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폭력같은 소리 한번 해 볼게요 - 킬롤로지 [공연]

글 입력 2019.09.0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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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 킬롤로지 티저 포스터.jpg
 

지난 해, <연극열전7> 첫 번째 작품으로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화제의 연극 <킬롤로지(Killology)>가 오는 8월 31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재연 무대를 갖는다.

 
“진짜 연극을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봐야 한다.”
 
“부모라면, 아니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봐야 할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해
그 어떤 극찬도 아깝지 않다.”
 



줄거리


개인의 문제를 거대하고 견고한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시선을 담은 연극 <킬롤로지>는 세계적으로 흥행한 온라인 게임 ‘Killology’에서 사용된 방법으로 살해된 소년 ‘데이비’,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알란’,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살인을 위한 게임 ‘Killology’를 개발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한 게임 개발자 ‘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잔혹한 범죄와 미디어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이야기한다. 또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며 가깝게는 가정, 교육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시스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폭력

“폭력”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상당히 세다. 그래서 누군가는 자신이 폭력을 행했다는 사실을, 또 누군가는 자신이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혹은 인지하지 못한다. 폭력이란 왠지 일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말인 것 같아서 피하고 외면하게 된다.


연극 <킬롤로지>는 이런 “폭력”을 똑바로 직면한다. <킬롤로지>는 게임이라는 소재를 놓고 폭력을 이야기하지만, 게임은 단순히 하나의 대상일 뿐이다.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크고 작은 폭력들이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표현하기에 게임은 적당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게임으로 인해서 폭력성이 자극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는 모두가 폭력을 행하진 않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의 탓을 하자니, 게임만의 탓은 아니고, 게임의 탓이 아니라고 하자니, 게임은 분명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게임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했다면 그것을 개발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맞는지도 문제이다. 게이머의 개인적 문제, 피의자뿐 아닌 다른 게이머들의 이용 태도의 문제 등 계속해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등장한다. 그렇게 게임은 또다시 사건에서 배제되고 문제는 반복된다.




#책임

참 애매하다. 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은 어렵다. 폭력에는 하나의 원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두가 자신의 책임을 조금씩 덜게 되면, 결국 피해자만 남게 된다. 폭력 사건이 가진 문제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요소가 얽혀 세상을 이룬다. 그 안에서 여러 사건이 일어난다. 폭력도 일어난다. 불확실함을 경계하는 인간은 늘 그 속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킬롤로지 공연사진2.jpg
2018 공연사진


<킬롤로지>의 줄거리를 보면, 데이비, 알란, 폴은 각자의 사연과 분노를 안고 있다. 분명 명확한 대상이 있지만, 그 대상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기에는 찝찝한 부분들이 많다. 폴이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킬롤로지’를 만들고, ‘킬롤로지’에 의해 데이비가 죽었다. 폴의 아버지 때문인가 ‘킬롤로지’ 때문인가? 혹은 그저 ‘킬롤로지’의 게이머의 개인적인 문제인가?

결국 이렇게 접근하면 억울함과 분노만이 남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분노하게 될 알란은 후에 그 분노로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폭력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작정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누구도 인정하려 하지 않을 텐데.


킬롤로지 공연사진6.jpg
2018 공연사진


<킬롤로지>는 보고 난 후에도 의문점이 가득 남게 될 것 같다. 어쩌면 더 많은 의문이 생길 것 같다. 내가 지금껏 가져보지 못했던 시야를 갖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아직은 <킬롤로지>의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기가 어렵다. 게임이 폭력성을 가진 것도, 미디어의 악영향도 전부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만의 잘못으로 단정 지으면 또 다른 가해자가 배제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편 가르기로 누가 더 잘못했나 나누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본질적으로 이 사건을 다루고 싶다.

일상 속에도 폭력은 만연한다. 사소한 시선과 언어, 가정 내 억압, 관계에 대한 집착, 사회 구조 등 폭력이라 부르기 어렵지만, 폭력적인, 그리고 또 다른 폭력을 야기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그것들을 탓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떤 일은 총을 구매하게, 어떤 일은 총을 손에 쥐게, 또 다른 일은 총구를 겨냥하게, 그리고 어떤 일은 방아쇠를 당기게 한다. 방아쇠를 당기게 한 일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 일련의 과정 역시 무시 당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따지면 끝이 없다는 말이다.



#회피

자꾸만 “폭력”을 두고 그 자체의 두려움으로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는 일들이 발생한다. <킬롤로지>는 한 굴레 속에서 얽혀 있는 세 남자의 각자 다른 사연을 솔직하게 다룬다. 각자의 독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1인극 같은 3인극의 형태로 진행된다.


독백으로 진행되는 연극인만큼 한층 더 솔직하고 더 깊은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기대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눈앞에 피해자가 발생했다. 사건은 이미 벌어졌고, 그들은 이제 그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누군가는 원망하고, 누군가는 탓하고 독백 속에서 자기부정과 회피에 대한 인간의 본성을 마주할 듯 하다.



킬롤로지 공연사진4.jpg
2018 공연사진


모두가 한 번씩 이 연극을 보면 좋겠다. <킬롤로지>의 세 주인공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게임’이란 소재에 어떤 대상을 대입해도 분명 시사하는 바는 같을 것이다.

이제 그만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자.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애꿎은 범인 찾기 놀이를 멈추고, 사건을 다시 바라보자. 폭력은 현실이고, 피해자는 발생했다. 정말 그 자리에 자신의 흔적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킬롤로지
- Killology -


일자 : 2019.08.31 ~ 2019.11.17

시간
평일 8시
주말 및 공휴일 3시, 6시 30분
월 공연 없음

*
8/31(토), 9/1(일) 6시 30분 공연만 있음
9/12(목) 3시, 6시 30분
9/13(금) 4시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티켓가격
R석 55,000원
S석 40,000원

제작
(주)연극열전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125분 (인터미션 : 15분)





최은희.jpg



[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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