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언어] 의미 없는
글 입력 2020.04.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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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상처 주기로 각오한 듯 나를 노려보았고,
나는 상처 내려면 내라는 듯 너를 노려보았어.
늘 그래 왔듯,
우리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에
대부분 대단한 의미가 담긴 것은 없었다.
어떤 의미가 있다면,
'날 더 사랑해 줘.'
'내 맘을 알아줘.'
따위의 것들.
서로 차갑게 노려보며
칼 같은 말들로 베고 베이는 순간에도
우리가 실제 바랐던 것은
네가 나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증거 내지는 확인 같은 것.
날이 선 말들에 가려진
지치고 유약한 내면은
차마 보이지 않았다.
이 싸움에서 주고받는 표면적 대화들이
그다지 의미 없다는 것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의미 없는 싸움을
안전하게 종결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이별을 막을 수 없을 거란 사실도.
[장의신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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