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삶의 불꽃을 다시 일으키고 싶을 때,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글 입력 2019.12.0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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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jpg


 

몇 년 전 교보문고에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책을 봤다.

 

제목이 강렬해 내용을 읽지도 않고 바로 샀다. 주인공 100세 노인 앨런이 갱단의 돈가방을 훔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얼마 뒤엔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나왔다. 소설만큼은 재미있지 않아 약간은 아쉬웠다.

 

그런데 이제 연극이라니! 지난 11월 26일,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가 대학로 아트윈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워낙 방대한 작품이라 대학로 소극장에서 어떻게 연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보도자료를 보니, 단 5명의 배우가 60여 명의 주요 인물을 소화하는 캐릭터 저글링을 활용했다고 한다. 게다가 성별, 나이, 인종의 구분을 허무는 젠더 프리 캐스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여성이 마오쩌둥을 연기하거나, 김일성을 연기하는 등의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시놉시스>
 
100번째 생일,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로원 창문을 넘은 노인, 알란!
 
남다른 배짱과 폭탄 제조 기술로 20세기 역사를 뒤바꿔놓은 그가 이번엔 갱단의 돈가방을 훔쳤다. 시한폭탄 같은 그의 여정에 알란 만큼이나 황당한 무리들이 합류하고 이제 경찰까지 그들을 뒤쫓는데…
 
스페인, 미국, 중국, 이란,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한 100년의 모험! 본의 아니게, 지난 20세기 역사적 사건을 좌지우지했던 '알란'. 시한폭탄보다 위험하지만 언제나 유머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이 펼쳐진다.

 


나이가 들면서, 어떤 일들은 관성이 되곤 한다. 운동이나 출근이 그렇다. 아직 30년도 안 살았지만, 100년이 지나도록 삶의 열정을 갖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년 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제목에 이끌렸는지도 모른다.

 

매주 2회 아침에 일찍 나와 운동하고, 출근한다.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안 나 매일 9시가 넘어 퇴근한다. 집에 오면 10시에서 11시 정도다. 가족들과는 얼굴 볼 시간이 별로 없다. 내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는 엄마의 얼굴을 5분도 채 못 보고, 씻고 강아지들을 한 번 안아준 뒤에 잠든다. 관성이 되는 일들이 내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가족과 친구들과 연대할 시간이 줄어든다.

 

그래서 주말에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다. 수명은 늘어났는데,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낼 시간은 줄어든다. 이게 맞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다 보면 내 삶의 관성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에 맞고 틀린 것은 없지만, 100세가 되어-그럴 일은 없길 바라지만- 돌아켜봤을 때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요며칠 급작스레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새벽 퇴근을 하고 있다. 없는 체력을 쥐어짜 내다보니 삶의 불꽃이 사그라들려고 할 때가 있다. 지치고 힘들 때. 어디엔가 기대고 싶다. 지오디의 노래처럼 말이다. 이럴 때 나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재탕하거나, 남자친구에게 안겨있거나 혹은 문화예술작품을 본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그들이 대신 경험하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이든 삶에 대한 의지가 있다. 혹은 희망이 보인다. 긍정적인 작품들을 보고,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 이번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보면서도 그런 불꽃 같은 에너지를 얻고 싶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백세 노인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웃음! -


일자 : 2019.11.26 ~ 2020.02.02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요일 및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 없음
 
*
12월 매주 수요일 4시, 8시 공연
12월 25일(수) 2시, 6시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티켓가격
R석 55,000원
S석 40,000원
  
주최/기획
(주)연극열전

관람연령
만 11세 이상

공연시간
140분 (인터미션 : 15분)



 


 

[김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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