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애슬레저(Athleisure). 일상에 녹아드는 스포츠의 미학. [패션]

글 입력 2019.12.2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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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에 따라 그 목적에 맞춰 옷을 입고 목적이 바뀔 때마다 옷을 바꿔 입는다. 운동을 하러 헬스장을 갈 때는 기능성 티에 반바지나 트레이닝 복을 입고, 만남이 있을 때에는 셔츠, 치마, 재킷 등 이것저것 뒤져가면서 어떻게 하면 더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만큼 우리는 많은 옷을 입게 되고 많이 갈아입는다. 운동을 할 때는 트레이닝복, 외출할 때는 차려입은 옷. 이것은 하나의 공식처럼 정해져 있는 것일까.

 


 

WHAT IS ATHLEI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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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allure

 


육상경기를 의미하는 athletic과 여가라는 뜻의 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athleisure)는 스포츠 의류를 일상복으로 소화하는 스타일이다. 애슬레저에 대해서는 ‘스포츠 경기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의복’, ‘일상과 스포츠의 경계를 허물고 패션성을 가미한 스타일’, ‘일상 속에서 다양한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스포츠와 일상복의 경계가 무너진 스타일’ 등 여러 견해가 존재하나 스포츠와 일상의 경계가 없어졌다는 점에 관해서는 모두가 입을 모은다.


애슬레저 룩이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된 이유에 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여성들이 운동을 할 때 많이 입던 요가 팬츠, 레깅스 같은 아이템이 활동에도 편리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무리가 없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기능성만 강조하던 스포츠 의류 분야에서 패션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제품이 출시되도록 만들었고 자연스레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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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hypebeast

 


레깅스, 요가 팬츠, 타이즈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단연 스니커즈다. 스포츠를 위한 기능성 운동화로 유명한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 등의 기업이 기존의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출시하면서 그 위상이 높아진 탓이다.


나이키의 경우 오프 화이트(OFF-WHITE), 언더커버(UNDERCOVER), 사카이(SAKAI), 피스 마이너스 원 (PEACEMINUSONE)과 같은 하이 엔드 브랜드의 디자인을 기존의 제품 라인에 접목하는 식으로 한정판 아이템을 출시했고, 아디다스는 칸예(kanye), 제레미 스콧(Jeremy Scott) 등의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하나의 제품 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아노락, 트레이닝팬츠 등 운동복으로 취급받던 아이템들이 이제는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 패션 잡지, 런웨이, 패션 위크 등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애슬레저는 무시할 수 없는 패션의 한 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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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Christian Dior & Balenciaga. VOGUE

 

 

 

ABOUT ATHLEISURE


 

애슬레저가 운동할 때만 찾던 스포츠 웨어를 패션과 스타일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만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애슬레저라는 스타일이 태어난 것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스포츠 활동과 일상생활을 오가면서 그 목적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데 쓰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웰빙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운동에 관련된 소비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겠지만, 운동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그 잠깐 동안 옷을 갈아입는 시간조차 아낄 정도로 촉박해진 삶을 사는 사람들은 과연 여유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조차 아껴야 하는 사회를 살아간다면 잠시 숨 돌릴 틈은 어디서 찾고, 이렇게 쫓기듯이 쉬지 않고 달려가는 삶 속에서 여유와 휴식으로부터 오는 사소한 행복은 어떻게 얻어야 할지 알 수 없다.

 

너무 지나친 해석은 아닐까 싶으면서 긍정적인 측면도 눈에 들어온다. 애슬레저가 태어난 근본적인 이유는 기존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에서 출발한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그 도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조합에 대한 시도다. 운동할 때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던 레깅스, 요가 팬츠, 운동화는 디자인보다는 기능성에 많은 비중이 쏠려있었고 그 탓에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고 나오면 후줄근하다, 꾸미는 법을 모른다 따위의 말을 듣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애슬레저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렌시아가(BALENCIAGA),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 구찌(GUCCI)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에서 아노락, 조거 팬츠, 스니커즈 같은 스포츠 웨어를 일상복으로도 소화할 수 있는 제품과 디자이너의 개성을 담아낸 제품을 출시하게 되면서 트레이닝복으로도 옷을 잘 입는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패션은 의식주 중에 하나인 의를 포함하는 만큼 그 스타일이 태어나고 유행하던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애슬레저라는 스타일이 비추는 현재의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이전보다는 자신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기존의 것에 안주하지 않으며 항상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앤드로지너스가 태어난 것이 성적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모습이듯, 테디 보이가 유행하던 것이 기득권에 대한 반항의 목소리를 내며 젊음을 추구하던 모습이듯 하나의 패션이 태어날 때 그 패션에 담긴 사회를 느끼는 것도 패션이 주는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STYLE SUGG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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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ZARA & BERSH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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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CREDIT: ZARA & h&m

 

 

[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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