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F가 생소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소설 -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원종우 작가의 공상과학 소설
글 입력 2020.01.0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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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상과학 분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부끄럽지만 공상과학 장르의 소설은 거의 본 적이 없고, 영화도 기껏해야 작년에 마블 시리즈를 시작하며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현실주의자를 지향하기 때문이라는 말에서 핑계를 찾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공상과학이나 판타지 같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다룬 이야기보다는 우리의 생활과 가까운 것을 다룬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우연히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을 통해 마음을 조금 다르게 가지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김영하 작가님은 왜 소설을 읽어야 하냐는 질문에, “소설은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서 나와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한다. 그를 통해 공감의 지평이 무한히 확장되고 결국 여러 모습을 갖고 있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 굉장히 와 닿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던 부분인데, 무조건 현실적인 이야기들이어야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여겨왔던 내 생각이 짧았다고 반성하게 되면서 여러 분야의 소설을 많이 접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또한 책을 편식하던 나를 깨보자는 생각에서 읽게 되었다. 우선 책을 접하고 들었던 생각은, “특이하다”였다. 책은 여덟 가지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고, 앞설과 뒷설에서 이야기에 대한 과학적 내용을 설명 해준다. 이야기보다도 과학적 배경지식에 대한 부분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한 단원이 끝나면 ‘쉬어가는’ 부분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과학 참고서 같은 느낌도 있는 것 같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일반적인 소설과는 약간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낯설어 할 수도 있는 내용을 다루는 만큼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진 느낌이라 SF소설이 생소한 나에게는 좋았던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첫 번째 이야기인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가 가장 인상 깊었다. 죽음에 관해서는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죽음을 경험해 본 후 다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심오하고 답을 알 수 없는 주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죽음’인데, 이제까지 접해본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은 대개 철학적이었다.


한 번도 엔트로피 법칙이니 열평형이니 하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작가의 구체적 설명은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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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치고는 이야기가 굉장히 짧고 그래서 뒷 이야기가 궁금해져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과학적 지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친절하게 느껴졌고 직접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설 부분에서 배경지식을 대충 파악한 후 이야기를 읽고 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후설에서 또 한 번 확인하며 내용을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워낙에 입담이 좋은 원종우 작가님 답게 소설 속 주인공들의 재치 넘치는 말들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공상과학 분야를 잘 모르고 관심이 없는 나도 이 분야에 호기심을 갖게 한 만큼 흥미로운 책이고, 그렇기 때문에 특히나 나처럼 SF가 생소한 사람들에게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
- SF 단편 모음집 -


지은이
원종우

출판사 : 아토포스

분야
SF소설

규격
128*188mm

쪽 수 : 196쪽

발행일
2019년 12월 06일

정가 : 13,600원

ISBN
979-11-85585-81-9 (03810)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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