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텔레비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가는 유행의 장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12.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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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요일 주말의 마무리와

월요병 유발 요소는

<개그콘서트>의 엔딩 음악이었다.

 

 

월요일이 되어 학교에 가 친구들과 하는 주말 얘기 중 하나로 텔레비전에서 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거의 빠지지 않았다. 어제 <개그콘서트>에서 했던 코너, 토요일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밝혀진 인물의 정체 등 이야기에 끼어들기 위해서는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을 봐야 했다.

 

그것을 내가 재밌어하는지는 두 번째 문제였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이유에는 이목을 끌만한 무엇이 있기 마련이었다. 필자 역시 유행에 따르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10년도 지나지 않아 월요일 아침의 일상은 확연히 변하였다.

 

집에서 TV를 켜는 시간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굳이 본방송을 챙겨보지 않아도 언제든지 재방송 스트리밍을 할 수 있으며, 스트리밍 사이트도 많아져 방송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콘텐츠가 풍부해지니 굳이 유행하는 프로그램을 찾지 않아도 되었다. 덩달아 필자도 유행에 집착하는 버릇을 고치게 되었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다른 누군가가 같은 것을 본다면 “너도 봐?” 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정도로 맹목적인 따라하기가 줄어들었다.

 

공급량이 많아짐과 동시에 미흡한 콘텐츠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내용 전개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작품이나 자극적인 섬네일을 걸었지만 정작 내용은 아무것도 아닌 낚시용으로 만든 영상이 이에 해당한다. 볼 수 있는 진입장벽 또한 낮으니 이용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클릭하기가 더 쉽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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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화제성은

시청률 20%가 넘을 정도로 굉장했다.

 

 

콘텐츠의 다양성은 존중되는 한편, 인터넷상에서의 입소문과 알고리즘은 콘텐츠에 대한 파급력을 더 부추기는 면도 있다.

 

이와 관련된 경험담이 하나 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후반부를 방영할 무렵, 필자의 유튜브에는 알고리즘에 의하여 그 드라마 클립이 계속 떠 있었다. SNS상에서 화제라고 계속 오르내렸기 때문에 방영이 끝나자마자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다. 이를 친구에게 말하니 이미 결말을 아는 친구는 “결말은 안 보는 게 좋아.”라며 조언을 주었다.

 

결국에는 극 중 인물들의 미래가 궁금하여 마지막 화를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작품 앞부분에서 쌓아 올린 것과 비교하면 결말이 허무했다. 이윽고 이제 드라마를 보려 한다는 또 다른 친구에게 필자는 앞에서 그랬듯이 후반부가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알려줬다.

 

필자는 그렇게 다시 유행에 편승하였다.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서가 아닌 순전한 호기심 때문이었지만, 유행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이전에는 볼만하거나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게 곧 내가 즐거워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바보상자 속에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책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머릿속으로 주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라다가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TV와 담을 쌓다가 끝나고 돌아오니 바보상자라는 명칭은 스마트폰에도 붙여져 있었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어떤 영상을 보다가 아이가 출연자를 “아저씨 (스마트)폰에서 봤어요.”라고 말하였다. 이제 아이들이 세상을 접하는 방법은 텔레비전이 아닌 스마트폰인 셈이다. 유행의 주요 흐름에 동영상 스트리밍이 있다. 주말을 기다릴 필요 없이 사이트에 검색하면 그만이다. 또한,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방송국에서는 과거 프로그램을 스트리밍으로 재생하여 추억을 상기시키게 한다.

 

영상으로 옛날을 추억하는 건 좋지만, 그것들을 보기 위해 본방송 전부터 기다린 설렘은 앞으로도 더는 느끼기 힘들어 보인다.

 

 

[한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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