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파우치 속에서 꿈틀대는 여자들의 마음 -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공연]

안톤 체홉의 미발표 단편 소설을 재창작한 옴니버스 연극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희극과 드라마와 코미디
글 입력 2020.01.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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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홉, 여자를 읽다


안톤체홉의 미발표 단편 소설을

재창작한 옴니버스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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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작품을 읽으면 한 번쯤 마주치게 되는 소설가 '안톤 체홉'.

 

최근, 안톤 체홉의 4대 장막('갈매기', '바냐아저씨', '세 자매', '벚꽃동산')을 다시 읽고 있었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라는 주제를 관통하고 있는 작품들은 그가 작품을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와 어떠한 삶을 살다 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적합했다.

 

체홉에 대해 한껏 빠져있을 때쯤 연극<체홉, 여자를 읽다>를 소개하는 글을 보게 되었다. 그의 단편소설 중 미발표된 작품이 있다는 점과 그 작품들을 재창작해서 연극으로 만든 것이 있다는 점은 어느새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 연극, 보고 싶다!

 

연극<체홉, 여자를 읽다>는 안톤 체홉의 600여 편 단편소설 중 4편의 작품('약사의 아내', '아가피아', '나의 아내들', '불행')을 선정하여 옴니버스 연극이다. 희극과 드라마 그리고 그로테스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하고 있으며, 관객들은 각 작품마다 보이는 인간들의 속내와 심리묘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작품은 일어나는 사건과 인물 그리고 배경도 다른 이야기이지만 여자들의 사랑, 행복과 불행,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결핍으로 인한 일탈과 부정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연극을 통해서 체홉이 그려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에피소드 -

 

약사의 아내 - 모두 잠든 시간. 약사의 아내는 오늘도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그녀에게 이 약국에서의 생활이 지겹기 때문이다. 약국 이층에 위치한 집에 창문을 열고 기대선 그녀. 우연히 지나가던 장교들의 말을 엿듣게 된다. 약사의 부인이 미인이니 늦었더라도 약을 사면서 얼굴이라도 보자고 떠드는 말이다. 그녀 이상하게 이 상황이 흥분이 된다.

 

아가피아 - 나, 사프카, 아가피아는 지금 낚시터에 있다. 나와 아가피아는 아는 사이이며, 아가피아와 사프카는 불륜관계이다. 아가피아는 기차소리가 들리면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나의 아내들 - 라울 시냐 보로다, 즉 푸른수염은 자신을 7명의 아내를 살해한 기괴한 연쇄 살인마의 모습으로 묘사한 오페라를 인정할 수 없다. 그래서 그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의중을 전달하고자 편지를 쓰는데...

 

소피아(불행) - 변호사 일리인은 친구인 안드레이의 부인 소피아에게 긴 시간 구애를 해왔다. 미친 짓인 것을 잘 알지만 제어하지 못하게 된 지도 오래다. 소피아는 그런 일리인의 구애를 항상 거절해 왔다. 그러나 그 거절이란 게 말뿐인 모습이다. 다시 말해서, 거절은 거절이지만 확실하지 않고 모호한, 그래서 듣는 사람은 오히려 더 오기가 발동하게 된다.


 

6명의 배우가 20가지의 배역을 연기하는 연극<체홉, 여자를 읽다>는 각각의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로 달라지는 배우들의 모습과 연기를 볼 수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더 할 것이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박준규, 고명환, 신정만, 장희재, 윤원재, 임진유, 이유선, 이호준, 이서경, 박종찬, 서인교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남편의 감시와 위협, 불륜에 대한 수치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탈과 자유를 꿈꾸며 자신들의 욕망을 찾아가는 가정 있는 여성들의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은 때로 이성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하지만 대부분 욕망보다는 이성이라는 감정에 따라가곤 한다. 연극 안에서 보게 될 마치 파우치 속에서 꿈틀거리는 여성들의 마음을 보며 연극 안에서 머무는 시간만큼은 내 안의 숨겨져있던 감정을 살펴보는 것 어떨까?

 

어쩌면 연극을 보다 보면 도덕적, 윤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연극을 보지는 않았지만 '불륜'이라는 소재가 나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나는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 도덕적 잣대나 윤리적 잣대를 내세워서 판단하기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혹은 그러한 변화가 생기게 된 과정들을 연극으로 보며 여성들의 삶을 먼저 들여다보고 싶다.

 


- 연출가의 말 -

 

체홉의 단편소설들 중 로맨스가 돋보이는 작품 네 개를 엮어보고자 한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는 로맨스는 단어의 상투적 뉘앙스에서 느껴지는 달달하고 애절한 느낌의 것들은 아니다. 네 작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제의 사건들이라고 한다면, 이건 뉴스나 신문에서도 언급될만한 가히 추잡하고 역겨운 빅 스캔들일 뿐이다.


하지만, 이 네 사건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귀엽다. 물론 희비극의 틀에 각 소설들을 맞추려고 한 마음의 영향이 더 크겠지만, 원본을 읽는 동안 쇼크보다는 반전의 재미가 있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재기발랄하게 느껴졌다.


또한, 에피소드마다 장르의 구분을 두어("약사의 아내"는 코미디, "나의 아내들"은 그로테스크 코미디, "아가피아"는 목가극, "불행"은 멜로드라마이다.) 소소한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즐거운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 홍현우 연출가


 

한편, 연극<체홉, 여자를 읽다>는 안톤 체홉의 단편소설 중 4작품을 옴니버스극으로 풀어낸 연극으로 공연 시간은 100분이며, 올해 1월 7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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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홉, 여자를 읽다

- 희극과 드라마 그리고 코미디 -


일자 : 2020.01.07 ~ 2020.02.02

시간

화~금 20시

주말, 공휴일 15시

월 공연없음

 

*

01.24(금), 01.26(일), 01.27(월) 15시 공연

01.25(토), 01.28(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자유극장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주최/기획

씨어터오컴퍼니


관람연령
만 14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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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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