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 노래를 알고 있다면 "서울오페라페스티벌 2019"

몰랐을 뿐, 오페라는 항상 곁에 있다
글 입력 2019.10.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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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서울오페라페스티벌 2019>에서 오페라와 친해지기 대작전을 펼쳐보겠노라고 야심 차게 말한 적 있었다. 아직은 오페라의 즐거움을 잘 모르겠으니 한 번 더 친근한 척 공연을 보러 갔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대성공이었다.

 

무대에 스크린을 세워 프랑스어 노래와 한국어 가사를 볼 수 있도록 설치해두었는데, 덕분에 오페라 씬을 볼 때도 샹송을 들을 때도 내용이 즉각적으로 이해되면서 지루함이 사라졌다. 그제야 그간 오페라를 마음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이 언어가 주는 장벽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내용이 이해되자 낯설고 어색해서 가까이하기 힘들었던 오페라 곡이 상당히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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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이해하며 본 오페라는 뮤지컬과 닮았으면서도 노래의 특색이나 가사로 전달하는 내용이 뮤지컬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뮤지컬은 어머니가 편지를 보내셨다 등의 일상적인 대화는 대사로 처리하고 중요하게 강조하는 부분,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은 넘버로 처리하는 경향이 자주 보인다. 반면 오페라 <카르멘>은 오페라 곡이 나오는 장면만 보여줘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대사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웅장하고 진지한 곡으로 표현했다.

 

<샹송 드 오페라 카르멘>은 사랑을 주제로, 짧은 오페라 <카르멘> 공연의 장면과 미선레나타가 부르는 에디뜨 삐아프의 샹송을 교차해 진행한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미선레나타는 오페라 <카르멘>의 초연이 올려졌을 때의 시대 상황이나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고, 공연 중간중간 상황을 정리하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상황 설명이 끝나면 오페라 상황과 비슷한 가사를 가진 프랑스 샹송 가수 에디뜨 삐아프의 노래를 부르며 흥미를 부추긴다.

 

샹송 곡 ‘장밋빛 인생’ (La vie en Rose),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 ‘사랑은 누가 소유할 수 있나요?’ (A quoi ca sert l’amour) 외에도 ‘삐담빠담’ (Padam Padam)이 나왔는데, 몇 노래는 멜로디가 낯이 익었다. 공연을 같이 보았던 어머니는 마지막 곡 ‘삐담빠담’이 굉장히 오래된 곡이지만 동년배는 모두 알 정도로 유명하다며 추억을 되새겼다. 오페라 곡보다 낮고 힘 있는 목소리가 굉장히 강렬했다. 우아하면서도 멋진 매력이 있었다. 더불어 샹송 곡이 프랑스 대중가요를 뜻한다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누구나 쉽게 외울 수 있는 멜로디와 가사에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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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 드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가기 전에 일부러 공연에 대해 찾아보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볼 때의 즐거움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만 장르도 낯선 이번 공연에서 음악까지 익숙하지 않으면 집중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는데, 공연이 진행되자마자 눈 녹듯 사라졌다.

 

카르멘이 자유를 꿈꿀 때마다 나오는 음악은 멜로디가 굉장히 익숙했고, 특히 ‘투우사의 노래’는 광고 곡으로 여러 번 들어 친숙했다. 정확히 어떤 광고였는지 기억나지 않아 찾아보았는데, 아쉽게도 발견하지는 못했다. 대신 모 치킨 제품의 광고에 삽입된 것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럴 뿐만 아니라 ‘하바네라’도 화장품 광고나 카드 회사 광고에서 쓰인 적이 있다. 오페라를 본 적이 없음에도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기기를 통해서만 들었던 매혹적인 샹송을 눈앞에서 직접 듣는 동시에 자유를 추구하는 카르멘의 매력에 나까지 푹 빠져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보고 나니 어느새 공연이 끝나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오페라를 향한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공연 후 카르멘 복장 그대로 로비에 나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배우님을 보자 설렘이 다 가시지 않아 사인을 받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에디뜨 삐아프의 곡을 찾아 재생했다. 비가 오는 날 같이 들으면 좋을 것처럼 나른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악이었다. 공연에서 들었던 노래 외에도 영화 <인셉션>에서 반복적으로 틀던 'Non, je ne regrette rien'도 들을 수 있었다. 샹송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오페라 곡처럼 우리가 모를 뿐 굉장히 가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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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오페라페스티벌 2019>는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오페라를 주제로 잡고 꾸려졌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아무리 그래도 내가 오페라 곡을 알까 반신반의했는데, 보고 나오니 상당히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간 오페라 곡은 진입장벽이 높고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정반대였다. 항상 주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대중가요 같은 것이었다. 단지 가사를 잘 모르고 제목을 모르며 오페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했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는 오페라와 친해지기 대작전을 펼친다고 당당하게 말했는데, 갔다 오고 나니 말을 바꾸어야겠다. 오페라가 나와 친해지기 위해 대작전을 펼치는 중이라고. 오페라와 대중의 사이를 좁혀보고자 마련된 페스티벌의 성과가 적어도 나에게는 엄청나다. 이번을 계기로 오페라 공연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으니 말이다. 오페라 <카르멘>을 직접 보고 싶어져 검색해보니 11월에 올라온다고 한다. <샹송 드 오페라 카르멘>과 또 어떤 차이가 있을지, 얼마나 친숙하고 낯설지 벌써 기대된다. 강동 아트센터에서 받았던 기분 좋은 기억을 안고 오페라와 절친되기 대작전을 꾸준히 펼쳐보기로 한다.

 




[김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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