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의 그림은 자유로, 사람으로 향한다. - 툴루즈 로트렉 展

툴루즈 로트렉 展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 REVIEW
글 입력 2020.04.1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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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그림들과 왠지 모를 매력에 가게 된 전시였다. 사실 그보다도 엄마가 미술에 관심이 많으시기도 하고,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마음이 70퍼센트 움직이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그림은 익숙했으나, 이런 분위기의 그림을 그린 화가는 누구인지,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림만 봐도 느껴지는 익숙한 독특함에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Moulin Rouge, La Goulue.jpg

 

본 그림을 탄생시킨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앙리 드 틀루즈 로트렉, 그의 전시 <툴루즈 로트렉 展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이 2020년 1월 14일부터 5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된다.

 

포스터1.jpg

 

이번 툴루즈 로트렉 전은 국내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로트렉의 단독전으로,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50여점이 작품이 전시되며, 작품 모두가 국내에 최초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툴루즈 로트렉이 없었다면 앤디 워홀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그는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술계의 거장이다. 그는 19세기 후반,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와 밤 문화의 상징인 물랭 루즈 등을 대상으로 당시 파리의 화려하고도 어두운 속 사정을 날카롭게 그려낸 프랑스 작가이다.
 
본인은 1시쯤 도착해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전시를 감상했는데 더욱 쉽게 그림을 이해하고 상징적인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자면 툴루즈 로트렉은 어렸을 당시 여느 아이들처럼 천사와 같은 모습이었지만, 사고로 인해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며 140이 조금 넘는 키에 성장이 그쳤다고 한다.

그는 그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그 모습 때문에 대단한 귀족 가문의 아들이었던 툴루즈 로트렉은 아버지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 함께 승마를 할 수 있는 건장한 아들을 원하던 아버지를 원망하고도 그의 사랑을 바라며 그는 ‘말’ 그림을 수없이 남겼다. 정작 아버지를 그린 그림은 왠지 악마처럼 그려놓았지만, 그 또한 ‘말’을 타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말’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을 것이다.

 

Cavalier.jpg



그의 그림 중 마음을 가장 울렸던 그림들이 ‘말’에 관한 작품들이라, 이에 관해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다. 툴루즈 로트렉은 연필로 자유를 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이야기를 시작하자니 빈센트 반 고흐가 선명히 떠오른다.

툴루즈 로트렉과 빈센트 반 고흐는 실제 친구 사이였다. 둘 사이에 꽤 많은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서로의 독특함에 끌린 것이 틀림없다.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며 우정을 이어온 그들은 막바지의 여생에 비슷한 점이 참 많다.

빈센트 반 고흐가 인생의 막바지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처럼, 툴루즈 로트렉 또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 일상이 지겨웠던 툴루즈 로트렉은 친구에게 종이와 연필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엄청난 그림을 탄생시킨다.

 

Le Jockey.jpg

 

말의 기세가 강렬함은 굳이 적지 않아도 다들 느꼈으리라. 그가 그린 말은 종이에서 튀어나와 금방이라도 전시회장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만 같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생생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그렇게 본인의 실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연필로 그의 자유를 되찾았다.
 
말에 대한 작품 이외에도 그는 그만의 색채로 그의 그림 세계를 구축한다. 가장 잘 알려진 분위기는 바로 물랭 루즈를 무대로 파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나타낸 작품들일 것이다. 특히 <제인 아브릴 Jane Avril, 1893>, <아리스티드 브뤼앙 Aristide Bruant in his Cabaret, 1893> 등 포스터 작품들과 <배에서 만난 여인 The Passanger from Cabin 54, 1895> 등의 작품을 보면 그만의 색채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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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아브릴 Jane Avril, 1893>

 


사실 그림들의 표정이 굉장히 적나라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못생기게 그려서 놀랐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명했던 무용수였는데, 유명했던 가수였는데 좀 예쁘게 그려주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만큼 표정으로 시선이 갔다. 이 생각은 도슨트의 해설로 명료하게 정리될 수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애환을 표정에 가득 담는다. 춤을 추고 있는 모습만 담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는 사람의 배경을 담았다. 제인 아브릴은 어두웠던 어린 시절 틱 장애를 얻게 되었고 그 치료의 목적으로 춤을 시작했다고 한다. 춤을 시작한 이후 틱 장애는 완치가 되었고, 그녀는 가장 다리를 높이 올릴 수 있는 무용수로 이름이 알려졌다고 한다. 왠지 그림 하나에 사람 그 자체를 담은 듯하다.

 

이처럼 그의 포스터 작품들은 특색 있다. 당시 유행하던 느낌의 그림들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선의 로트렉과 정 반대되는 느낌의 작품들이라고 하니, 그 반대되는 매력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로트렉의 포스터는 구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놀라웠던 한 가지 사실은 그가 4가지 색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미술을 잘 모르긴 하지만 그의 그림이 현대적이라 느껴졌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색의 사용. 본인의 마음에 가장 들었던 그림은 그 색의 사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선술집의 아리스티드 브뤼앙> 포스터이다.

 

Aristide Bruant Dans Son Cabaret.jpg

 

자세히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 해설에 ‘올리브그린’색의 테두리가 포인트인 작품이라 했다. 요점이 바로 그것이다! 어떻게 4가지 색만 사용했는데도 테두리까지 깔끔히 그려낼 수 있다는 말인가. 보통 미적 감각이 아니면 흉내도 내지 못했을 현대적 감성을 가지고 있던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의 그림에는 이처럼 이야기되어야 할 주제가 많지만 가장 화두에 오르는 주제는 ‘대도시의 밤’ 그러니까, ‘그 밤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의 그림을 감상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언의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구나.’ 대도시의 밤이라 함은 자극적인 소재가 넘쳐나는 주제이지만,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 안에 그려진 모든 것에는 아무런 잣대가 존재하지 않으며 현실만 있을 뿐이다.

사창가의 여인들은 머리를 빗고, 담소를 나누며 일상을 공유한다. 큐레이터는 툴루즈 로트렉이 자신과 같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공감하며 그림으로 승화시킨 것이라 설명했다. 당시 자극적인 화려함에 감추어진 모든 이들은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에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Salon de la rue des Moulins.jpg

 

이 외에도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은 이야기할 수 있는 면모가 많다. 그는 37년의 짧은 생애 동안 5,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으며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으로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전시 < 툴루즈 로트렉 展 물랭루즈의 작은 거인>은 2007년부터 그리스와 미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순회 전시 중이며, 이번 서울 전시회는 14번째 전시이다.  그는 진정한 자유, 진정한 사람, 진정한 일상을 그 무엇보다 강렬한 모습으로 담는다. 그가 그려내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파리, 그 진정한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자.
 


 
[INFORMATION]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1층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료: 일반 15,000원 / 중고생 12,000원 / 어린이 10,000원
기간: 1월 14일 - 5월 3일 (매주 월요일 휴관)
 


          

실무진 명함.jpg

 

 

[임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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