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대생은 어떤 알바를 할까? [음악]

끝없는 그 아르바이트, 과연 음대생은?
글 입력 2019.09.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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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독일어 Arbeit 본래의 직업이 아닌, 임시로 하는 일.


우리 모두는 이를 줄여서 ‘알바’라 부른다.


요즘 20대에게 알바는 ‘필수’일 만큼, 알바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클래식 음악계 쪽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음악은 하면 할수록 돈이 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되니, 그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20살부터 알바를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래도 전문 기술 혹은 지식이 있는 ‘음대생’들은 어떤 아르바이트를 주로 선택할까? 본인 또한 본인을 제외한 음대생들이 어떤 일을 통해 알바를 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했다. 그러니, 나와 같은 궁금증에 쌓여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본인이 해왔던 일들을 나열해본다.




피아노 선생님



본인은 알바 5년 차로, 5년째 아르바이트를 쉬어본 적이 없다. 그중 제일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건, ‘피아노 학원 강사’ 일 것이다. 사실, 피아노를 전공한다면 모두 한 번쯤은 일해 보았을 만한 직종이라 할 수 있다. 본인은 3군데의 피아노 학원에서 1년 이상 길게 일해 보았는데, 사실 피아노 선생님이 음대생으로서 가장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직군이다.


현재의 아이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 배웠던 그 ‘바이엘’을 아직 그대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음악을 가르치는 것 자체는 전공생으로서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물론,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현악기와 관악기를 전공하는 친구들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진행한다. 규모가 큰 피아노 학원에서 현악과 관악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그런 곳에서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혹은 개인 레슨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신경 써야 할 것은 ‘아이들’ 그 자체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피아노 학원은 그저 학원이기 때문에,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기 싫어한다. 그러니, 아이들과의 관계는 이 직종의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아이들을 좋아하는 음대생들이 이 직종을 가장 많이 선택한다.




공연장 안내원



두 번째로, 공연장 안내원 이 있다. 본인은 20살 초반에 큰 공연장에서 꽤 오래 근무를 했고, 현재 또한 다른 큰 공연장에서 근무하는 중이다. 사실, 공연장 안내원은 음대생들만 할 수 있는 직종이 전혀 아니다. 함께 일을 하는 동료들 또한 음대생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그저 음대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직종인 것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 직종을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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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경우는 이렇다. 어렸을 때부터 공연에 노출될 일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니 접근이 쉬웠고, 음악과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컸다. 다만, 이 안도감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에서 나온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도 앞이 캄캄한 음대생이다 보니, 공연계 또한 바라보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본인이 추후 공연계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본격적인 준비 전 이 일을 한 번쯤 해보는 것을 추천하겠다. 적어도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이 일에 관심이 있어 하는지, 공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반적인 분위기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테니.


다만, 이 직종은 ‘서비스’에 속한다. 그러니 조금은 능청스럽기도, 하지만 확실하기도 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개인의 각기 다른 컴플레인까지 능숙히 처리해야 하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적당히 말을 흘려들을 줄 알고, 상처를 마음 깊이 남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몸보다는 마음이 힘든 직종일 수 있다.




사무직



세 번째로, 음악 학원 사무직이 있다. 이 또한 2년 가까이 일한 직종이며, 음악계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 학원은 아니었고 규모가 있는 실용음악 학원이었다. 수업들 중에는 클래식 수업들도 꽤 많아서 그 학원의 강사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데스크 사무업무를 보며 학원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고 있는지 전반적인 분위기를 살필 수 있었다. 또한 의도치 않게 클래식 음악 학원과 실용음악 학원의 차이 또한 극명히 알 수 있어, 분야의 시야를 넓히기에 좋았던 직종이었다. 다만, 데스크 사무직으로 일을 하며 받아야 하는 학부모들의 짜증 섞인 전화나, 무례한 어투는 본인을 분명히 지치게 했다. 아무래도 서비스직의 일환이다 보니 그런 일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운영에 분명히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확실히 심어준 일이다. 만약 본인이 음악 학원에 대한 운영을 생각하고 있거나, 음악계에서 시야를 넓혀보고 싶다면, 규모가 있는 학원의 사무직 또한 추천할 수 있겠다. 다만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이런 규모 있는 학원은 실용음악 학원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결합한, 또 다른 재능



마지막으로는, 결합한 재능이 있다. 모든 음대생들이 하는 생각일 것이다. ‘이거 하나 가지고는 안되겠는데?’ 그렇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은 너무 많고, 그에 비해 그 전공만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그래서 본인은 ‘영어’를 선택했다. 사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하지만, 독일어나 이태리어가 주로 사용되는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타 분야에 비해 영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비교적 적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영어와 음악을 결합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지지 않을까? 그래서 본인은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곳에서 의도치 않게 현지 피아노 선생님과 반주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어로 수업을 하고, 영어로 반주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 경험은, 평생 기억될 가장 소중한 경험 중 하나이다. 음대생으로서, 영어를 좋아하는 학생으로서 좋아하는 두 가지를 충분히 한 번에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물론, 이 기회는 정말 흔치 않기 때문에, 거저 온 것은 아니다.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공부를 좋아했으며,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영어를 놓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충분히 공부하고 떠난 해외 연수였기에 찾아온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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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험으로 인해, 본인은 영어와 음악을 함께 결합하여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 영어학원 강사, 영어 회화 과외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정확한 분야는 찾지 못했지만, 그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본인 또한 이전의 나와 같은 ‘이거 하나 가지고는 안되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해보라 말하고 싶다. 작은 행동들이 모여 결국 결과를 만드니. 대신, 정말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


본 글이 여러모로 궁금했던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풀어주었기를 혹은 작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본인 포함 알바를 하고 있는 모든 음대생들에게 뚜렷하고 밝은 미래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임보미 Editor 명함.jpg
 

[임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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