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티끌 같은 삶, ‘티끌 같은 나’ [도서]

글 입력 2020.04.2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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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현대 문학은 처음 읽어본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기에 낯설었지만, 곧 나는 새로운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티끌 같은 나’는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중단편 다섯 작품을 모아놓은 책이다. 작품들의 제목은 <티끌 같은 나>, <이유>, <첫 번째 시도>, <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 <어느 한가한 저녁>이다. 이 다섯 개의 작품들은 모두 러시아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누군가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특별하다고 하기 어려운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인생과 특별하지 않은 인생을 어떻게 구분 지을 수 있는가? 누가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죽음 앞에서 우리는 모두 티끌과 같은 작은 존재들이다. 그 티끌 같은 존재들은 저마다의 꿈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존재이지만, 누구나 각자만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느 한 명의 주인공도 순탄하게 흘러가는 인생을 살아가지 않지만, 역경 앞에서 조용히 굴복하지는 않는다.



“웬 항복요? 투쟁하러 온 거예요. 그래서 이기려고요.”


- 174p



도서의 제목과 같은 ‘티끌 같은 나’라는 작품의 주인공 안젤라의 대사처럼,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투쟁하고, 이겨내려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참 비슷하고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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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동안 러시아 문학이 어렵다고 느낀 이유는 이름이 길고 어려운, 많은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 안톤 체호프의 작품들을 처음 읽을 때 인물들의 관계도를 그려가며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작품에서도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작가는 복잡한 인물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그들과의 관계와 사건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에 집중한다.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문장은 대담하고 간결하며, 직설적이다. 처음에는 이 문체가 낯설었지만, 곧 인물들의 감정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굉장히 깔끔한 문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

 

다섯 작품을 연결하는 키워드는 ‘사랑’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많은 만남과 이별, 배신을 겪는다. 너무 잦은 관계의 변화를 마음으로 깊이 공감하기는 힘들었지만, 어쨌든 ‘사랑’은 그들의 삶을 움직이는 큰 동력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최종 목표가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의 형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바다는 흔들리지 않는다. 바다는 달에 의해서만 동요될 뿐이니까...


- 175p



티끌 같이 작은 그들은 바다와 같이 성장해 간다. 달에 의해서만 동요되는, 잔잔한 바다와 같은 존재로.


 




티끌 같은 나

- One of many -



지은이

빅토리아 토카레바

(Виктория С. Токарева)

 

옮긴이 : 승주연


출판사 : 도서출판 잔


분야

러시아 소설


규격

130×195(mm) / 페이퍼백


쪽 수 : 432쪽


발행일

2020년 03월 30일


정가 : 14,500원


ISBN

979-11-90234-05-4 (03890)

 



 

 

송진희.jpg

 


[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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