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9월", 우리가 놓쳐버린 수 많은 이야기들

글 입력 2019.11.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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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속도로 평생 멀미에 시달렸다”라는 문장이 머리에 맴돌았던 때가 있었다. 모든 게 움트는 봄과 열기에 달뜬 여름, 계절들을 통과해 모든 것이 식어버리는 가을에 도착하면 아득해지고는 한다. 삶의 속도에 발맞추려 애쓰다 내가 지나쳐 버린 것이 얼마나 될까. 여기 연극 <9월>에선 우리가 놓쳐버린 각자의 우주에 주목한다.


 

<시놉시스>

 

열기에 바람이 지나듯,

올해도 9월이 지난다.

풍경도 계절도 거짓말처럼 모두 다.


우리의 거시사는 끊임없이

단순하게 정의되고 바뀌지만, 

나의 미시사는 여전히 거칠고 답답하다. 

 

역사와 뉴스는 계절처럼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자꾸 변해만 가고, 

그 속의 나는 그저 또 매일을 살아낸다.

 

 

2018년 막을 올렸던 <9월>의 초연에서는 '기차역'이라는 극적 공간 속의 인물들이 역무원과 관객에게 그들의 복잡한 사연을 풀어 놓았다.  그 사연들은 '말도 안 된다라'고 느껴질 만큼 복잡하고 서로 얽혀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현대의 예술이 보는 리얼리티이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현실에서 사람의 행동은 그 동기가 애매모호할 수 있으며, 사건들 사이의 관계는 합리적인 논리로 설명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8년의 <9월>은 이러한 플롯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현실을 사는 당신은 어떤 것을 느끼며 살아가나요?"

 


2019년 9월,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려

이곳에 모였습니다.

당신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

 

 

2019년 새롭게 돌아온 <9월>에서는 그 질문에 관객이 대답을 할 차례이다. 원형의 무대는 배우와 관객의 공간적 경계뿐만 아니라 역할의 경계 또한 무너뜨린다. 객석과 무대를 분리하지 않은 공간에서 배우와 관객이 가까이 만남으로 서로가 이야기의 인물이 될 수 있다. 즉, 기존 연극의 발신자, 전달자, 수신자의 역할을 완전히 전복시킨 것이다. 

 

<9월>에는 전달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발신자와 수신자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9월>에 참여하는 모두가 발신자이자 동시에 수신자이다. 타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9월>이라는 연극을 만든다. 그곳에서 공유되는 이야기들은 모두 발신자의 입에서 나온 최초의 언어들이다. 그 순간에 완전히 집중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 이상의 효과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9월재공연포스터이미지파일 _ 세로.jpg

 

 

연극 <9월>은 원형의 무대를 '공론장'이라 칭한다. 공론장이라는 개념은 근대 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가 만든 것으로, 공적 논쟁과 토의의 장을 뜻한다. 매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수많은 공론장과 마주한다. 매일 새로운 이슈가 그곳에 올라가고 사람들은 게걸스럽게 그것을 소비한다. 다음날이면 그것은 완전히 소진되어 폐기되고, 또 다른 이슈로 대체되기 마련이다. 

 

그곳에 개인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따위 끼어들 틈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공적'인 논쟁과 토의를 위한 장소이니 개인의 이야기가 공론장에 올라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하지만 연극 <9월>은 각자의 이야기를 공론장에서 나누려 한다. <9월>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론장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어보자. 그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이 시대의 빛깔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연명

연극 <9월>


공연일정

2019년 11월 21 - 24일

평일 8시 / 토일 4시

 

공연장

신한두드림스페이스 아트스탠드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63 언더스탠드 에비뉴 내 ‘아트스탠드’)

 

극단

907

주변의 상징과 은유를 찾아,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소중한 만남과 대화의 자리가 그러하듯,

당신과 만나는 지금 이곳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극작/연출

설유진

연출: <레몬사이다 썸머 클린샷> <너에게> <누구의 꽃밭> 등

극작/연출: <홍계월전> <나의 사랑하는 너> <초인종> 등

극작: <씨름>

 

 

[이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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