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바이오 플라스틱 [문화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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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정말 많은 곳에 사용됩니다. 물병, 비닐종이, 용기, 플라스틱 수저 등 평상시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소비하는 것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플라스틱이 문제인 이유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난 이후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기름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그 기름은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것과 같은 물질입니다. 문제는 이 물질이 쉽게 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연분해가 되기 위해선 100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지구를 생각하면 우리의 플라스틱 남용에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지속가능한 그린 디자인,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 (Shellworks, dezeen)
지금 당장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분리수거 잘하기 등 우리 모두가 환경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면 분명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물건을 만들어내는 생산자들, 디자이너들이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하죠.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그린 디자인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신소재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의 단점을 보완할 새로운 신소재로 플라스틱 늪에 빠진 우리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는 소재이죠. 이는 바로 기름이 아닌 야채나 과일과 같은 자연에서 온 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입니다.
이 플라스틱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자연분해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야채와 과일은 자연분해에 3-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연분해에 1000년의 시간이 걸리는 일반적인 플라스틱과는 달리 바이오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 쉽게 분해가 되죠.
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
요즘들어, 환경 문제가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저는 실내 건축 및 공간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데, 점점 공간 디자인을 깊이 있게 다룰 수록, 우리의 환경에 책임감을 가지고,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하여 제품 및 공간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바이오 플라스틱을 소재로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방법과 재료는 생각보다 간단해서 집에서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옥수수 전분을 베이스로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들어보고 있는데, 레시피를 하나 공유해 볼까 합니다.
바이오 플라스틱 레시피
필요한 재료 :
옥수수 전분, 화이트 식초, 글리세린(글리세롤), 물, 색깔을 내기 위한 컬러링 시럽, 오븐용 호일, 팬, 계량기, 비커
1. 재료를 준비합니다.
2. 옥수수전분(1T), 물(4T), 글리세린(1t), 식초(1t)를 넣어주고 덩어리가 생기지 않게 저어줍니다. 우유처럼 흐르는 액체 상태가 되었을 때, 낮은 온도부터 서서히 가열해 줍니다. 이 때 온도는 중-하 정도로 맞춰주고,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서 계속 저어줍니다. 더 단단한 플라스틱을 만들고 싶다면 전분을 더 넣어주고, 잘 구부러지는 플라스틱을 만들고 싶다면 글리세린의 양을 좀 더 늘리면 됩니다.
3. 시간이 지나면, 액체상태였던 혼합물이 점차 묵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젤 텍스쳐의 액체가 보글보글 끓을 때까지 저어줍니다.
4. 투명한 젤 타입의 액체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좀 더 색다른 플라스틱을 만들어 보기 위해 티백을 넣어보았습니다. 사실, 색은 재료들이 완전히 용해가 되었다면 언제든지 넣어줘도 상관없습니다.
6. 오븐 트레이에 잘 넣어줍니다.
7. 자, 이제 플라스틱을 단단하게 만들 시간입니다.
오븐 트레이에 담은 플라스틱을 오븐에 넣어줍니다. 재료의 양과 원하는 텍스쳐에 따라 오븐에 돌리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150도에 맞춰 6시간 동안 오븐에 넣어두었는데, 너무 높은 온도 탓인지, 고르게 말려지진 않았습니다. 65도에서 100도 사이로 맞춰두면 더 단단하고 고르게 말린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습니다.
8. 완성된 플라스틱 입니다.
티백을 넣었더니 중간중간에 찻잎이 보입니다. 세상에 하나 뿐이고, 친환경적인 플라스틱을 직접 만들 수 있어서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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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플라스틱은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들이 좀 더 환경에 책임감을 가지고, 친환경적인 소재로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면 동물, 식물, 사람, 지구, 모두를 위한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조어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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