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세 번째, 토마토님과 함께한 클래식 공연 & 인터뷰 - 베토벤 '장엄미사'

함신익과 심포니 송 2020 마스터즈 시리즈 I - 베토벤 최고의 걸작 '장엄미사' 리뷰 및 인터뷰
글 입력 2020.03.0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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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이야기한다. ‘장엄미사’는 그의 걸작 중 걸작이라고.
 
수많은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하며 그의 음악에 대한, 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은 언제나 가지고 있었으나 이토록 경이로움을 느꼈던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90분이 가깝게 쏟아붓는 그의 음악은 압도적이었으며 뚜렷했다.

 

(최종)장엄미사포스터.jpg

 

베토벤의 음악은 언제나 그 자신이 드러난다. 본인은 이번 연주 ‘장엄미사’를 통해 그는 진정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작곡가라 생각했다. 자유롭다는 것은 그어져있는 선에 얽매이지 않으며 본인의 색으로 그 선을 희미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본래 미사곡이란 형식적이고 보편적이다. 어기면 안 되는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나, 워낙 만연해 있기에 그 규칙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베토벤은 만연해있던 그 규칙을 희미하게 만들고 본인만의 미사곡을 탄생시켰다.
 
미사곡의 큰 형식은 같았다. 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투스, 아뉴스 데이 순으로 음악이 진행되며 담는 가사 또한 같다. 가사는 종교적 미사를 경험해보았다면 아주 익숙할 기도문으로 이루어지며 찬송과 염원을 담는다. 베토벤은 이 큰 틀에 자신의 색을 가득 담았다. 그 색은 악기의 쓰임으로, 주제의 변화로, 또는 합창의 색다른 등장으로 나타났다.

베토벤은 마치 협주곡 또는 교향곡을 작곡하듯 다양하고 풍부한 소리를 내기 위해 다양한 악기를 사용했다. 그만큼 합창이나 솔로의 음악 또한 풍부해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다소 보편적이던 미사곡의 형식을 벗어나 ‘베토벤 다운’음악으로 탄생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12월1일 롯데콘서트홀 (1417).jpg

 

그동안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회는 수도 없이 많이 다녔고, 실제로 연주도 많이 했다. 그럼에도 걸작 장엄미사를 쉬지 않고 약 90분을 감상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 공연에 크게 기대를 걸었던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이 미사곡을 공연장에서 감상하는 것 자체 또한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오케스트라 연주회와 다르게 오르간까지 준비되어 있었고 그 자체만으로 웅장함이 느껴졌다.

사실 지난 6개월 미사곡을 질리도록 들었다. 졸업논문의 주제를 아르헨티나의 작곡가 라미레즈의 미사곡 ‘미사 크리올라’로 삼았으니, 이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사곡 연주가 기대되었던 것은, 본인이 졸업논문의 주제로 삼을 만큼 강렬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장엄미사’와 라미레즈의 ‘미사 크리올라’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앞서 본인이 언급한 매력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음악에 담는다. 미사 크리올라는 20세기에 완성된, 스페인어로 가사가 쓰인 자국어 미사곡으로서 그의 정체성을 나타냈고, 아르헨티나의 전통적인 음악 스타일과 악기를 사용해 기존의 미사곡에 ‘다름’을 던진다.

베토벤의 ‘장엄미사’ 또한 다양한 해석을 가지며 베토벤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과 악기 사용법을 채워 넣었다. 이들의 ‘평범’에서 벗어난 음악적 스타일은 음악 그 자체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해석’측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 그어진 선에서 벗어날수록, 그 선이 희미할수록 그들의 삶과 주관이 음악에 여실히 녹아들기 때문이다.

 

연주사진 (2).jpg

 

연주를 감상하는 내내, 내가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사회’가 아닌, ‘사람’ 또는 ‘마음’을 담은 미사곡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탄생시킨 장엄미사에 그의 어두운 면모와 음악에서 그 암울함을 해소시키려 했던 그의 모습이 겹쳐져 새삼 그 경이로움에 압도당하기 일쑤였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렸다. 그와 함께 지내온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의 음악에는 그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어쩐지 마음이 아프다. 평생을 시달려온 생활고와 외로움 세상의 외면에 맞서 그는 그의 자유로운 면모를 펼친다. 그 어려운 상황에도 그는 사회에 굴복하지 않고 그만의 음악을 탄생시켰다.
 
그의 염원이 그의 음악에 담겨 모두의 마음을 울린다.


 
Follower Interview
#토마토 3

 

"토마토 씨와 함께하는 세 번째 클래식 공연. 클래식 계의 대가, 대가의 걸작 <장엄미사>를 직접 만나 본 토마토 씨. 과연 어땠을까요? 그 세 번째 인터뷰가 시작됩니다."


 
Q. 베토벤, 어떤 음악가로 알고 계세요?
 
음 사실 잘 알고 있진 않아요! 그냥 초등학교 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이름을 많이 봤던 정도예요. 음악가의 거장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왜 인지 정확히는 몰랐고요. (웃음)
 

Q.  베토벤 음악 중 알고 계셨던 곡 있나요?
 
아니요 제목을 아는 건 없어요.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은 알 것 같은데 베토벤의 음악이라 확신할 수 있는 작품은 없네요.

 
Q. 베토벤이 작곡한 미사곡. 어떠셨어요?
 
아 정말 너무 멋있었어요. 베토벤 스스로도 최고의 걸작이라고 칭했다는 것이 납득이 가는 작품이었어요. 제가 다른 작곡가들의 미사곡을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길이가 굉장히 길기도 했고요!

 
Q.  오늘 드디어 합창을 감상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일단 합창단이 입장할 때부터 풍겼던 웅장한 분위기에 압도당했고요, 합창과 함께한 오케스트라에 입을 다물 수가 없더라고요. 이렇게 대형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합창은 처음이었거든요! 더 풍성하고 멋있었어요. 역시 합창에는 사람의 목소리가 주는 무언의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미션이 없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사실 저는 이런 공연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신기한게 너무 많아서 눈도 뗄 수가 없더라고요.

 
Q. 오늘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미사곡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다채로웠어요. 특히 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귀에 정말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바이올린의 독주는 정말 아름다워서 계속 집중하며 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성당에서 듣던 미사곡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미사곡은 처음이에요.

바이올린 소리가 그 간절한 기도를 그 자체로 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초심자로서 이번 공연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아, 아무래도 가사를 따라가는 게 어려웠어요. 책자에 가사가 친절히 적혀있기는 했지만 역시나 음악과 언어를 동시에 습득해야 하는 점이 어렵긴 하더라고요. 제가 공연을 자주 다니며 합창을 여러 번 감상하다 보면 저만의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요. (웃음)
 
 
Q.  가장 좋은 음악은 무엇이었나요?
 
전 ‘글로리아’요! 4부분으로 나뉘어 달라지는 음악을 듣는 묘미도 있었고 힘차고 화려한 타악기의 음색도 좋았어요. 무엇보다 4부의 클라이맥스를 노래하는 ‘아멘’은 모든 것이 합쳐져 하나가 되어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토마토님'S PICK

 

 


합창, 지휘, 오케스트라 그 모두의 호흡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실무진 명함.jpg

 


[임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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