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 컷으로 전하는 직장인 공감 [사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기분
글 입력 2019.09.0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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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치기.jpg

그림왕양치기(인스타그램 @yangchikii)

 


수 년 전, SNS에서 직장인들의 애환을 한 컷에 담은 ‘그림왕양치기’ 양경수 작가의 그림을 볼 때는 몰랐다. 그저 뛰어난 언어유희가 담긴, 위트 넘지는 직장인들의 유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곧 내 이야기가 되었다. 어느 날 퇴근 후 들린 서점에서 그의 그림이 담긴 책을 발견해서 반가운 마음에 들었다가 지나친 공감에 서러움이 밀려야 못 볼 걸 본 것마냥 다시 내려 놓았다. 퇴근하면 직장인 스위치를 내리고 ‘나’로 존재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기 때문에 공감이고 나발이고 일단 ‘회사’라는 것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짤봇.jpg
직장인짤봇 (트위터 @ilovework_true)


최근엔 트위터의 직장인짤봇 계정에 올라오는 그림을 저장해서 주변사람에게 보내고 있다. 검은색 선으로만 그려진 단순한 그림인데 이보다 더 정확할 수가 없다. 방금 내 마음에서 꺼내온 것 같은 짤들이 수북하다.
 

쌓인 일이 절반도 줄어들지 않았는데 벌써 5시일 때, 출근했는데 퇴근해야할 것만 같이 피곤한 목요일 아침, 매일 같이 6시 퇴근을 바라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내 마음을 대변하는 짤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모티콘.jpg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위 직장인의 넵!모티콘, 아래 직장인 감자의 하루)



카카오톡에는 취향에 맞는 귀여운 캐릭터 이모티콘과 함께 사회생활/직장생활과 관계된 이모티콘이 늘어난다. 세상은 넓고 이모티콘은 다양하고 그중 회사단톡방에서 쓸 수 있고 회사 관련해서도 쓸 수 있는 것은 몹시 많았다. 최근 몇 개월 사이, 취향보다 필요에 가까운 이모티콘 구매가 늘었다.

 

주변에서 짤과 이모티콘이 많다는 소리를 듣는다. 호더 기질이 있기도 하지만, 내 감정을 대신 표현해줄만한 것을 발견하면 지나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공감’은 많은 힘을 갖는다. 좋은 일보다 힘든 일일 때, 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과정에서 위안을 느낀다.

   

직장인짤봇의 몇 개의 짤을 공유했을 때 ‘이런 거 그리는 사람 천재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다수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정확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너무 바쁘고 피곤할 때,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그림 한 컷, 이모티콘 하나로 내 상황을 전달한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기분. 우리의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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