와 프랑스 초현실주의의 예술적 특성을 비교하는 공간이자, 체험 키트로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체험의 공간이다. ‘체험존’은 마그리트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구름으로 꾸며져 있어 마그리트의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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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9일부터 2020년 9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 센트럴 뮤지엄 (Insa Central Museum)’에서 20세기 최고의 화가이자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르네 마그리트의 전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이 개최된다.


가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화려한 비주얼 아트로 감각의 환기를 선사할 이번 전시는 감정적 해방감을 만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마그리트의 예술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전시장을 통해 마그리트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에 집중하고 그가 그림을 통해 뒤집은 상식의 개념에 의문을 던지며 신비롭고 환상적인 체험을 하길 바란다.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Inside Magritte -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

크로스미디어

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천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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