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모델] 서진아

글 입력 2020.03.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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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다. 몇 달을 기다린 친구라서 미안했다. 지난번에 다른 친구 그림 그릴 때 같이 있었어서, 끝난 직후 바로 이어서 그렸더니 체력이 딸려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회복 후 다시 시간 맞춰서 보았다. 똑똑한 친구.


'어떤 그림이 나올 것 같아?'라고 친구가 물었지만 나도 잘 모르겠다. 계산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서. 가끔씩 설명할 일이 있다. 내가 어떻게 느끼고 그리는지 방식을 해명(?)한다. 그렇게 설명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하면서 그리는 것이 오히려더 집중이 잘 된다. 그림에만 몰두하면 너무 긴장해서 그런가? 내 집중력은 산만해서 그런가...



서진아1.jpg



왠지 머리는 보라색 같다. 눈은 두 개인데 굳이 다 그릴 필요가 있나? 그래서 눈 하나만 그렸다. 늘 하듯 감각에 맞춰 따라 그렸다. 눈 하나를 그리고, 코도 입도 조금만 그렸다. 하늘색 하악골(?)과 노란색 볼을 칠했다. 그리고 보라색 머리카락을 마저 칠했다. 앞머리는 파란색으로 조금 표현하고, 목도 파란색으로. (목티 아니다) 옷은 무채색선 라인으로.


요즘 그리면서 느끼는 건- 전체적인 색감은 크게 잡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좀 더 밀도를 올리고 가득 차게 하려면) 작은 요소들도 빼곡히 채워야 한다. 빠른 크로키여도 치밀함, 짙은 농도의 관찰과 표현 집중이 추가되어야 감동도 배로 되는것처럼.


나는 너를 보면 '별'이 떠올라. 너 별 엄청 좋아하잖아. 지난 번에 같이 갔던 '별 보러가기 MT'도, 너의 인스타그램 ID도, 프로필 배경 사진도. 왜 별을 좋아하는 거야?

- 나는 별을 볼 때 압도 당하는 그 느낌이 좋아. 어떤 친구는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좋더라. 그래서 여행을 가도 그런 경관이 제일 와닿았어. 어떤 사람은그랜드캐니언이 별 거 없다고 하던데, 난 아니던데? 엄청 다르지.


*


- 의외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난 화려한 것 좋아해.

어 정말 잘어울려!! 그렇네, 정말 잘 어울려. 입은 걸 본 적은 없는데, 너에게 화려한 옷 정말 잘 어울리겠다.


- (웃음) 이떄까지는 자리나 격식에 맞게 무난한 옷들만 입어왔잖아. 사실 화려한 옷을 입을 일이 없기도 하고.. 전에 스페인 가서 산 옷 있는데 보여줄까? 입어본 적은 없지만.

작은 꽃 패턴이 많은 블라우스였다. 정말 예쁘다. 옷만 봐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언젠가는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평소에는 주로 무채색이거나 단정한 옷들만 봐서 다른 스타일을 생각 못했었는데, 정말 잘 어울릴 것이다.



서진아2.jpg



이번에는 콩테로 라인을 그렸다. 턱을 괸 손 라인이 마음에 들어서 팔목에 보이는 옷 소매까지 선을 그리고, 아쉬운 부분에 색을 칠했다. 보라색 눈썹, 비슷한 눈 색깔.. 그리고 피부는 노란색과 주황색이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귀 위쪽까지만 초록색으로 조금 칠했다. 코까지만 그렸다. 그리고 색을 추가하는데 화이트로 밝은 부분을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고. 왠지 눈 밑에 자주색 점들을 찍고 싶었다. 점 찍는 것도 재미있으니까. 볼에도 조금씩 찍었다.


이번 그림은 좀 더 몽한적으로 나온 것 같다. 틀에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또 색을 정리하려고 노력 중인데, 매번 그림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서, 오늘은 또 오늘 나름대로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좋았다.


쉽게 말헤 티키타카가 잘 되는 친구다. 자신과 맞는 사람, 아닌 사람의 기준이 뚜렷한 사람을 보면 (누구나 있겠지만) 그 확신이 부럽기도 하고, 내가 그 안에 속한 다는 기묘한 안심도 든다. 친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됐으니, 이제 모르는 사람들 위주로 <화가와 모델>을 진행해볼까 한다.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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