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도서]

모지스 할머니의 자전 에세이
글 입력 2019.11.20 00: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9-10-30 23;55;02.jpg

 

 

애나 메리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책은 마치 한 편의 긴 동화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누군가가 길을 물어보면 길거리의 사이비 종교 전도사가 아닌가 하는 의심부터 먼저 들고, 사람들로 꽉꽉 들어찬 지하철과 버스를 보며 한숨을 토하고 반쯤 풀린 동태의 눈알로 게으르게 휴대폰 액정화면만을 노려보는 우리의 각박한 삶 속에서는 쉬이 느낄 수 없는 종류의 따스함이 이 책 안에 서려있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꼭 따뜻한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 근처에 담요를 덮고 앉아 달콤한 차 한 잔과 함께 쿠키를 먹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우리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때로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여러모로 지금보다 느린 삶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더 즐겼고, 더 행복해했어요. 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본문 202페이지

 


책은 모지스 할머니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들을 바탕으로 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모지스 할머니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생생한 일화들을 읽고 그림들을 보면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것 처럼 신기하게도 그림들이 살아움직이는 것 같다.

 

겨울철 한창 눈이 내릴 때 모지스 할머니의 아버지가 빨간 썰매에 말들을 매고 눈밭에 길을 내고 아이들이 볏짚과 이불을 챙겨 썰매에 올라타 신나게 썰매를 타는 대목을 읽을 때는 나까지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2019-10-30 23;51;24.jpg


 

2월이 되어 단풍나무에서 수액을 받아 시럽과 설탕을 넉넉히 만들어 먹는 일화도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마치 바로 어제의 일을 기억하듯 세세하고 다정한 묘사와 표현이 마음에 와닿았다. 설탕처럼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표정과 모습을 한 사람들이 저마다 바삐 움직이는 것이 사진으로 찍은 듯 너무나 생생해 보였다.

 

 

아침이 되면 메밀 팬케이크에 원 없이 시럽을 뿌려 먹었고 저녁에는 뜨끈한 빵에 버터를 바르고 시럽을 뿌려 먹었어요. 거기다가 소귀나무차를 곁들여 마셨는데, 단풍나무 수액에 소귀나무 잎사귀를 넣고 적당히 졸여 만든 차였지요. 크림을 넣어 마시면 아주 맛이 좋았어요.

 

/본문 58페이지

 


물론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인생이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맛이 뒤섞인 다크초콜릿 같듯이, 모리스 할머니는 6년 동안 남자 형제 둘과 여동생 하나를 잃으며 장례식을 2년 간격으로 치르기도 했다.

 

결혼 후에는 아이를 열 낳았으나 그중 다섯만 무사히 자랐다고 한다. 한 명은 6주를 살았고 나머지 넷은 죽은 채 태어났다고. 하지만 그는 시련을 잊는 법을 터득했고, 결국 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다고 한다.

 

 

2019-10-30 23;51;55.jpg


 

내가 생각하기에 사람이 진정으로 늙었다고 여기는 때는 무엇도 배우려 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가만히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을 때이다.

 

모지스 할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고된 농장일부터 가정부 일, 결혼 후에는 버터 만들기, 우유 팔기, 감자칩 만들어 팔기 등 꾸준히 새로운 일들에 도전했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림들로 유명세를 얻는다. 그리고 후에는 대통령에게 상까지 받는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절대 낭비하지 않았다.


모지스 할머니의 따스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들은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힐링의 순간을 선물해줄 것이다. 끝으로 그의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글귀로 이 글을 맺는다.

 

 

2019-10-30 23;51;12.jpg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요.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나의 삶을 돌아보니 하루 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입체_띠지있음.jpg

 

 

제  목: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부  제: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저  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편  역: 류승경

규  격: 165*210*16.7 / 무선

발행일: 2017년 12월 16일  

페이지: 288쪽

정  가: 13,800원 

ISBN: 979-11-87498-18-6   (03840) 

 

출판사: 수오서재

 

*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화가. 1860년에 태어난 그녀는 12세부터 15년 정도를 가정부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난 후 버지니아에서 농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뉴욕, 이글 브리지에 정착해 열 명의 자녀를 출산했지만 다섯 명이 죽고 다섯 명만 살아남았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바늘을 놓고 붓을 들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 76세. 한 번도 배운 적 없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녀만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들은 어느 수집가의 눈에 띄어 세상에 공개되었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으며, 그녀의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다. 이후 존 F.케네디 대통령은 그녀를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로 칭했다. 76세부터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류승경 편역 

 

토론토 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 5년간 문학번역을 공부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Digital Playground: 10 building blocks of digital marketing》과 《Secrets Behind Things That Look Good》이 있다.

 

 

 

김초현.jpg

 

 

[김초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