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을 향한 마음을 여는 봄날이 되길, '출판저널 516호' [도서]

《출판저널 516호》를 읽고 나서
글 입력 2020.04.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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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출판저널 515호》를 읽고 책문화에 대한 정보들을 알았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트인사이트에서 문화초대를 신청했다.

 

다시금 만나보게 된 출판저널. 책을 받아보고 가장 먼저 겉표지를 보았다. 단순한 이유일지 모르지만 나는 다양한 일러스트들을 담은 출판저널의 겉표지가 인상적이라 나름 유심히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독서하는 여인을 담은 명화가 눈에 띈다. 서재인지 모를 방 안. 무언가를 정리하다 책을 발견한 것인지 여자를 뒤로 한 어두운 배경에는 어렴풋이 책들이 보인다. 책 한 권을 두 손으로 잡은 채 책 중간 어디쯤을 바라보고 있다. 그 자리에서 서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책을 읽은 듯 보이는 모습과 평온한 표정을 한 여자를 보니 나도 모르게 어딘가 차분해지는 기분도 든다.

 

이번에는 어떤 책문화 이야기를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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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향한 마음을 여는 봄날이 되길, 《출판저널 516호》


 

《출판저널 516호》는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통해 지난 2017년의 조사보다 낮아진 성인독서율의 실태와 국민독서실태조사의 방법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출판의 본질은 독서를 만드는 것’이라는 문장으로 출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언급하며 글의 포문을 연다.

 

이번 ‘2020 연중특별기획’에서는 책이 탄생하고 머무르는 자리에 있는 즉, 출판, 서점, 도서관에서의 책문화와 함께 현장 전문가들의 칼럼을 담아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팬덤북스 박세현 대표의 ‘출판이란 무엇인가➇’와 책 덕후들을 위한 책 휴게소, ‘버찌책방’의 이야기를 담은 ‘서점의 미래➇’ 그리고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를 쓴 석정연 작가의 ‘도서관 이야기➇’들을 만날 수 있다.


특집좌담 책문화생태계 모색과 대안⑰에서는 ‘대학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인천대를 사례로 들며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컬럼, 해외통신, 이슈, 인터뷰, 독자들의 이야기, 신간도서, 책문화 정보 그리고 독서경영 등 통해 출판과 관련한 다채롭고 유익한 글들로 독자들을 만난다. 필자는 책에 있는 여러 글 중 두 가지를 추려 이 곳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의 꿈을 지켜주기에 충분한 곳 ‘버찌책방’



“책방 이름이 왜 버찌에요?”


이 곳에 온 사람이라면 으레 궁금한 질문이며, 책방 주인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라고 한다. 버찌책방의 이름을 이해하려면 어릴 적 한 번 쯤 읽어보거나 들어보았던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 혹은 《이해의 선물》의 내용에 있다.

 

바로 버지 씨.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에서 사탕을 고른 아이가 사탕을 지불할 돈이 있다며 자신 있게 내민 버지 씨를 내미는데 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고자 사탕을 내어준 이야기에서 온 것이다. 책방의 이름을 듣고 나면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을 넘어선 공간임을 알게 되기에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독자들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이해의 선물》 이야기 속 사탕 가게 주인처럼 우리 책방에 오는 손님들의 순수한 마음, 꿈을 지켜주는 책을 판매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름을 ‘버찌로 정했지요.”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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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 곳에 특별함을 느낀 또 다른 것은 독서모임 ‘자기만의 방’이었다. 책방에 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독서 소모임. 2주에 한 번씩, 선정도서를 읽고 수요일 오전 10시에 만나 이름 대신 자신이 원하는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며, 대화 형식으로 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자는 규칙 또한 있다.

 

사실 이 모임은 위치가 좋지 않은 지역 탓에 이러한 이벤트를 만들어 책방을 홍보하고 사람들을 모을 겸 시작했다고 한다. 책방 주인은 가게 홍보와 손님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라지만 소모임 내에서 수익률이 낮음에도 한 달에 두 번씩 작가와의 만남은 진행한다고 한다. 눈앞에 보이는 수익 창출을 바라보기 보다는 사람과의 인연을 중시한 진심에서 이어진 행사이기에 더욱 특별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려 한 위그든 아저씨처럼 말이다.

 
책방을 운영하는 것. 큰돈을 벌기에는 꽤나 어려운 일임이 분명함에도 이러한 ‘버찌책방’이 가능했던 것은 책방을 운영해야 하는 목적을 명확히 알고 있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책방을 운영해야 할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사람들도 ‘버찌책방’ 만이 가지고 있는 그 특별함을 알아 본 것이다.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를 쓴 석정연 작가를 들려주는 도서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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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도서관과 관련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책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필자는 작가의 말 중에서 ‘도서관을 느낌표로 생각한다.’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책들은 작가의 말과 같이 세상 도처에 널려있는 의문들과 해결하지 못한 일을 풀 수 있는 곳이자 우리 삶의 지름길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삶의 방향성을 잡지 못해 막막함이 들 때 읽은 책 한 권은 전보다 나은 삶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책들은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사는 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필자가 사는 지역 만해도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 시립도서관이 2곳이나 있으며, 작은 도서관 또한 있어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은 꽤 많다.) 하지만, 너무 쉽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탓과 각박하고 바쁜 일상에 쫒긴 채로 살고 있다는 이유로 인해 우리는 도서관보다 더 가까이에 존재하는 스마트폰, 스포츠, 게임 등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와 미디어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수많은 콘텐츠와 미디어로 둘러싸인 정보화 시대의 사회 환경은 책과의 거리를 점점 멀어지게 하여 결국 성인독서율이 낮아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작가의 말처럼 개인의 존엄과 가치의 표현이기도 한 권리를 가졌음에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줄 모르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책 외의 다른 콘텐츠와 미디어의 관심으로 이동하는 이러한 변화는 출판 산업뿐만 아니라 도서관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준다. 기존의 독자가 도서관을 찾는 형태에서 벗어나 도서관이 직접 독자들을 찾아가는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또한, 정보화시대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책을 소개하고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

 

이번 《출판저널 516호》는 현 독서실태에 대한 원인 점검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하는 글들이 주를 이뤘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출판시장 또한 둔화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나 여가 활동으로 인해서도 출판시장의 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낙관할 수도 그렇다고 비관만 할 수도 없는 요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판시장을 암울하게만 보고 싶지는 않다. 출판시장 또한 사람들의 관심이 향하는 콘텐츠를 활용해 얼마든지 새로운 변화를 꾸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출판시장 그리고 '출판저널'을 응원한다!


 


 


출판저널 516호

- Publishing & Reading Network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mm


쪽 수 : 224쪽


발행일

2020년 03월 10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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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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