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생 끝에 보고 온 에릭 요한슨 사진전

에릭 요한슨 사진展:Impossible is Possible
글 입력 2019.08.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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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展

:Impossible is Possible


#Review

 

 

일요일, 비가 아주 많이 내렸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 같았다. 우산을 폈다 접었다하며, 긴 고생 끝에 전시관에 도착했다.


이미 전시를 보러 오는 길에 힘을 다 써버렸는데, 전시의 인기가 매우 뜨거운 탓에 우리는 한 시간하고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어떤 전시이길래? 시간이 갈수록 기대보다 의심에 무게가 기울었다.


바글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따분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번호가 불렸을 때, ‘드디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입밖으로 나왔다. 긴 고생 끝에 보고 온 전시, 에릭 요한슨 사진전의 감상을 나누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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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사실성’을 뒤집다



사진이 발명되고 회화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사실적인 묘사는 더 이상 회화의 역할이 아니게 되었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 합성이나 조작이 사진의 범주 안에 들어왔고, 심지어 그래픽 기술이 사진을 연속되게 붙인 동영상에 중요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진은 사실적인 묘사를 담당하고 있는 매체 중 하나다.


에릭 요한슨의 작품은 이런 ‘사실성’을 뒤집는다. 있을 수 없는 일들, 상상 속 일들, 눈으로 믿을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사진 속에 구현한다. 작품에서 오는 경이로움은 이 경쾌한 사실 파괴에서부터 비롯된다. 나는 곰곰이 작품을 들여다봤다. 어느 부분까지가 실제일까, 어느 부분이 왜곡일까. 한참을 들여다보지만, 의심은 의미가 없다. 사실과 상상 그 경계 속에 서있는 작품 자체가 묘한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거니까.


 

 

마음을 건드리다 ;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상상의 세계



그러나 사실 속에서 상상을 구현해냈다는 것만이 에릭 요한슨 작품의 유일한 특징은 아니다. 중심은 이 ‘상상’에 있다. 그는 아이디어 구상으로만 아주 긴 시간을 보낸다. 촬영은 길어봤자 몇 주다. 빠르면 몇 시간 내에 끝낸다. 무엇을 찍을지, 어떻게 구현할지 더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다.


그 긴 시간을 통해 작품에 들이는 것은 바로 대중의 마음을 잡을 ‘상상의 세계’다. 이 양털이 구름이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섬이 실은 거대 바다 동물의 일부라면? 가끔은 익숙하게, 가끔은 상상도 못할 만큼 기발하게. 상상이라는 도구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발칙하게 뒤흔든다. 이런 상상 해봤죠? 혹은, 상상도 못했죠? 에릭 요한슨이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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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읽는 스토리



또 다른 포인트는, 그 상상 속에 진실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가끔은 명료하게, 가끔은 혼자만의 해석이 필요하게. 작품 속 세계에는 작가 에릭 요한슨, 그리고 무의식의 내가 부여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무의식의 나’는 주로 어릴 적 상상을 끌어온다.


자주 작가에 동감하고 어쩔 때는 작가의 말을 무시한다. 인물의 성격을 덧붙이기도 하고, 인물의 얼굴 속에 내 얼굴을 찾아내기도 한다. (아마 많은 관람객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테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작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 내게 필요한 메시지를 창조해낸다.


그건 경고일 때도 있고, 희망일 때도 있다. 전시는 그런 과정의 연속이라, 단순히 판타지를 구경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그림과 사진은 그런 재미가 있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내 마음대로 채워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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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이상의 기다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안에 바글거리는 사람들. 그 모든 환경이 작품들 감상에 해로웠다. 탁 트여진 공간에서 혼자, 혹은 둘이 줄줄 대사라도 읊으며 상상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작품들인데. 날씨로 인한 불쾌감과 긴긴 기다림을 버텨가며 볼만큼 전시장 자체의 감흥이 큰 것도 아니어서 아쉬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설었고도 친숙한 작가, 에릭 요한슨을 알고 간다는 것에 의미가 있던 전시였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노려 방문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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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사진전
- Impossible is Possible -


일자 : 2019.06.05 ~ 2019.09.15

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12,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10,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 13세) 8,000원

주최/주관
씨씨오씨

후원
주한스웨덴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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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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