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첫 우상, 미국의 국민 밴드 '본 조비(Bon Jovi)' [음악]

글 입력 2019.10.1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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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my life. It’s now or never

‘Cause I ain’t gonna live forever

I just wanna live when I’m alive

 

이건 내 인생이야. 지금이 아니면 없지.

난 영원히 살 게 아니니까

내가 살아있는 동안을 살아가고 싶을 뿐이야.

 

  

이 노래는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들은 것들 중 가장 사랑하는 노래이다. 락 음악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전주가 꽤나 강렬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정통 락·메탈 쪽에서는 오히려 쳐주지 않는 경우도 있는, 팝적인 요소가 상당히 가미된 대중적인 음악에 속한다.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박자와 거북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사운드. 복잡하지 않은 멜로디 라인에 중독성 있는 후렴구. 그것들이 ‘본 조비’라는 밴드의 색채를 입으며 오래토록 사랑 받는 희망찬가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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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드럼 소리로 노래에 힘을 싣는 드럼 티코 토레스, 반주를 풍요롭게 해주는 건반 데이빗 브라이언, 다채로운 연주를 소화하며 노래를 이끌어가는 기타 리치 샘보라, 그리고, 이 음악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멋진 목소리의 보컬 존 본 조비까지. 본 조비의 음악은 항상 이들의 하모니로 이루어진 것이었다.(비록 기타 담당이었던 리치 샘보라는 현재 공식적으로 탈퇴한 상태지만, 그들의 정규 앨범 12집까지 작업을 함께 했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함께 언급한다.)

 

본 조비는 1983년에 결성하여 그 이듬해인 1984년에 데뷔하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져오고 있는 장수 밴드이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앨범이 히트를 쳐 전성기를 지내다가 긴 휴식기를 가져 해체설이 돌기도 하고, 팝에 가까운 음악을 내고 컨트리 풍 음악을 작곡하는 등 음악적 변신을 해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행보나 음악성을 짧은 몇 줄로 묘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길고 변화무쌍한 그들의 역사와 항상 함께했던, 그들의 다채로운 색깔을 관통하는 한 줄기의 불변한 정체성이 있다. 그들의 노래 가사에 담겨있는 ‘희망적 메시지’, 없던 인류애도 되살릴 만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1986, 기도하며 살자!


 

   

 

Woah, we’re half way there.

Wo-ah, livin’ on a prayer

Take my hand, we’ll make it I swear

Wo-ah, livin’ on a prayer

 

오, 우리 절반은 온 거야

오, 기도에 살면서

내 손을 잡아, 틀림없이 우린 해낼 거야

오, 기도에 산다면

 

    

1집 앨범 , 2집 앨범 <7800˚Fahrenheit>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본 조비는 1986년 3집 Slippery when wet로 본격적으로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Livin’ On A Prayer’는 바로 이 3집의 타이틀곡이다. 신나는 리듬과 한 번 들으면 외울 듯한 베이스 라인은 우리가 ‘80년대 음악’을 떠올릴 때 기대하는 감성과 잘 부합한다.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경쾌한 건반 소리가 들려오는, ‘낙관적이다’라는 말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노래이다.

 

가사도 그에 걸맞은 희망찬 내용이다. 가사 속에는 당시 미국 사회의 소시민 계층을 대표하는 Tommy와 Jina가 등장한다. 

 

 

Tommy used to work on the docks

Union's been on strike

He's down on his luck... it's tough, so tough

Gina works the diner all day

Working for her man, she brings home her pay

For love, for love

 

Tommy는 부두에서 일을 했었지

노동 조합은 파업을 했고

그는 운이 나빴어... 어려워도 너무 어려웠지

Jina는 종일 식당에서 일해

애인을 위해 일하고, 벌이를 집으로 가져오지

사랑을 위해서, 사랑을 위해서

 

  

가사 속 Tommy는 노조의 파업으로 벌이가 없고, 그런 그를 위해 애인인 Jina가 식당에서 힘겹게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간다. 둘에게 닥친 상황은 좋지 않고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겪는 고초를 오직 신앙심으로 이겨내고자 한다.

 

음악은 신나는 분위기를 가졌지만 그것에 붙여진 가사는 사실 마냥 편하게 들을 만한 것이 아니다. 불안한 미래를 갖고 살아가는 소시민 계층의 이야기는 무거운 주제이다. 더군다나 그들이 그러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오직 기도하고 사는 것이라니. 기도하며 살자! 그렇게 살아가면 어떻게든 될 거야! 지금 들으면 굉장히 대책 없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대책 없는, 못 말리는 낙천주의적 색깔이야말로 본 조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역할은 비록 어려운 삶을 살아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응원의 노래를 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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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My Life' 뮤비의 한 장면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3집이 발매된 후 14년이 지나서 발매 된 7집 의 타이틀곡 ‘It’s My Life’에도 Tommy와 Jina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글의 가장 처음에서 소개한 노래와 동일한 노래이다.)

    

 

This is for the ones who stood their ground

For Tommy and Gina who never backed down

 

이 노래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자들을 위한 노래야

끝까지 굴하지 않는 Tommy와 Gina 같은 이들 말이야

 

 

이렇게 보면, ‘It’s My Life’에 등장하는 Tommy와 Jina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소시민들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첫 희망 찬가인 ‘Livin’ On A Prayer‘ 시절부터 자신들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던 굳건한 사람들을 위해 헌정하는 노래로 이해해도 될 것이다.

 

 

 

1992, 믿음을 지켜라!


 

 

    

 

Faith: you know you're gonna live thru the rain

Lord you got to keep the faith

Faith: don't let your love turn to hate

Right now we got to

Keep the faith

 

믿음: 그대는 그대가 시련을 겪고 살아갈 걸 알았잖아

주여 나의 믿음을 지켜주시기를

믿음: 그대의 사랑이 증오로 바뀌도록 내버려 두지 마

바로 지금 우리는

믿음을 지켜야 해

 

  

‘Keep The Faith’. ‘Livin’ On A Prayer’에 이어 여전히 작사가 존 본 조비의 크리스천스러운 면모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전에 비해 좀 더 개인의 행동을 촉구하는 강인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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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5집 의 타이틀곡이다. 보다시피 앨범과 노래 모두에 그들의 강한 신념이 묻어있다. 이들에게 보다 강력한 믿음이 요구되었던 배경은 4집 가 발매되었던 1988년에서 5집이 발매된 1992년 사이에 존재하는 4년이라는 긴 공백기 속에 놓여있다.

 

1집에서 3집까지는 앨범 발매가 1년을 간격으로 이루어졌었고 3집과 4집 사이에는 2년이라는 간격이 있었던 것에 반해, 5집의 발매는 유례 없는 긴 공백기를 두고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많은 팬들이 그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염려하였고, 각종 언론 사이트에서는 그들의 불화설과 해체설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밴드의 멤버들이 각각 솔로 앨범을 내는 등 개인 활동을 이어나가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그들을 둘러싼 각종 안 좋은 루머들은 어느 정도 타당성 있는 추론이었던 것이다.

 

그런 루머들을 향해 본 조비는 정면으로 맞서기를 선택하였다. 5집의 앨범 자켓은 자신들 사이에 여전히 유효한 믿음을, 그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건재한 팀을 폄훼하려는 그들에게 보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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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80년대까지 긴 머리를 고수하던 팀의 리더 존 본 조비가 머리를 싹둑 자르고 컴백한 것 또한 획기적인 변신이 아닐 수 없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건즈 앤 로지즈(Guns N’ Roses)나 스키드로우(Skid Row) 등이 90년대에도 긴 머리를 유지했던 것에 반해 존 본 조비의 과감한 결정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발 빠른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가수가 머리를 자르든 기르든 ‘오, 컨셉이 바뀌었네?’ 정도로 반응하지만 그 당시 80년대 락 밴드에게 그 긴 머리 헤어스타일이란 단순히 취향과 컨셉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 것이었다. 그 상징성을 내려놓은 것은 앞으로 그들이 나아갈 경로의 지표를 나타내는 것으로 봐도 무방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락 밴드’라는 타이틀을 벗고, 변화하는 시대의 색깔과 자신들만의 색깔을 조화하는 방향으로 그들의 활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2005, 좋은 하루 보내!


 

    

 

Shining like a diamond, rolling with the dice

Standing on the ledge, I'll show the wind how to fly

When the world gets in my face

I say, “Have A Nice Day.”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주사위처럼 굴러

절벽 끝에 서서, 바람을 타고 어떻게 나는지 보여줄 거야

세상이 내 눈앞에 닥치면

난 말하지, “좋은 하루 보내.”

 

 

9집 Have A Nice Day의 타이틀곡 ‘Have A Nice Day’이다. 제목만 보면 훈훈한 인사말인가 싶지만, 가사를 조금만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당신이 정말 좋은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군요... 따위의 인사말이 아니다. 자신을 굴복시키고 깎아 내리려는 세력을 자신은 한 마디 인사만으로 물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녹아있는 말인 것이다. 86년에 “우리 다 같이 기도하며 버텨 봐요!”라며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격려 했던 시절을 떠올려 보면 굉장히 달라진 방식의 믿음 지키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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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뮤직 비디오와 함께 봤을 때 그들의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뮤직 비디오 속 존 본 조비는 자신을 보러 기다리던 팬에게 웃는 모양의 싸인을 선물한다. 그리고 그것이 찍힌 사진이 처음에는 팬들 사이에서 공유되다가, 점차 그것이 스티커로 제작되고 액세서리로 만들어지는 등 하나의 디자인이 되어 세상 곳곳을 장식하기에 이른다.

 

이 문양은 자신을 표현하는 데 쓰이고, 부패한 공권력을 비웃기 위해서도 쓰이며, 공연장에서는 같은 뜻을 도모한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자신의 것일 수도 있으면서 권력 앞에 저항하는 장치이고, 동시에 공동체 사이의 유대감을 결속시키는 ‘이 웃는 얼굴’이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것과 굉장히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들이 80년대부터 부르짖어왔던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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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

 

 

 

그 이후


 

이후로도 본 조비는 여러 노래들을 만들며 자신들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넘치는 활력과 에너지를 전파했다. 2009년 11집 The Circle에서는 ‘We Weren’t Born To Follow’라는 타이틀곡으로 ‘Have A Nice Day’와 마찬가지의 강한 정신을 보여주고, 2013년 12집 What About Now에서는 ‘Because We Can’처럼 희망찬 노래를 들려주는 등 불변한 의지와 활력을 전 세계에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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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밴드 멤버의 평균 나이가 60세 이상이고, 노래를 훌륭히 소화하기 힘든 상태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들을 따르고 사랑하는 팬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평생의 반 이상을 누군가를 격려하고 지지하는데 바쳤으니, 어쩌면 이제는 그들이 그것을 돌려받을 시간이 온 게 아닐까 싶다.

 

살다가 힘든 순간이 오면 그들의 음악을 듣는다. 누군가에게는 뜬구름 잡는 가사들로 들릴 수 있지만, 적어도 그것이 거짓 된 말들이라고는 생각 되지 않는다. 꼭 신앙심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 자신의 신념은 살면서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기에.

 

대학생인 지금의 나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곡이 하나 있다. ‘It’s My Life’가 결의에 찬 곡이라면, 이 노래는 듣는 이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어주는 노래이다. 아마 월요일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노래일 듯하다. 가사의 일부를 적으며 글에 마침표를 찍어 본다.

 

 

    

 

I’m feeling like a Monday

But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지금은 월요일같이 느껴지지만

언젠가 토요일 밤이 올 거야

 

Bon Jovi - Someday I'll Be Saturday Night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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